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을 사랑함에 대하여'


물과 땅에서 나는 꽃 중에는 사랑스러운 것이 매우 많다.
진나라의 도연명은 유독 국화를 사랑했고
이씨의 당나라 이래로 세상 사람들은 모란을 몹시 사랑했으나
나는 홀로 연꽃을 사랑한다.
진흙 속에서 나왔으나 물들지 않고
맑은 물 잔물결에 씻겨도 요염하지 않고
속은 비었으되 밖은 곧아
덩굴은 뻗지 않고 가지도 없으며
향기는 멀수록 더욱 맑고 우뚝 깨끗하게 서 있으니
멀리서 바라볼 수는 있으되 함부로 다룰 수는 없다.
나는 말하겠다.
국화는 꽃 중의 은일자요.
모란은 꽃 중의 부귀한 자요.
연은 꽃 중의 군자라고.
아!
국화에 대한 사랑은 도연명 이후에는 들은 적이 드물고
연꽃에 대한 사랑은 나와 같은 이가 몇 사람인고
모란에 대한 사랑은 많을 것이 당연하리라.


*주돈이周敦頤의 애련설愛蓮說이다. 연꽃 피는 여름이다. 연못에 연을 심어두고 꽃 피기를 기다리는 마음이나 불볕 더위에도 연꽃을 보러가는 이들은 알까. 주돈이의 이 애련설로 출발하여 연꽃을 향한 마음들이 고귀해졌다는 것을.


김소월의 진달래, 김영랑의 모란, 이효석의 매밀꽃, 김유정의 동백(생강나무), 도종환의 접시꽃ᆢ등. 그 사람이 있어 꽃이 있는 듯 특정한 연결고리가 만들어졌다. 한사람의 칭송이 그렇게 만든 시초이나 뭇사람들의 암묵적 동의가 따라붙어 형성된 이미지리라.


꽃따라 사계절을 주유하는 마음 한가운데 특정한 꽃을 놓아두고 시시때때로 떠올리며 정취를 누리는 마음이 행복이다. 무슨 꽃이면 어떠랴, 향기와 모양, 색으로 들어와 은근하게 피어날 꽃이면 그만이다. 주돈이의 연꽃보는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오랜 가뭄 끝에 반가운 비가 온다. 연꽃 피었다 지는 것은 지극히 짧으니 그 때를 놓치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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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률의 청소년문학 하다'
-박상률, 자음과모음


순전히 글쓴이에 대한 관심이다. 가끔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글을 관심 있게 읽어간다. 책 제목에서 발견한 이름이 이 책을 손에 들게 된 이유다.


"사람보다 개가 더 유명한 진도에서 개띠 해에 태어나 개와 함께 어린 시절을 보냈다. 나중에 광주와 서울로 거처를 옮겨 다니며 공부를 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가슴속으론 늘 좋은 의미의 ‘개 같은 인생’을 꿈꾸었다. 그 꿈이 아주 ‘개꿈’이 안 된 건 그나마 글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기 때문인지 모른다."


모 인터넷 서점의 글쓴이 박상률에 대한 소개글 일부다. 글쓴이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는데 올바른 접근인지도 모르고, 얼마나 도움이 될지도 알 수 없지만 우선 이렇게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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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어둠은 공존이다. 적절하게 더하고 빼며, 많고 적음으로 그때그때 다른 어울림이 꽃으로 핀다. 순간적으로 피었다 모습을 바꾸며 사라지는 그 꽃은 주목하는 이의 몫이다.


매마른 모래사장을 거울삼아 스스로를 비춘다. 무엇을 볼 수 있을까. 빛의 움직임 따라 한시도 같은 모습이 아닌데 지금 보는 것은 단지 그림자일 뿐일까?


자신을 들여다보듯 닮은듯 다른 마음을 본다. 동질감을 넘어선 자리에는 무엇이 채울 수 있을까. 큰 소망하나 담아 무심한듯 흐르는 달을 바라보며 두손 모아본다.


오늘 핀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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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난초'
여리디여린 것이 어쩌자고 하필이면 척박한 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았을까. 바위 위에 간신히 버티고 있는듯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까운 마음이 들게 한다. 올 봄 가뭄에 바짝마른 바위 위에서도 용케 꽃을 피웠다.


홍자색 꽃을 꽃대 끝에 모아서 핀다. 그 꽃은 한쪽으로 치우쳐서 달린다. 길고 날씬한 잎 하나에 꽃대가 하나씩으로 올라와 꽃을 피운다. 모습이 단촐한 것에 비해 풍성해 보이는 꽃에 더 눈길이 간다.


생긴 모양과 어울리는 이름을 가졌다. 작고 앙증맞아서 병아리난초라고 한다. 병아리라는 이름을 가진 식물로는 병아리풀과 병아리다리가 있다고 하나 실물을 확인하지 못했다.


자생하는 곳의 조건과 작아서 눈여겨보지 않으면 보이지도 않아 쉽게 볼 수 없는 귀한 식물이다. 한번 눈에 들어오면 의외로 사람사는 곳 가까이 있는 것도 확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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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마음이 뽀송뽀송해진 날이다. 높고 푸른 하늘에 누부신 햇살, 뭉개구름 떠가는 하늘이라도 날아갈 것만 같은 하지의 하루를 꼬박 채운다. 온도는 높으나 무덥지 않았던 이유가 곱디고운 이 달을 보여주려고 그랬나 보다.


반달

반은 지상에 보이고 반은 천상에 보인다
반은 내가 보고 반은 네가 본다


둘이서 완성하는
하늘의
마음꽃 한 송이


*이성선의 시 '반달'이다. 궂은 날씨로 그믐달도 초승달도 눈맞춤 못한 아쉬움을 이렇게 달래본다. 반만큼 찬 달이 곱게도 품으로 들어온다. 나머지 반을 만들어 하나를 이뤄갈 마음도 달빛에 환한 미소를 전하리라.


다시, 그 달을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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