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골나무'
지독하리만치 강한 향으로 유혹한다. 늦은 가을에서 겨울을 맞이하는 휑한 가슴에 향기라도 채위두라는듯 싶지만 과하다 싶은 향기에 정신이 아찔할 정도다. 그래도 어디냐. 이 눈 내리는 추운겨울까지 피어서 눈맞춤할 수 있다는 것이 고맙기만 하다.


좀처럼 틈을 보여주지 않는 가지 사이로 긴 꽃술이 유난히 돋보이는 흰꽃이 피었다. 어린가지의 잎은 가시를 달아 스스로를 보호하지만 묵은가지의 잎은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목서와 모양도 꽃도 비슷한 모습이기에 혼동하기도 하지만 잎과 꽃의 모양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유난히 추웠던 어느 겨울날 별따라가신 아버지를 가슴에 담던 날, 동네를 한바퀴 돌다 초등학교 앞에서 마주했던 나무다. 기억에 없는 나무가 불쑥 나타나 아주 진한 향기로 온 몸을 감싸왔다. 특별한 나무로 다가왔기에 해마다 기일이면 눈맞춤 한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21세기컴맹 2017-12-14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쳐지나면 호랑가시나문줄 알겠습니다. 더 이뻐보입니다
 

'나무는 나무라지 않는다' + '나무를 심는 사람'
-유영만ㆍ장지오노ㆍ피터베일리, 나무생각


"자연을 아는 것은 자연을 느끼는 것의 절반만큼도 중요하지 않다."


들과 산으로 식물과 나무가 어우러지는 품 속으로 나들이를 다니며 실감하는 레이첼 카슨의 말이다. 무심히 그 품 속에 그냥 들어서서 다가오는 무엇이든 다 가슴에 품을 수 있었던 경험은 그 무엇하고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내적 자산이 되었다.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교수의 '나무는 나무라지 않는다'와 장지오노의 글과 피터 베일리의 그림으로 구성된 책을 유영만 교수가 우리말로 옮긴 '나무를 심는 사람'을 함께 만난다.


"나무에게는 모든 순간이 결정적인 순간이다"
그 곁에 함께하는 사람도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러 책장을 펼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다림이다.
"기다림은 세상을 보는 눈을 찾는 일이다." 최준영의 책 '동사의 삶'에 나오는 문장이다. 한 권의 책을 닫으며 문장 하나를 기억한다는 것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요즘들어 쉽지 않은 일이기에 더욱 주목해 본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는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을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황지우의 시 '너를 기다리는 동안'과 함께 누군가를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만이 아는 무엇을 이야기 한다. 그 중심에 그리움이 있다. "너였다가/너였다가,/너 일 것이었다가/"


섬찟한 가시로 무장하고 접근을 거부하는 나무의 겨울눈이다. 시간을 들여 지켜보는 그 중심에 기다림이 있다. 새싹을 낼 힘을 키워가는 나무와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 사이에 형성되는 감정의 교류다. 봄이든, 희망이든, 시간이든, 너이든ᆢ. 다른 무엇을 담아 기억하고, 보고, 찾고, 생각하며 내 안에 뜸을 들이는 일이 기다림이다. 그렇게 공구한 기다림 끝에는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꽃을 볼 기회가 궁한 때다. 안 보이던 곳이 보이고 미치지 못했던 것에 생각이 닿는다. "기다림은 세상을 보는 눈을 찾는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도꼬마리'
추억의 열매다. 뾰쪽한 가시가 여럿 달린 열매를 따서 친구들에게 던져 옷에 붙게하는 놀이에 썼다. 자연에서 놀잇감을 찾던 이아들에게 무척이나 반가운 열매였다.


노란색으로 암꽃은 잎겨드랑이에, 수꽃은 줄기 끝에 따로따로 피며 달린다고 하는데 본 기억에 없다. 다른 꽃들에게 한눈 판 때문이리라.


역시 꽃보다 열매에 주목한다. 겉에 달린 갈고리 모양의 가시가 있어 동물의 몸에 달라붙어 열매가 멀리 퍼지게 한다. 이 열매가 창이자로 불리며 약용으로 쓰인다고 한다.


어린 시절 개구장이들의 추억이 담긴 식물로 '고집', '애교' 라는 꽃말이 제법 잘 어울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이 모든 것을 합치면 사랑이 되었다
이정하 지음, 김진희 그림 / 생각의서재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는 일상이 곧 사랑이다

사는 일에서 사랑을 빼면 무엇이 남을까사랑으로 인해 행복하고 사랑으로 인해 슬픈 것이 사는 일이다유독 달달하고 애달픈 사랑의 언어로 사는 일에 여운을 주는 이정하의 새로운 책이다.

 

"사랑이 뭔지어떻게 사랑을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더 진솔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작가는 "하여,다시 사랑의 겉모습만 핥을 수밖에 없었음을 용서해주길 바라며ᆢ."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펼쳤다.

 

"사랑그거 참 얄궂지?"

 

누구나 사랑’ 앞에서 늘 주인공이면서도 언제나 약자가 되는 아이러니는 대상이 있다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그래서 모든 사랑은 혼자 하는 사랑이다심지어 사랑으로 인해 불타오르는 순간에도 그 사랑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것은 혼자이다얼마나 모순된 이야기인가그래서 사랑그거 참 얄궂다 것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

 

스쳐 지나왔으되 결코 스쳐 지나올 수 없는 게 하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사랑이었다… 어떤 이에게는 한없는 기쁨이지만 또 어떤 이에게는 세상에 다시없는 슬픔인 사랑에 대해 대체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이 모순된 감정의 교감을 달달하고 짠하게 그리고 솔직하게” 자신만의 시적언어로 뭇 독자들의 가슴을 울렸던 시인 이정하의 글 속에는 사랑 때문에 설레고아프고외로운 마음들을” 아프고위로받고공감하며 스스로를 다독일 힘을 얻게 된다.

 

책장을 넘기다 문득짧은 문장이 주목하며 가슴 속 깊숙이 전해지는 울림은 지금 내 마음이 걷고 있는 상태를 반영하고 있다이야기의 흐름에서도단어 하나에서도 예기치 않게 전해지는 잔잔하거나 때론 격렬한 반응은 다시 사랑 앞에 오롯이 주인공으로 설 수 있는 힘으로 작용한다.

 

사랑을 겉과 속을 따로 구분하여 규정할 수 있을까스스로 사랑의 주인공이면서도 그 깊은 속내를 다 알지 못하기에 주춤거리면서도 한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그 방향으로 가는 것사랑을 품고 사는 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아닐까 싶다.

 

오랫동안 사랑에 주목하여 깊은 성찰의 결과를 공유하며 독자들의 심금을 울렸던 시인의 글이 가지는 힘은 어디에 있을까사랑 앞에서 늘 주저할 수밖에 없는 낯선 마음들을 오랫동안 한결같은 온기로 다독여준 때문은 아니었을까온기를 전하는 그림과 함께 사랑 앞에서 망설이는 이들에게 다독임을 전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