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_읽는_하루


풀꽃2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을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아, 이것은 비밀


*나태주의 시 '풀꽃2'다. 계절의 시간과는 상관없이 봄은 언제나 더디온다. 긴 겨울을 건너온 탓도 있지만 봄을 맞이하는 마음 속에 '알아가는'이 있기 때문이다. 봄은 무엇을 알기 위한 시간이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핸드드립커피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리 41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사람을 반기듯 새벽에 쌓인 눈이 고마웠다. 먼길 달려온 수고로움에 등 토닥이는 손길이 더해졌다. 어쩌면 바라던 귀한 모습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까만밤 하얘지라고 다시 눈이다. 덕분에 설중 복수초福壽草와의 눈맞춤을 하고, 덕분에 반가운 마음에 온기까지 더해졌다. 애써 꽃을 찾는 마음의 본뜻이 무엇인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 미소로 이미 알았다. 매 순간마다 얼굴 가득 미소가 피어난다.


그 마음이 꽃처럼 곱더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아린芽鱗
눈쌓인 겨울숲엔 이미 봄이 꿈틀대고 있다. 얼음짱 밑으로 물이 흐르고, 언땅을 뚫고 새싹이 돋고, 개울가 나무가지에 물이 오르고, 가지끝 겨울눈은 부풀어 오르고 있다.


아린芽鱗, 겨울눈을 감싸고 있으면서 나중에 꽃이나 잎이 될 연한 부분을 보호하고 있는 비늘잎을 말한다.


생강나무의 겨울눈이 부풀어 올랐다. 봄은 이처럼 여리디여린 가지 끝으로부터 온다. 그 여린 것이 매서운 추위를 어찌 견딜까 싶지만 여리기에 빠르게 봄의 기운을 안고 부풀어 오를 수 있는 것이다. 겨울과 봄의 경계가 서로를 무너뜨리는 때가 지금이다.


부드럽고 여린 것이 품고 있는 온기가 봄을 부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한국산문선 8', - 책과 자연
-서유구 외 저, 안대회 이현일 편역, 믿음사


한국산문선 8권은 권상신, 이옥, 남공철, 심노숭, 서유구, 김조순, 김려, 정약용, 서기수 등 정조 시기에 교육을 받아 창작을 시작하고 순조 시기에 왕성하게 쓴 문장가 23명의 산문 70편을 엮었다.


앞 시대 영조 후기에 일어난 소품문에 영향을 받은 이들이 더욱 풍부한 문장을 펼친 때로 정조와 순조 년간에 이르는 시기다. 다양한 신분과 처지의 역량 있는 작가들이 도전적인 주제, 참신한 문체, 신선한 시각을 담은 새로운 글쓰기를 선보인다.


단연코 '이옥'에 주목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까만밤 하얘지라고 눈이 내린다.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하는 눈은 빠르게 땅에 닿고 닿는대로 쌓인다. 순식간에 높이를 더하여 땅의 높고낮은 경계를 허문다. 눈 쌓이는 소리가 들리는듯 깊어가는 밤의 정적을 깨우는 눈이다.


폭설이다. 입춘도 지난 때 폭설을 만나는 낯선 경험이 싫지가 않다. 꽃 피기를 기다리는 간절함을 시샘이라도 하는듯 하늘의 변덕이 요란하다. 꽃을 향한 그리움이 깊다할지라도 지금 이 순간 눈오는 밤의 운치를 외면할 수는 없는 일이다. 뜰에 서서 하늘과 마주 한다.


눈속에서 여물어 더욱 깊어질 봄의 그윽한 향기를 기대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