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 정기연주회


위대한 전통, 한국의 맥 
나라음악, 바람을 품다


2017. 11. 1 ~ 2. Pm. 7:30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프로그램
-서곡, 바람을 품다 "예맥의 땅"
-봄꽃에 머물다 "섬진강, 이화도화"
-여름일기 "채석강"(소적벽)
-가을소리 "紅, 지리산 물들다"
-겨울, 눈 내리는 날 "덕유산 설천"
-에필로그, 나라음악 "예인의 땅, 영원한 예향"


*몰아붙이는 힘이 거침이 없다. 오늘을 살아가는 힘을 바탕으로 하여 내일을 열어갈 희망을 담아 굳건하게 앞으로 나아간다. 그 힘의 근원은 먼 옛날로부터 이어져 온 이 땅의 숨결이다. 전라북도를 구성하는 자연을 숨결을 고스란히 담아낸 리듬엔 그렇게 굳건한 의지가 깃들어 있어 오늘에 이르는 위대한 전통과 예향의 맥이 면면히 어어져 꽃으로 피어난다. 그 속에 전통의 맥을 이어온 자부심이 대단하다.


어제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무대다.  쉬운 길을 걷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에서 밝은 미래를 그려볼 수 있다. 이 모습을 보았기에 먼 길이지만 빼놓지 않고 찾는다. 자기 색깔이 분명해지는 음악을 위해 절취부심하고 그 결과를 관객과 공유하며 공감을 불러오는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그 노력에 기꺼이 박수를 보내는 관객이 있어 든든함을 잃지 않아 보인다. 끊임없이 노력하는 무대와 그 무대에 응원을 보내는 관객이 전라북도립국악원의 밝은 미래를 열어가는 큰 힘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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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건네다'
-윤성택, 북레시피


어느해 늦가을, 떨어진 상수리나무 잎의 바삭거리는 소리에 취해 공원을 걷다 나무의자에 앉아 책을 펼쳐 들었다. 문장과 문장 사이를 건너가는 시간이 길어지며 한기가 파고들어 어께를 움츠리는 순간이었다. 툭~ 하고 등 뒤에서 나는 소리에 돌아보니 상수리하나 보도블럭을 굴러 내려오고 있었다.


상수리가 발밑까지 굴러와 멈추기까지 짧은 시간동안 문장과 문장 사이를 촘촘하게 막아서던 혼란스러움은 이내 사라지고 난 뒤 뭔지모르게 머리가 맑아지는 경험을 한 것이다. 떨어지는 상수리 열매가 떨어지는 순간부터 발밑에서 멈춘 순간까지의 '톡~ 데구르르' 그 소리는 상수리가 건네는 마음의 온기였는지도 모른다.


그때의 느낌이 온전히 살아나는 말 '마음을 건네다'를 손에 들고 소나무 밑에 앉았다. 첫장을 넘기기가 주저해지는 것은 무엇을 알아서가 아니다. 시인인 저자도 저자의 시도 접해보지 못했지만 당신에게 '마음을 건네다'는 말이 품고 있는 온도를 짐작하기 때문이다.


구름 한점없는 파아란 하늘이 그때 그 공원의 하늘과 닮았다. 손 안에서 감기는 책의 첫장을 연다. 이 책으로 내 가을이 더 깊어지라는 예감과 함께 그때 내게 마음을 건네던 상수리나무의 열매를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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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볕이 좋다. 막바지 가을걷이에 땀방울 흘리는 농부의 이마에 살랑거리는 바람까지 있어 여유로운 오후다. 다소 더운듯도 하지만 이 귀한 볕이 있어 하늘은 더 푸르고 단풍은 더 곱고 석양은 더 붉으리라.


오후를 건너는 해가 나무 등치에 잠시 기대어 숨고르기를 한다. 푸른 하늘 품에 서둘러 나온 달이 반쪽 웃음을 채워가는 동안 해는 서산을 넘기 위해 꽃단장을 한다. 그러고도 남는 넉넉한 해의 빛은 푸른고 깊은 밤을 밝혀줄 달의 몫이다.


