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댕강나무'
길게 고개를 내밀었다. 감추거나 내어주고 싶은 것이 있어서 그럴까. 순백의 색으로도 모자란 마음을 고개를 내밀어 길게 뽑았나 보다. 그 앙증맞고 이쁜 모습을 보고자 내 뜰에 들이고 두번째 꽃을 피웠다. 이른 여름부터 늦은 가을까지 피고지는 네 모습을 볼 수 있어 내 뜰의 벗으로 삼았다.


청춘의 시기를 고스란히 보낸 도시의 인도에 많이 심어져 있다. 매주 한번씩 방문하는 때에 일부러 먼 길 돌아가 꽃과의 눈맞춤을 한다.


흰색의 화사한 꽃이 핀다. 꽃과 함께 붉은 빛이 도는 갈색의 꽃받침도 꽃만큼 아름답다. 6~10월까지 오랫동안 피고 지고를 반복한다. 그때문에 도로 주변이나 울타리 등의 경계에 많이 심는다.


우리나라 고유종인 댕강나무는 가지를 꺾으면 '댕강' 하는 소리가 나서 댕강나무라고 이름이 붙여졌다. 이 댕강나무를 중국에서 원예종으로 개발한 것이 '꽃댕강나무'라고 한다.


'아벨리아'라고도 부르는 꽃댕강나무는 꽃과 향기가 전하는 느낌 그대로 '편안함'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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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를 눈물 젖게 해 - 스물한 번의 인도여행을 통해 알게 된 인간에게 꼭 필요한 것 서른세 가지
남재식 지음 / 바른북스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자기만족을 넘어선 무엇이 필요하다

'앓이'는 대상이 있고 그 대상을 향한 마음의 간절함에서 온다. ‘앓이에 동반하는 간절함을 통해 스스로를 성찰하며 대상과 만나는 자신의 본질에 도달하는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그래서 앓이에서 주목해야 할 중요한 요소는 공감과 소통에 있다그 대상은 사람을 비롯하여 스스로 의미부여한 특정한 지역이나 동식물을 포함할 수 있다.

 

앓이를 테마로 출발한 남재식의 너는 나를 눈물 젖게 해’ 라는 책은 인도라는 나라를 알게되면서 시작된 인도앓이의 결과물로 우연하게 접한 인도에 관한 책을 통해 인도를 알게되고 그곳을 여행하고 난 후 인도앓이를 시작하여 스물한 번의 인도여행을 다녀왔다고 한다그과정을 통해 얻은 인간에게 필요한 서른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그가 인도에서 만나 알게 된 것을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 '행동함에 있어 무엇이 나쁘고 무엇이 옳은지 알게 되고행복한 삶을 살아감에 있어 무엇이 필요한지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저자 남재식이 이 책을 펴낸 이유라고 한다.

 

스물한 번의 인도여행이 주는 의미는 인도에 대한 인식이나 그 과정을 거친 사람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상당한 강도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숫자다이는 그 숫자가 의미하는 만큼의 기대감을 갖게 된다그 기대감이 충족되면 다행이나 그렇지 못하면 자신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너는 나를 눈물 젖게 해’ 이 책의 중요 구성부분은 사진과 글이다사진과 글을 통해 인간에게 필요한 서른세 가지의 키워드를 선정하여 자신의 일상과 인도여행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그 키워드를 설명하고 있다사진의 경우 사진에 담긴 이미지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얼마만큼 잘 전달할 수 있는가가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데 수록된 많은 사진의 경우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지가 불분명하다동틀 무렵과 초승달은 한 공간에 성립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통틀 무렵 만나는 초승달과 같은 사진을 설명하는 오류도 있다.

 

글로 만나는 인간에게 꼭 필요한 것 서른세 가지’ 역시 공감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다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의 생활방식으로 이야기 하는 것과 그들이 가지는 인간을 사랑하는 태도 등 자신의 주장의 편리에 따라 각기 다른 시각을 제시하는 인도를 바라보는 이중적 잣대를 가지고 있다또한 서른세 가지 키워드를 설명하는 공통 방식인 ‘A면 B, A가 아니면 C라는 설명은 다분히 이분법적이며 자의적이다. 이 방법을 통해 설명하는 서른세 가지 키워드 사이에서 주장하는 바가 서로 충돌되는 일이 발생하기 까지 한다.

 

무엇이든 나열되는 말이 많아지면 정리되지 못한 측면이 나타날 개연성이 커진다큰 기대를 넘어서 독자들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것은 스물한 번이라는 숫자가 아니라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의 진정성에 있지 않을까 싶다기본적으로 책의 발간은 다수의 공감을 불러오기 위한 방법으로 출발한다물론 저자의 기대처럼 어떤 단 한명의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삶의 중요한 지혜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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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17-07-27 02: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리뷰를 많이 쓰는 편인데 가끔은 저자에게 미안하면서도 이렇게 솔직한 평을 감출수 없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무진無盡 2017-07-27 04:58   좋아요 0 | URL
가끔은 그럴 수밖에 없을 때가 있더군요.
 

이슬이 깨어나는 시간, 지난 밤 내리던 비가 멈추고 산을 내려오는 안개가 비가 어어질 것을 예비한다. 무게를 더한 아침 공기가 더딘 흐름이다.

