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이 가져온 아름다움이다.
적당한 피로감이 싫지는 않다. 몸의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묵직한 느낌이 나른해지며 가라앉은 몸에 과하지 앓은 긴장감을 불러와 스스로를 다독이게도 한다.


몰입이 가져온 결과라 너그럽기도 하다. 혼자서는 감당하기 힘든 무게의 대들보를 들었다놨다 몇번씩이나 반복하며 시간가는줄 모르며 즐겼던 누림의 여파가 살며시 표면으로 드러난다. 원인도 알고 스스로 제공한 원인을 즐기기까지 했으니 복에 넘치는 후유증이라고도 할 수 있다. 몰입해본 이들만이 누리는 마음 속 평화로움이다.


짬을 내어 본다. 나무에 새긴 정과 뜻을 겹으로 쌓았다. 각기 다른 온도와 지향을 가졌지만 서로 기대어 하나를 이룬다. 칼이 앞선 마음의 길을 따라나선다. 나무와 쇠, 마음이 만나 새로운 세상을 열었다. 몰입이 가져온 아름다움이다.


몸을 지배할 의지가 없는 피로감이 긴장한 마음에 온기를 불어 넣는다. 몸을 움직여 마음을 덥히는 일에 몰두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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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가리'
모두가 숨죽인 풀섶에서 이때다 하고 여리고 하얀 속내를 드러내고 있지만 부끄러움 보다는 보란듯이 해냈다는 당당함이 앞선다.


솜털을 붙이고 하늘을 날아갈 준비를 마쳤다. 주어진 사명을 수고로움으로 애쓴 결과다. 바람따라 낯선 곳으로 먼 여행을 할 꿈을 안고 설레고 있는 모습이다. 바람의 도움이 필요하겠지만 가깝거나 때론 먼 길 날아 새로운 땅에 부디 안착하길 빌어본다.


박주가리는 산과 들에서 자라는 덩굴성 여러해살이풀이다. 줄기는 덩굴지어 자라며, 자르면 흰 즙이 나온다. 한여름에 피는 꽃은 흰색 또는 연한 보라색이다. 넓은 종 모양으로, 중앙보다 아래쪽까지 5갈래로 갈라지며, 갈래 안쪽에 긴 털이 많다. 열매는 길고 납작한 도란형, 겉이 울퉁불퉁하다. 씨는 흰색 우산털이 있다.


씨앗에 붙어있는 우산털은 인주를 만드는 데 쓴다고 한다. 이 우산털이 있어 '먼 여행'이라는 꽃말이 제 구실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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固孤是求

굳세고 외롭게, 이것을 추구한다.


나는 좀 혼자이고 싶다.
늘 같이의 삶은 이제 좀 지쳤다.
나는 남보다 내가 더 궁금하다.
알아봤자 재미없는 남보다,
나는 나와 맞대면하고 싶다.


*명나라 때 사람 장호張灝의 '학산당인보'學山堂印譜의 내용을 담은 정민의 '돌 위에 새긴 생각'에 나오는 전각과 그에 관한 풀이다.


이율배반이다. 군중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다양한 몸부림을 하는 이가 '나는 좀 혼자이고 싶다'는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그렇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복잡하고 폭넓은 관계망 속에 자신을 노출하는 것이 가져다주는 불편함에서 이제는 벗어나고 싶어 진다. 어쩔 수 없이 마음이 가는 길이다.


'혼자놀기'에 탁월한 재주를 가졌다는 것에 스스로 놀란다. 책을 읽고, 들꽃을 보며, 사진을 찍고, 악기를 배우며, 나무와 노는 시간을 찾아 즐겁게 기꺼이 누린다.


나는 좀 혼자이고 싶다.
나는 나와 맞대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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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머위'
향일암을 돌아나오던 어느 바닷가에서 만났다. 꽃도 없이 백사장 인근 바위틈에 한겨울임에도 두툼한 잎이 유독 눈에 들었다. 올초 봉하마을 노무현 대통령 생가 담장 밑에서 꽃까지 핀 상태로 반가갑 다시 만났고, 이 사진은 전남 내륙 깊숙한 곳에서 길가에 심어진 것이다. 이제 어디서 만나든 봉하마을을 떠올리게 하는 꽃이다.


노랑꽃이 넉넉하여 복스럽게 피었다. 잎과 꽃에서 주는 두툼한 질감이 그대로 전해져 여유롭게 다가온다. 남해안 바닷가에서 주로 자란다고 하지만 관상용으로 널리 재배되는듯 내륙에서도 볼 수 있다. 열매는 늦가을에 익는데 털이 빽빽이 나고 흑갈색의 갓털이 있다.


이른봄 새싹을 나물로 먹는 머위와 모양은 같으나 털이 많이 나서 털머위이라고 한다. 갯머위, 말곰취, 넓은잎말곰취라고도 부른다. 추운 겨울에도 푸른 잎을 지니고 있어서 일까 '한결같은 마음'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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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을 합치면 사랑이 되었다'
-이정하, 생각의서재

사는 일에서 사랑을 빼면 무엇이 남을까. 사랑으로 인해 행복하고 사랑으로 인해 슬픈 것이 사는 일이다. 유독 달달하고 애달픈 사랑의 언어로 사는 일에 여운을 주는 이정하의 새로운 책이다.

"사랑이 뭔지, 어떻게 사랑을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더 진솔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작가는 "하여, 다시 사랑으 겉모습만 핥을 수밖에 없었음을 용서해주길 바라며ᆢ."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펼쳤다.

사랑을 겉과 속을 따로 구분하여 규정할 수 있을까. 모르기에 주춤거리면서도 한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그 방향으로 가는 것, 사랑을 품고 사는 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아닐까 싶다.

"사랑, 그거 참 얄궂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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