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로 이끌어 가는 힘이 제법 오랫동안 이어진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는 어느 사이 시원함이 담겨 있다.

마루 건너 모월당慕月堂엔 악기 소리로 요란하다. 대금,장구, 거문고가 각기 제 소리를 내면서 어울어지는 폼이 쉽게 끝나지 않을 듯 싶다. 내일 밤을 위해 오늘 밤을 반납한 청년들의 마음소리가 빗소리와 어울어져 비에 젖은 뜰을 가득 채운다.

비와 악기 소리의 어우러짐으로 깊어가는 밤이 더욱더 길어 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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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지모시대'
고개숙인 꽃을 줄줄이 달고 풀섶에서 꽃대를 한껏 올렸다. 무르익은 여름꽃의 향연에 돋보이는 꽃이다. 더운 여름날의 무거운 습도에도 불구하고 높은 산에 오르는 이유 중 하나다.


하늘색으로 피는 꽃은 아래로 퍼지는 종모양을 닮았다. 미모를 한껏 뽑내도 좋을 것인데 아래를 향하는 꽃의 속내가 무엇일까. 굳이 드러내지 않아도 충분하다는 강한 자부심은 아닐까.


꽃은 도라지를 닮았으나 전체적인 모습은 모시대와 비슷하다고 해서 도라지모시대라고 한다. 잔대, 모시대 등 비슷비슷한 꽃들이라 구분이 쉽지 않다.


'영원한 사랑'이라는 꽃말은 이 귀티나는 꽃을 향한 사람들의 관심을 통해 어설프게나마 짐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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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나무가 있는 국경'
-김인자 저, 푸른영토 

'대관령에 오시려거든'으로 첫만남이 참으로 독특했던 저자의 새로운 책이다. 저자의 힘을 믿는다.

삶 자체가 여행으로 표현되기도 하지만 일상에 오늘에 환경과 조건에 묶여 마음도 자유롭지 못한 현실에서 다른이의 여행이 주는 맛으로나마 내 삶을 음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맛에 풍미를 더하여 내 삶의 맛으로 가져오는 것은 다 내 몫이기에 이 책을 통해 무엇을 어떻게 볼 것인가도 내 몫이다.

누구나 '날마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삶'을 꿈꾼다지만, '어제 같은 오늘, 오늘 같은 내일'이길 바라는 이의 마음에 무엇이 남을지 첫장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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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무렵, 지친 하루를 길게 건너온 마음을 위로하는 때를 놓치지 않았다.


긴 여름을 건너온 시간이 겹으로 쌓여 만들어 내는 빛의 향연이 깊다. 가을로 가는 길목임을 애써 부르지 않아도 성큼성큼 나보다 앞서서 손짓하는 것이 나와 같은 마음임을 짐작한다.


산을 넘어온 서늘한 바람이 더불어 다독이는 이 때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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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취'
꽃은 주목 받아야 한다. 피는 까닭이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결실을 맺어 대를 이어야하는 사명에 충실한 꽃은 대부분 화려한 색이나 모양 그리고 향기를 가진다. 하지만 때론 그렇게 핀 꽃에 주목하지 못하고 제 이름을 갖는 경우가 제법 있다.


잎이 단풍나무의 잎을 닮았다고 해서 단풍취라는 이름을 얻었다. 대개 7갈래로 갈라지는 잎은 손바닥 모양으로 생겼다. 꽃의 입장에서 보면 서운할 일이지만 그래도 독특한 모양으로 피어 일부러 찾아보는 꽃이다. 하얀색의 꽃이 자그마한 실타래 풀어지듯 핀 모습도 이쁘기만 하다.


참취, 곰취와 같이 식물이름에 '취'가 붙으면 나물로도 이용된다는 의미다. 단풍취 역시 맞단가지다. 약간 매운맛이 난다고 하는데 확인해 보지는 못했다.


여름 숲에서 하얗게 핀 단풍취 군락을 만나면 우선 반갑다. '순진'이라는 꽃말은 어디서 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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