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깨'
본격적인 여름꽃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밭작물의 꽃에 주목한다. 오이, 고추, 가지, 참깨, 토마토, 땅콩 등 꽃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연녹색의 잎과 하얀색의 꽃 그 속 어디에 고소함이 담겨 있을까. 털복숭이 꽃을 보고 또 보면서도 늘 궁금하다. 많은 깨를 맺기 위해 깊숙히 벌을 유인하기 위해 길어졌는지도 모르겠다.


'참깨'는 인도 또는 아프리카 열대 지방이 원산지인 한해살이풀이다. 꽃은 7∼8월에 피고 백색 바탕에 연한 자줏빛이 돌며 윗부분의 잎겨드랑이에 달린다. 열매는 길이 2∼3cm의 원기둥 모양이며 약 80개의 종자가 들어 있다. 종자는 흰색·노란색·검은색 등이 있다.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에서 나오는 동굴 속 보물을 기대하며 외치는 주문 "열려라, 참깨"의 그 참깨일까? '기대한다'라는 꽃말을 가진 것과 무관하지 않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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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벽에 걸린 부채에 쓰여진 글 귀를 보다 속으로 헛웃음을 지었다. 속내를 들킨 것 같기도 하고 속으로 웃는 자신이 웃기기도 해서 글 귀를 찾아 보았다.

시인 본색(本色)

누가 듣기 좋은 말을 한답시고 저런 학 같은 시인하고 살면 사는 게 다 시가 아니겠냐고 이 말 듣고 속이 불편해진 마누라가 그 자리에서 내색은 못하고 집에 돌아와 혼자 구시렁거리는데 학 좋아하네 지가 살아봤냐고 학은 무슨 학 닭이다 닭 중에도 오골계(烏骨鷄)!

*정희성의 시 '시인 본색' 전문이다. 굳이 시인이 아니어도 또 공감하는 속내가 다를지라도 슬그머니 미소짓는 사람들 참으로 많겠구나 싶다.

"학 좋아하네 지가 살아봤냐고" 
아니면
"한 달만 같이 살아봐라 그런 말이 나오나"
그것도 아니면
"그러는 댁이 함께 살아보던지"

비슷비슷한 말을 들어본 경험이 있는 나로선 내놓고 웃지도 못하며 속으로만 웃을듯말듯 덜떨어진 표정을 짓게 된다. 그래도 뭐 어쩌겠는가. 선택한 이도 절반의 책임은 있는 것이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벽에 걸린 부채를 바라보며 웃음이 나는건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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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꽃'
여름 강한 햇볕을 의지하지만 스스로는 해를 닮은 강렬한 모습에서 한발 벗어나 있다. 해바라기나 나팔꽃의 도발적인 색보다는 깊은 속내를 감출줄 아는 순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겼다.


한여름을 상징하는 꽃으로 나팔꽃이 인도가 원산인 외래종이라면 메꽃은 토종이다. 햇빛이 나면 꽃잎을 펴고, 해가 지면 오므리는 모습으로 해 바라기를 한다. 여름 내내 꽃을 볼 수 있어 아주 친근하다.


메꽃은 특이하게 같은 그루의 꽃끼리는 수정하지 않고 다른 그루의 꽃과 수정해야만 열매를 맺는다고 한다. 메, 좁은잎메꽃, 가는잎메꽃, 가는메꽃이라고도 한다.


순박한 누이의 모습은 닮은 메꽃은 '충성', '속박', '수줍음'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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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족濯足'
더위를 피하는 이 만한 방법이 또 있을까. 궁여지책으로 집에서 대야에 물을 떠놓고 발을 담그는 것은 세족洗足을 한다하더라도 그늘진 계곡의 물에 발을 담그고 더위를 쫓는 탁족의 그 맛과 멋에는 결코 미치지 못한다.

滄浪之水淸兮 可以濯吾纓 滄浪之水濁兮 可以濯吾足
"창랑의 물이 맑거든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흐리거든 발을 씻는다"

굴원(屈原)의 이 고사에서 유래한 이 말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신을 벗고 흐르는 계곡물에 발을 씻어본 사람들은 다 공감할 수 있는 감흥일 것이다.

옅은 안개로 덮힌 하늘아래 바람도 잠들어 무더위에 갇혀버린 초복에 탁족을 떠올리는 것은 당연지사가 아닐런지. 상상만으로도 충분한 탁족의 세계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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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탕 쏟았다. 간헐적으로 쏟아내는 하늘엔 그 흔적도 남지 않는다. 흩어지는가 싶더니 이내 다시 모이고 쏟아내는가 싶더니 더 짙어진다.

감은 자신을 있게 한 꽃을 떨구어야 성숙해지는 것을 안다. 꽃이 필무렵 가뭄으로 떨어지지 못하고 까맣게 말라버린 감꽃이 그 마지막을 버티고 있다. 품을 키워 속을 채워가는 감이 비에 흠뻑 젖었다.

마알개진 하늘에 이내 햇살이 번진다. 그 사이를 다시 구름이 몰려온다. 무희舞姬의 춤사위가 이렇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일까. 곁눈으로 훔쳐타는 리듬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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