오후 4시 30분을 넘어선 햇살이 곱다. 그 볕으로 인해 지친 시간을 건너온 이들은 잠시 쉼 여유를 누릴 수 있다. 이처럼 계절이 건네는 풍요로움은 볕을 나눠가지는 모든 생명이 누리는 축복이다. 그 풍요로움 속에 그대도 나도 깃들어 있다.


노을도 그 노을을 기다리는 사람의 마음도 빛으로 오롯이 붉어질 순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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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댕이덩굴'
봄날 연노랑의 순한 꽃을 피우더니 늦은 가을 검기도 하고 푸르기도 한 열매 맺었다. 꽃에 주목해주지 않은 눈길에 시위라도 하듯 햇살에 독특한 빛을 낸다.


칡덩굴처럼 나무에 기대어 살지만 무지막지한 칡덩굴에 비하 그리 억세보이지는 않는다. 그래서 인지 별로 주목하지도 않다가 열매 맺히고서야 눈맞춤 한다. 줄기로 바구니를 만들기도 했다니 일상에서 친근한 식물이었음은 확실하다.


"항우도 댕댕이덩굴에 넘어진다"는 옛말은 작고 보잘것없다고 해서 깔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가리킨다. 이처럼 사소한 것이 때론 결정적인 작용을 하기에 무엇하나 가볍게만 볼 일이 아닌 것이다.


댕강덩굴이라고도 하는 댕댕이덩굴은 '적선'이라는 꽃말은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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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글, 뜻
권상호 지음 / 푸른영토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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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에 담긴 뜻을 따라서

말은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는 소리로그 소리에는 뜻이 담겨 있어야 하며상대방과 소통의 수단이다소리가 가진 뜻을 형식을 갖춰 담아내는 것이 글이며말과 글은 생각이 전재가 되어야 한다생각을 담아 전하는 말에 담긴 뜻을 표현하는 것으로 글자가 있다이런 글자 중에 한자와 같은 표의문자가 있다표의문자는 글자 하나가 의미의 단위인 형태소(대개는 단어하나씩을더 정확히 말하면 그 형태소(및 단어)의 의미를 대표하는 문자체계라고 한다.

 

저자 권상호의 책 ''은 이런 문제체계에 주목하여 생각을 담은 글자의 본래적 의미를 찾아보고 그 글자 안에 담긴 뜻을 보다 폭넓게 이해하여 깊이 있는 사고에 도달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한다는 의미로 읽힌다현대인이 다양한 이유로 잃어가는 생각에 주목하여 일상에서 사용되는 말과 글 속에 담긴 뜻을 생각해 보자고 한다.

 

오래전 창문을 뜻하는 한자 창窓 의 의미를 파자풀이해보면 마음애 구멍을 뚫어 들어오고 나감의 공간을 만든다는 해석을 만난 이후 한자가 가지는 이런 의미에 주목해 왔다이 책 ''은 바로 그렇게 한자를 파자풀이하면서 본래적인 뜻과 파생되는 의미를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

 

기쁠 희는 북 고의 생략형인 악기 이름 주壴 밑에 입 구가 붙어 있는 글자다북을 치면서 입을 크게 벌리고 웃는 모습이니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성낼 노는 종 노奴 마음 심으로 이루어졌다슬플 애는 슬픔을 못 이겨 입을 벌리고 우니 옷이 다 젖는 모습이다.”

 

이처럼 본문에 수없이 등장하는 한자를 하나 둘 따라가다 보면 뜻밖에 생각의 시발점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본래 한자가 가지는 의미가 그런 것으로부터 유래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으나 집중하여 읽어가는 도중에 저절로 이해되는 글자와 글자의 조합인 단어까지 이해가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여기에 수록된 이야기들은 학문적 접근이 아니기에 친근하고 익숙하다단지 한자의 파자풀이로 다가오기 보다는 일상 속에서 익숙한 글자를 통해 우리의 일상을 한층 더 깊게 들여다보는 기회가 된다이 모든 것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런 이야기들이 특정한 틀 없이 이어지지만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다특히 마지막 굽이치지 않고 흐르는 강물이 어디 있으며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에 포함된 글은 저자의 깊은 사색의 결과가 어떤 생각으로 펼쳐지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내용들이 수록되어 있어 흥미롭다.

 

뜻을 잃어버린 말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생각과 느낌을 담아 전하는 말과 글이 가지는 의미를 살펴볼 소중한 기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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