'광릉골무꽃'
곧추선 꽃이 단연코 돋보인다. 삐쭉거리듯 고개를 내밀고 있는 모습에선 호기심 천국을 연상하게 만든다. 우뚝선 이마, 무언가를 외치는듯 입 벌린 모습에 날렵한 잎까지 특이한 꽃이다. 큰 키에 꽃마져 높이 솟았으니 풀 숲에서도 확실히 눈맞춤할 수 있다.


광릉골무꽃이다. 골무는 어린시절 할머니가 바느질할 때 손가락 끝에 끼우는 바느질 도구로 눈에 익은 물건이다. 꽃받침이 이 골무와 닮았다고 골무꽃이라고 불리다. 광릉골무꽃은 광릉에서 처음 발견된 골무꽃이라서 광릉이라는 지역명이 붙여졌다.


골무꽃, 호골무꽃, 산골무꽃, 참골무꽃, 왜골무꽃, 애기골무꽃 등 종류도 다양하다. 분류의 기본이되는 몇가지를 알더라도 구분이 쉽지가 않다.


호기심 많은 개구장이들이 고개를 내밀며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듯 숲속의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그래서 일까. 골무꽃 무리들이 핀 숲에 들면 볼거리들을 찾아 두리번거리는 마음이 분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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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 오후 4시 30분의 햇살이다. 틈을 뚫고 넘어왔고 또다른 틈에 뿌리내린 생명이 햇살 가득안고 빛난다. 햇살도 하루를 여유롭게 건너오는 동안 그 사나움이 조금씩 수그러들 때가 지금이다. 그 햇볕을 가득담은 꽃들이 활발한 생기를 발하는 환하게 웃는다. 강함 속에 깃든 부드러움을 드러내어 뭇 생명을 품는 지금의 햇살이 좋다.


햇살이 온기에 생명이 피어나듯 그대에게 메마른 담장에 깃든 생명의 기운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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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의난초'
삶의 터전을 옮기고 정신없는 한해를 보내고 난 후 시작된 숲 탐방에서 딱 한개체를 만난 후 두해동안 보지못해 안타까운 마음으로 사라진 꽃을 마음에 담았다. 다른 식물의 현황이 궁금해 찾아간 곳에서 뜻밖에 무리지어 잘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한참을 눈맞춤 했다.


주름진 녹색의 잎 사이에 황금빛색으로 유독 빛나는 꽃을 달고 아래로부터 차례로 피운다. 백색의 입술모양 꽃부리의 안쪽에는 홍자색의 반점이 유독 눈을 사로잡는다. 녹색과 노랑 그리고 하얀색의 조합이 매력적이다.


닭의난초라는 이름은 꽃잎 모양이 닭의 부리를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난초류에 제비난초, 잠자리난초, 병아리난초 등과 같이 동물이름이 많이 붙어있는데 동물의 특징적인 모습을 식물어서 찾아 짝을 지어 이름 부르는 것이 흥미롭다.


초여름의 풀숲 사이에 녹색이나 하얀색이 피는 다른 난초들과는 달리 특별한 색감으로 피어 '숲속의 요정'이란 꽃말이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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빤히 쳐다보는 눈빛에 염원이 담겼다. 꽃 피우기 전에 미리보는 꽃이다. 꽃은 일생은 어느 한 순간도 꽃 아닌 때가 없다. 사람도 매순간 화양연화花樣年華지만 잊고 살거나 애써 부정한다.

더딘 사랑 

돌부처는 
눈 한번 감았다 뜨면 모래 무덤이 된다 
눈 깜짝할 사이도 없다 

그대여 
모든게 순간이였다고 말하지 마라 
달은 윙크 한번 하는데 
한달이나 걸린다

*이정록의 시 '더딘 사랑'의 전문이다. 곰삭아 익은 맛의 깊이를 생각한다. 더디기에 더 깊고 넓은 품을 가졌으리라.

살랑거리는 바람따라 꽃향기 전해지는 곧 연꽃이 피어날 것이다. 그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잎을 내고 그 잎이 커져서 연꽃을 충분히 받칠 힘을 얻을 때 꽃을 피운다. 연잎이 먼저 이렇게 꽃으로 피어나며 미리 꽃길을 안내하고 있다. 이 모든 과정이 다 꽃이다.

달이야 윙크한번 하는데 한달이 걸린다지만 그 달의 윙크가 열 두번이 채워져야 비로소 맑고 향기로운 꽃을 물 위로 올릴 수 있다. 뜨거운 여름 그 열기 속으로 속깊은 향기를 번지게 하는 힘은 더디게 채워가는 그곳에 있다. 그렇게 꽃 피울 준비를 하는 시간이 1년이다. 그 1년, 어느 한순간도 향기를 잊어버린 때가 없다.

더디 가는 듯 하지만 멈추지 않은 걸음이다. 그 걸음마다 향기를 품어야 꽃으로 피울 수 있다. 더딘 사랑, 그 마음이 맑고 밝아 지극함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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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종 2017-06-25 04: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든 과정이 다 꽃이다.‘ 따뜻한 문장이네요. 힘을 얻고 갑니다. .

무진無盡 2017-06-26 20:00   좋아요 0 | URL
꽃을 들여다보니 꽃아닌때가 없더라구요. 사람도 마찬가지구요 ^^
 

멈췄다. 차를 멈추고 내려 우뚝 선 자리에 꼼짝하지 않고 하는 눈맞춤이다. 하늘아래 산을 품고 들판을 품고 그 틈에 발붙이고 사는 생명, 사람을 품었다.

산을 넘기 전 최후의 열정을 사르는 속내가 참으로 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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