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처 녹지 못한 눈 위에 나뭇가지가 떨어졌다. 떨어진 나뭇가지에 눈이 쌓인 것인지도 모른다. 둘다 차가운 온도를 가졌지만 상대적인 차이로 인해 눈이 녹는다.


모든 존재는 온도를 지녔다. 그 존재가 가진 온도는 상대적이라 관계 맺는 대상에 따라 차갑기도 미지근하기도 따뜻하거나 뜨겁기도 하다. 가끔이지만 대상과 완벽히 같은 온도이거나 대상을 인식하지 못할 때는 아무런 느낌이 없을 때도 있다.


겨울과 봄의 경계에도 이때만의 온도가 있다. 그 온도를 감지하는 이들은 특별하게 이른 봄앓이를 앓는다. 오늘도 그 온도를 주체 못하는 이들이 꽃을 찾아 길을 나선다. 그들의 봄앓이가 꽃으로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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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바람꽃'
먼 곳에서 꽃피었다는 소식 들리면 마음은 벌써 그곳에 있다. 첫 눈맞춤 했던 그때의 설레였던 기분으로 언제 볼까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게 된다. 그 성급한 마음에 가까운곳 꽃 필때 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길을 나섰다.


꽃 이름에 붙은 지명은 대체로 그 지역에서 처음 발견되었다는 의미다. 변산바람꽃이 피었다는 부안 내변산에서 만났다. 처음 간 곳이기에 마을 사람에게 조심스럽게 묻는데 꽃이 뭐라고 먼곳까지 찾아와주는 사람들들이 고맙단다. 꽃마음이다.


비교적 이른 시기에 피는 복수초, 노루귀, 변산바람꽃이 사람들의 발길에 유독 수난을 많이 당한다. 이번 꽃보는 곳에서도 꼴불견의 모습을 보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말았다. 꽃은 왜보러 왔을까. 이제부터라도 조금 늦게 볼 생각이다. 기다렸다가 가까운 곳에 필때 여유로운 마음으로 만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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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지 않은 곳에 섬진강이 있다. 하지만 그 기슭에라도 서성이고자 한다면 발품을 팔아야 한다. 그보다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조그마한 냇가에 더 주목한다.


집으로 들고나는 길목에 들판을 가로지르는 천에 겨울이 붙잡혔다. 얼고 녹기를 반복하는 틈틈이 눈은 쌓였다 녹기를 반복한다. 그 언저리 쯤에 서성이는 그림자 하나 있다.


"슬픔은 슬픔끼리 풀려 반짝이는 여울을 이루고
기쁨은 기쁨끼리 만나 출렁이는 물결이 되어
이제야 닻 올리며 추운 몸뚱아리 꿈틀대는
겨울강 해빙의 울음소리가 강마을을 흔드네"


*오탁번의 시 '겨울 강'의 일부다. 삶의 긴 여정이 흐르는 강물이라면 슬픔과 기쁨이 만나 물결이는 것이 강물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좁아터진 냇가를 흐르는 물줄기가 얼음과 눈에 갇혀 그나마 멈칫거리는 시간을 잘견뎌왔다. 온 시간처럼 가야할 시간도 예측할수 없지만 흐름을 멈추지 않을 것이기에 언젠가는 그곳에 닿으리라.


봄은 냇가에 물 흐르는 소리로부터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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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정 아쟁 "Moon"


Moon Vocl ver.


겨우내 드리던
찬 바람
이제는 어느새
그리움 됐네
하이얀 눈처럼 
보이던 얼굴
이제는 꿈속에 
사라져 갔네
아아아 아아
아아아 아-아
아아아 아아
긴 밤 지네


그립던 그님은
소식 없어
겨우내 긴 밤만
지세 우네


*본래 자리를 향한 '지극한 정성'이다. 현에 얹어진 그리움의 무게를 감당하기에는 내 귀는 아직 시간이 부족하다. 하지만 부족한 시간 탓하지 않은 간절함이 소리로 열렸다. 내 분별하지 못하는 못난 귀를 탓하지만 그게 어디 귀 때문이랴. 비밀의 문을 여는 봄의 어귀에서 그 지극정성의 소리에 기어이 붙잡히고야 마는 마음걸음이다.


https://youtu.be/xoekB86CNx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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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해가 전하는 기운이 좋다. 눈과 해가 빛으로 만나 겨울의 멋과 맛을 전한다. 차가움이 바탕에 깔린 겨울이기에 가능하다. 나무가 품고 있는 상서로운 기운이 겨울날의 눈과 함께 아침의 묘미와 만나니 가던길 저절로 멈춘다.


명징함이 전하는 개운함을 누린다.


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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