키를 키우며 초록을 더해가는 볏잎에 이슬이 맺혔다. 가슴졸이는 아슬한 눈맞춤이 아니다. 순간을 제 맛과 멋으로 살아야 한다는 침묵으로 건네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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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추리'
차마 밝은 노랑으로까지는 가지 못하는 것이 다할 수 없는 망설임으로 읽힌다. 순한 성품을 가진 모든 생명의 본질이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어쩌다 똑바로 하늘을 보기도 하지만 그것은 정말로 어쩌다일 뿐이다.


한여름에 피는 꽃은 잎 사이에서 나온 긴 꽃줄기 끝에서 가지가 갈라져 백합 비슷하게 생긴 여러개의 등황색 꽃이 모여 핀다.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시드는데, 계속 다른 꽃이 달린다.


원추리는 지난해 나온 잎이 마른 채로 새순이 나올 때까지 남아 있어 마치 어린 자식을 보호하는 어미와 같다 하여 '모예초', 임신한 부인이 몸에 지니고 있으면 아들을 낳는다 하여 '의남초', 사슴이 먹는 해독초라 하여 '녹총', 근심을 잊게 한다 하여 '망우초'라고도 한다.


색이 붉은빛을 띄는 왕원추리와 꽃잎이 겹으로 된 겹왕원추리도 같은 시기에 핀다. 꽃 색과 모양으로 쉽게 구분할 수 있다.


꽃이 피어 단 하루밖에 가지 않는다는 원추리의 '기다리는 마음', '하루만의 아름다움'이라는 꽃말을 이해할 수 있을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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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신영복의 말과 글 세트 - 전2권 - 신영복 1주기 특별기획 만남, 신영복의 말과 글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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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그 후로 다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돌베개, 1998이후 신영복 선생님의 글을 놓치지 않고 보아오다 '강의'와 '담론'에서 머뭇거렸다무엇 때문이었는지 이제야 짐작이 간다짐작이 간다는 것은 그간 신영복 선생님을 이해하는 바가 단편적이었다는 것과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많은 배움을 받으며 혼자 따르게 되었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또한 발간되는 책을 중심으로 언론에 등장하는 글을 통해 선생님의 가치관과 지향점을 알게 되며 이를 바탕으로 선생님의 일상에서 앎과 삶의 조화를 떠올렸던 것이 사실상 전부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행스럽게도 이런 편견은 신영복 선생님의 1주기를 맞아 기획된 만남신영복의 말과 글 신영복 1주기 특별기획에 포함된 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와 손잡고 더불어를 통해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고 보여 진다우선 신영복 선생님을 떠올리면 바른 가치관과 바른 삶의 태도로 곧은 선비라는 인상을 떠올리며 그 틀 속에 갇혀 동 시대를 살아가는 한 인간으로서가 아닌 시대의 스승으로만 바라본 시각에서 보다 확장된 이해의 폭을 바탕으로 선생님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제시된 것으로 볼 때 만남,신영복의 말과 글은 의미가 크게 다가왔던 것이 사실이다.

 

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는 신영복 선생(1941~2016)이 생전에 신문과 잡지 등에 기고한 글들을 모아 재구성하다생전에 책으로 묶이지 않은 글들을 모은 유고집이다특히 20대 청년 시절 신영복의 자취를 보여주는 글을 만나는 소중한 기회가 된다지극히 단편적으로밖에 알 수 없었던 신영복의 성장배경이나 청년 시기에 겪었던 일상적인 이야기들은 선생님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기에 충분하다.

 

신영복과의 대화라는 부제를 건 손잡고 더불어는 선생님이 20년 20일의 수형 생활을 마치고 출소한 이듬해인 1989년부터 타계하기 직전인 2015년까지 나눈 대담 중 선생의 사상적 편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대담 10편을 가려 뽑아 수록한 대담집이다. 25년 동안 김정수정운영홍윤기김명인이대근탁현민지강유철정재승이진순김영철 등 가톨릭 사제경제학자철학자문학평론가언론인문화기획자과학자 등의 인터뷰어들과 나눈 이야기들이 연대순으로 실려 있다신영복 선생님의 수많은 인터뷰 가운데 선생의 육성과 사유가 오롯이 담긴 대담을 선별하여 수록하였다대담 당시의 사진이 기록의 생생함을 더했다.

 

여전히 글이 가지는 힘에 대해 생각한다당연히 글의 힘이란 무엇인가도 함께 따라 붙는다여기에서 주목하는 것은 누구의 글인가라는 사람이다지은이를 떠난 글이 독립적으로 힘을 가진 경우가 없진 않을 것이지만 글쓴이와 결부되었을 때 글이 가지는 힘은 배가될 것이다그런 의미에서 고인이 되었지만 여전히 살아 숨 쉬며 시대의 어른으로 주목받는 이들 중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신영복이다.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길게 보면서먼 길을 함께 걸었으면 합니다저도 그 길에 동행할 것을 약속드리지요.” 선생님의 마지막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손잡고 더불어 함께할 우리 모두가 걸어 가야할 길임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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