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하 거문고 산조'
LEE JAR HA - GEOMUNGO SANJO


전주국립무형유산원에서였다. 한해가 저물어가는 어느날 한 연주자의 소리가 가슴을 파고 들었다. 처음 접하는 젊은 연주자의 소리는 그후로 내게 남아 살아 숨쉰다.


이재하의 거문고 연주였다.


연주가 끝나자 곧바로 검색하여 친구신청하고 연주 음원을 찾아 듣기 시작하여 오늘에 이른다. 여전히 그때의 가슴 떨림은 이어진다.


그때 들었던 연주가 임동식제 거문고 산조였다. 오늘 이 음반의 기초가 되는 연주도 임동식의 가락이라고하니 마음이 앞선다.


"산조란 벗어나지 않아야 할 수많은 법칙과 철저한 관계 속에 한없이 자유로워질 수 있어야 한다. 끝까지 완벽하지 못할 것을 알기에 오늘도 부족한 실력과 모자란 성음을 보완하기 위해 연마한다. 마치 투명한 유리잔에 물을 가득 채워 넘치기 직전의 상태를 끝까지 유지하는 일처럼"


*이재하
ㆍ국립 국악중ㆍ고등학교 졸업
ㆍ한양대학교 국악과 졸업
ㆍ국립국악원 민속악단 단원
ㆍ솔리스트 앙상블 4인놀이 동인
ㆍ한국민속음악연구회 회원
ㆍ작곡 듀오 흰그늘 멤버
ㆍ제22회 전주 대사습놀이 학생부 기악 장원
ㆍ제1회 서울 음악콩쿠르 대상
ㆍ제24회 동아 국악콩쿠르 금상
-사사 : 변성금, 원장현, 이용우, 정대석(가나다 순)

*거문고 이재하, 장구 윤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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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우喜雨, 호우好雨, 시우時雨


'희우喜雨' 이 이쁜 단어가 어디서 연유한 것일까. 인터넷을 검색하면 모두 두보의 '춘야희우春夜喜雨' 에서 출발하고 있다. 나는 첫 구절 호우지시절好雨知時節, '좋은 비는 때를 알고 내린다'에 주목 한다.


봄 밤 보다는 '희우喜雨'가 중심이다. 귀한 비를 기다리는 마음이 앞서기 때문이다. 아침부터 잔뜩 흐린 하늘에 지금 비라도 내린다면 그 비가 두보의 그 '희우喜雨'라 우겨보고 싶은 마음이다. 이 무더운날 지금 마음이 그렇다는 것이다.


태풍이 온다고 하고 이미 장마철로 접어들었다. 한해의 절반을 지나는 6월의 마지막 날이다. 무덥고 칙칙한 여름도 한 복판으로 접어든다는 뜻이니 견뎌야할 시간의 무게가 적지 않다. 하지만 지금 눈 앞의 하루가 더 소중하기에 멀리 있는 날의 어려움을 애써 당겨 스스로를 괴롭히지 말자.


희우喜雨, 호우好雨, 시우時雨 모두 '때時'에 촛점을 맞춰 비를 맞이하는 시선이다. 적절한 때에 맞춰 기다리는 마음을 꼭 알고 오는 것같은 반가움이 있다. 이런 것이 어디 비 뿐이겠는가. 사람도 이와같아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게 온 마음이 가뭄에 내리는 단비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좋은 사랑은 때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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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숙선 명창과 함께 하는
화용도 타령 타고 남은 적벽


2018. 7. 6(금) 오후 7:30, 7(토) 오후 3:00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


*프로그램
# 첫째 마당 - 도원 1
# 둘째 마당 - 타는 적벽
# 셋째 마당 - 도원 2
# 넷째 마당 - 사승마
# 다섯째 마당 - 도원 3
# 여섯째 마당 - 화용도 타령


* 공연 소식을 접하자 마자 판소리 대본 '적벽가'를 찾아 다시 읽었다. 이 창극의 바탕이 되는 것이 적벽가라고 하니 그 내용을 숙지하고 창극을 더 깊이 있게 보고 싶은 마음에서다. 준비된 무대를 그저 즐겁게 누리려고 한다면 일반 관객도 준비가 필요한 것이 판소리와 창극이 아닌가 싶다.


