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고들빼기'
늦가을 볕을 한껏 품고 살랑이는 바람결에 몸을 내주고도 의연한다. 쉼없이 흔들리지만 큼직하고 둥그러운 꽃에서 오는 이미지가 그렇다.


연한 노랑색이 만만하게 보이거나 친근해서 그런지 부드럽게 다가온다. 나물이나 채소 등으로 식용하는 고들빼기의 한 종류로, 키가 커서 왕고들빼기라고 한다. 큼지막한 새순을 쌈으로 싸먹으면 그 독특한 맛이 좋다.


고들빼기, 이고들빼기, 산고들빼기, 두메고들빼기, 까치고들빼기, 갯고들빼기, 가는잎왕고들빼기, 지리고들빼기 등 고들빼기라는 이름은 가진 이웃들이 많고 구분도 쉽지 않다.


먹기도 하고 약으로도 쓰는 왕고들빼기의 꽃말은 알듯 모른듯 짐작이 되는 '모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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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서리에 짙은 안개로 춥고 더딘 하루를 연다. 코끝이 찡하고 얼굴에 닿는 바람에 냉기가 한가득이다. 얼음까지 얼었으니 움츠린 마음들이 몹시도 긴 시간을 보내야할지도 모르겠다. 마음과 마음을 보텔 일이다.


찬기운으로 개운해진 머리가 상쾌함을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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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아주'
쪽파를 심어둔 텃밭에 보일듯 말듯 숨어 있다. 알알이 맺혀 봉우리를 만들었다. 꽃이라 부르기 민망하지만 꽃잎이 없어 꽃인가 싶지만 분명 꽃이다. 잡초로 잘려나가길 반복하여 키를 키우지 못했다고 주어진 사명에 소홀할 수 없는 일 아니더냐. 그래서 무수한 꽃을 피워 그 소명을 다하고자 한다.


꽃은 꽃잎이 없는 황록색의 꽃이 가지 끝에 조밀하게 이삭모양으로 붙어서 핀다. 꽃받침 안에 씨앗이 있다. 열매는 꽃받침에 싸여있고, 씨앗은 흑갈색으로 광택이 난다. 명아주와 비슷한 종으로는 좀명아주, 취명아주, 청명아주, 얇은명아주, 버들명아주 등이 있는데 잎과 꽃의 모양이 서로 비슷해서 구별하기가 무척이나 어렵다.


명아주로 만든 지팡이를 ‘청려장’이라 하는데, '본초강목'에 '명아주 줄기로 만든 지팡이를 짚고 다니면 중풍에 걸리지 않는다.'라고 하여 옛날사람들이 즐겨 사용하였으며, 70살이 된 노인에게는 나라에서, 80살이 된 노인에게는 임금님이 직접 명아주로 만든 지팡이를 하사하였다고 한다.


꽃 아닌듯 꽃으로 피었다고 그런 것일까. 딱히 연유는 알 수 없으나 '거짓', '속임수'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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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해지는 달이 밤하늘 한가운데 올랐다. 달빛이 뜰에 가득하니 닫힌 창호문 밖으로 나서지 않을 도리가 없다. 서리가 내려앉아 차분해진 가을밤을 즐기기에 충분하다.


달에 주목하면서도 정작 보름달은 외면한다. 오히려 초승달에서 상현달이나 하현달에서 그믐달에 이르는 과정에 더 관심을 갖는다. 이유를 찾는다면 없진 않지만 저절로 마음과 몸에서 하늘을 향하는 시간만 따져봐도 금방 표시가 날 정도로 차이가 난다. 차오르고 꺼져가는 매 순간순간을 마주하는 때마다 달라지는 감정의 흐름이 신기하다.


생백生魄, 음력으로 열엿샛날 또는 그날의 달을 이르는 말이다. 기망旣望, 십육야十六夜도 같은 의미로 쓰인다고는 하지만 이제는 모두 생소한 말이 되었다.


생백生魄의 밝은 달 아래 만추의 밤 정취를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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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추'
어디에 관심을 두고 있었을까. 물매화 피는 곳으로 가는 숲길에도 지천으로 피던 것을 늦게서야 만났다. 못 보고 지나가나 싶었는데 그나마 다행으로 여긴다. 때를 놓치면 다시 만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홍자색으로 피는 꽃이 줄기 끝에서 조밀하게 많이도 달렸다. 꽃술을 길게 빼고 하나하나 거꾸로 달린 모습도 이쁘지만 이 자잘한 꽃들이 모여 둥근 꽃 방망이를 만들어 눈에 쉽게 띈다.


익히 아는 채소 부추의 야생종이라고 한다. 산에서 자라니 산부추로 이름을 얻었다고 볼 수 있다. 비슷한 식물로 산마늘, 산달래, 참산부추, 두메부추 등 제법 다양한 종류가 있다.


산부추 역시 부추 특유의 똑쏘는 맛을 내는 성분이 있어 스스로를 지켜간다는 것으로 보았는지 '보호'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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