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서리 내리기 전에 수확해야한다고 서둘렀다. 소에 쟁기 채워 조심스럽게 갈어엎으면 그 뒤를 따라가며 줍곤했다. 작은방 한켠에 대나무로 엮은 발을 세우고 저장해두고서 한겨울 내내 삶아먹고 구워먹고 깎아도 먹었다. 그때도 분명 보았을텐데 도통 기억에 없다.


깔데기 모양의 붉은빛이 도는 꽃이 핀다. 얼핏보면 나팔꽂 닮았지만 더 튼튼하고 강인한 느낌이다. 잎 모양은 심장형으로 단아한 맛이 깃들어 있다.


아메리카 원산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조선 영조 39년(1783) 부터 일본에서 고구마를 들여와 심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구마라는 이름도 일본에서 유래된 것으로 본다. 일본 대마도에서는 고구마로 부모를 잘 봉양한 효자의 효행을 찬양하기 위해 관청에서 고구마를 ‘고코이모’라 했는데 우리말로는 ‘효행 감자’라는 뜻이다. 이 ‘고코이모’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고구마’가 된 것이라 한다.


쉽게 볼 수 없어서 행운이라는 꽃말을 붙였다고는 하나 요즘들어 여기저기서 자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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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침 상서로운 서리가 내렸다. 그것도 10월의 마지막 날을 꽃으로 장식하고픈 하늘의 마음으로 이해한다. 눈이 시리도록 높고 푸르러 자꾸만 쳐다보게 하는 하늘은 잘 익은 단감 한입 베어물면 입안에 바득차오르는 시원하고 달콤한 그것과도 다르지 않다.


"눈을 뜨기 힘든 가을 보다 
높은 저 하늘이 기분 좋아 
휴일 아침이면 나를 깨운 전화 
오늘은 어디서 무얼 할까 
창밖에 앉은 바람 한점에도 
사랑은 가득한걸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없어 
바램은 죄가 될테니까"


문득, 김동규의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가 딱 이 하늘이지 않았을까 싶다. 한 고비를 넘고 다른 문을 여는 망설임과 설렘에 수면 아래를 멤돌다 숨 쉴 틈을 찾아 수면 위로 빼꼼히 목을 내놓는 물고기의 조심스러움이 담겼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그대의 하늘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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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쓴풀'
느지막이 산길을 걷다가 우연히 발견하고 꽃이 필 때쯤이면 매년 그곳을 찾아가 눈맞춤하는 꽃들이 제법 된다. 이렇게 하나 둘 기억해 두고 나만의 꽃지도를 만들어가고 있다.


자줏빛을 띄는 꽃잎이 깊게 갈라져 있다. 꽃잎에 난 줄무늬의 선명함이 전체 분위기를 압도한다. 꽃잎은 다섯장이 기본이지만 네장에서 아홉장까지도 다양하게 보인다.


자주쓴풀은 흰색으로 꽃이 피는 쓴풀과 비슷하지만, 줄기와 꽃이 자주색이라서 ‘자주’라는 이름이 붙었다. 쓴풀은 아직 눈맞춤하지 못해 직접 비교해보지는 못했다. 가까운 식물로는 대성쓴풀, 쓴풀, 개쓴풀, 네귀쓴풀, 큰잎쓴풀 등이 있다.


사람과 식물 사이에 형성된 이야기를 보다 풍부하게 해주는 의미에서 찾아보는 것이 꽃말이다. '자각'이라는 자주쓴풀의 꽃말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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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꽃이 피었다. 그것도 물매화 곱디고운 얼굴에 청초함을 더해주는 귀한꽃이다. 가을의 끝자락에서 만나는 계절의 선물이다.


급격히 차가워진다. 차가움은 대상을 끌어 당기는 힘이 있다. 미적대던 속내에 불을 당겨 용기를 내게한다. 서리꽃 피었으니 감춰둔 붉은 속내가 더 붉어지리라. 그붉음으로 인해 깊고 아득한 차가움의 긴 터널을 지나갈 수 있다. 정신이 더욱 맑아지는 계절이 코앞에 당도했다. 그 즐거움을 나눈다.


찰라를 더욱 빛나게 하는 서리꽃으로 귀한 하루를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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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떡풀'
사진으로만 보다가 의외의 장소에서 대상의 식물을 만날때 느끼는 환희는 경험하지 못한 사람의 짐작을 훌쩍 뛰어넘는 매력이 있다. 볼 수 없을거라고 포기했던 단정적인 마음에 탈출구는 늘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한다.


톱니 모양의 결각을 가진 둥그런 잎이 나고 길게 자란 꽃대에서 흰색의 꽃을 피우며 바위에 붙어 자란다. 꽃모양은 도심의 화단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바위취를 닮았다.


바위떡풀이라는 이름은 바위에 자라고 있는 모습이 떡이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자라는 환경이나 특성을 보고 붙여진 식물의 이름 중에는 이처럼 재미있는 이름들이 많다.


제대로 핀 꽃을 보지 못했으니 '앙증'이라는 꽃말이 주는 이미지를 다 알 수 없는 아쉬움이 있지만 서식지를 확인했으니 다음 꽃피는 철에는 볼 수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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