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해박'
익숙하지 않은 것은 어디에 있든 눈에 금방 띈다. 어우러져 있는 곳의 주변과 색이 다르거나 모양이 다르고 때론 크기가 달라서 주목하기 쉽다.


간결한 모습이다. 큰 키에 가느다란 줄기지만 강인한 인상이다. 별모양으로 갈라진 꽃받침 사이로 다시 별모양으로 알모양을 품었다. 지금 모습의 전후를 알지 못하니 이 모습으로만 기억된다. 산이나 들의 풀밭에서 만날 수 있다.


산새박으로도 부르는 산해박은 산에 나는 ‘해박’이라는 뜻인데, 해박의 뜻은 알 수 없다. 단지 일부 지방에서는 박주가리를 해박이라고 한다는데, 그렇다면 산에 나는 박주가리를 의미한다. 박주가리과에 속하니 그렇게 이해해도 되겠다.


첫만남이 주는 강한 느낌으로 오래 기억될 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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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케르크'

삶과 죽음, 그 경계의 이야기다. 실패한 전쟁 중 살아남아 무엇을 하고자는 목적 보다는 죽지 않아야 한다에 주목한다. 

제2차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덩케르크 해변에 40만 명이 고립되었던 영국, 프랑스, 벨기에 연합군의 철수 과정을 영화화 했다.

"보이지 않는 적에게 포위된 채 어디서 총알이 날아올지 모르는 위기의 일주일, 
바다 : 군인들의 탈출을 돕기 위해 배를 몰고 덩케르크로 항해하는 하루, 
하늘 : 적의 전투기를 공격해 추락시키는 임무, 남은 연료로 비행이 가능한 한 시간"

일주일, 하루, 한시간
삶과 죽음을 가르는 한정된 시간에 주어진 사명을 다한다. 삶을 선택하지만 목숨은 의지와 상관없이 주어진 상황에 따라 결정된다. 삶과 죽음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드러나는 본성.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시선이 의외다.

색다른 전쟁영화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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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그늘이 짙어져 가는 동안 쑥쑥 자란 콩이 대견스럽다. 출근길 마음 바쁜 이의 이런 마음으로 씨앗을 심었던 농부의 마음을 짐작해 본다. 부지런한 농부는 이슬이 깨기도 전에 밭이랑에 들었다.

굽은 허리에 엎드리면 콩에 묻혀 보이지도 않지만 저만치 밭이랑을 앞서가는 할머니를 바라보는 할아버지의 눈길이 곱기만 하다. 콩꽃을 닮았을 그 마음으로 평생을 살아오신 것이리라.

콩밭메는 늙은 부부를 지키는 느티나무의 그늘이 넓고도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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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꽈리아재비'
가뭄으로 숲길조차 흙먼지 날리던 때 약수물도 말라버리고 비를 품은 안개가 반가운 산행에서 첫 눈맞춤 한다. 약수터 돌밑에서 순한 꽃을 피웠다.


긴 주머니 모양의 꽃자루 끝에 노란꽃을 피운다. 물가 또는 습기 많은 숲 속에 드물게 자란다는데 가뭄의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꽃을 피웠다. 잎도 꽃도 그저 순한 색과 모양이어서 더 정겹게 다가선다.


물꽈리아재비라는 이름은 물을 좋아하면서 꽈리랑 닮았다는 의미로 붙여진 것으로 추정된다. 꽃이 지고 나서 열매가 생길 때 외형이 꽈리를 닮았다는 것이다.


비록 화려하지 않아도 때가되면 순리에 따라 피고지는 들꽃들의 매력이 여기에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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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산을 넘는 구름이 흰옷으로 갈아 입었다. 순식간에 쏟아내고 시치미떼는 하늘보고 이상타고 할 수는 없는 일이고 가끔 불어오는 바람에게 산 너머 있을 그리움의 안부를 묻는다.


"하늘을 깨물었더니
비가 내리더라
비를 깨물었더니
내가 젖더라"


*정현종의 시 '하늘을 깨물었더니' 전문이다. 줄기차게 내리는 비 보다는 한바탕 쏟고 가는 비가 여름날의 찌는 더위에 지친 짧은 그림자를 식혀준다.


기다리던 비가 쏟아져도 여러가지 이유로 그 비를 맞지 못한다. 비에 흠뻑 젖고 싶다는 마음뿐 무엇하나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를 나이 탓으로 돌리는 것으로 궁색한 변명거리로 삼는다.


스스로를 가둔 벽에 틈을 내고 비오는 들판으로 나서며 손에 들었던 우산을 밭이랑에 버려둔다. 하늘도 비도 깨물지 못하는 나는 내리는 비에 젖지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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