안숙선 명창은 말할 것도 없지만 무엇보다 연출을 한 지기학 감독님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것은 무대를 준비하는 모든 이들이 다 열정과 사명감으로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겠지만 판소리를 창극으로 만드는데 지기학 감독님의 독특한 해석과 시선에 대한 기대감이다. "창극적 요소를 절제하며, 판소리의 본질적 요소를 확대하는 창극"을 지햐와는 '작은창극'에 대한 적극 동의하는 마음이다.


그런 기대를 안고 숨죽어 본 이번 무대는 참으로 좋았다. 간결하면서도 거대한 이야기의 흐름을 놓치지 않게 하는 배려가 좋고, 이야기와 이야기 사이를 이어주며 창극의 목적하는 바를 전달해 주는 도원의 구성이 돋보였다. 여기에 극의 감정을 도와주고 이끌어가는 음악의 역할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극에 몰입할 수 있도록 안내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려운 것은 대사 전달력이 아닌가 싶다. 많지 않은 출연진의 목소리가 객석에 전달되 사이에 벌어진 틈을 메꿔줄 장치가 더 필요한 것은 아닐까. 조조의 소리는 다른 출연자들보다 높여 주목할 수 있게 하는 것도 고려가 되었으면 싶다. 또한 어려운 가사의 내용을 소리로 다 알아듣지 못하기에 보조수단이 이용되었은데 이번에그것도 없어 아쉬었다. 이 부분은 판소리나 창극에서 해결해야할 숙제가 아닐까도 싶다.


그 해결 방안의 하나로 판소리를 글로 만나는 기회를 제공한다면 어떨까. 판소리 다섯바탕의 대본을 글로 읽어 그 이야기를 깊이 이해하고 나서 판소리나 창극을 본다면 공감하는 바가 훨씬 다르리라 짐작된다. 국립민속국악원에서 운연하는 교육프로그램에 추가한다면 어떨까 싶다.


우리 문화가 좋아서 최대한 많은 기회를 갖고자 노력한다. 그 일환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이번 창극과 같은 기회가 있으면 내용을 공유하고 함께 볼 수 있는 모임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번에도 10명이 참여하여 공연을 봤고 시간이 하럭되는데로 공연을 본 소감을 나눌 것이다. 이러한 모임이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우리문화를 일상에서 누리는 저변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 믿기때문이다. 


그동안 국립민속국악원의 훌륭한 공연이 그 출발점이 되었기에 이런 모음의 단초를 만들어준 국립민속국악원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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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막새'
호랑이일까? 짐승의 얼굴이 선명하다. 얼마만큼의 시간이 흘렀는지, 어디에 사용했는지 모른다. 다만, 현재 소장자가 때를 만나 잘 보관하고 있을 뿐이다.


'수막새'는 목조건축 지붕의 처마 끝을 마감하는 치장용 기와를 말한다. 빈번하게 사용되는 주요한 문양으로는 연화무늬가 주로 사용되었다. 이외에 당초무늬, 모란무늬가 많으며 때로는 문자나 명문銘文이 쓰이기도 한다. 또 귀면鬼面을 비롯한 각종 동물무늬가 등장하고 불·보살이나 인물이 조각되는 예도 있다고 한다.


섬진강 강을 따라가는 길 어느 모통이에 수막새를 닮은 주인이 나무를 깎고 커피를 내리며 글씨를 세긴다. 뒤로 단정하게 묶음머리가 썩 잘어울리는 주인은 커피를 내리고 늦은밤 불청객은 작품을 떨어뜨리는 사고를 치고야 멈춘다.


이를 본 주인의 미소가 수막새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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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장구채'
솔밭 사이로 비치는 햇볕에 언듯 보이는 무엇을 놓칠 수 없었다. 살랑이는 바람따라 흔들리는 모습이 개구장이 처럼 다정하다. 서해안 바닷가 소나무를 닮은듯 늘씬한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고 놓아주질 않는다.


바닷가에서 초여름 하얀색 빛이 도는 연분홍 꽃이 핀다. 두 갈래로 갈라진 꽃잎은 다섯장이다. 유사종으로 백색꽃이 피는 흰갯장구채도 있다.


장구채는 꽃받침의 모양이 장구를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긴 줄기가 영락없이 장구채와 닮았고, 꽃이 피어 있는 부분을 보면 장구와도 비슷하다. 갯장구채는 사는 곳이 바닷가 근처라는 의미일테니 미루어 짐작된다.


갯가의 척박한 환경에서 고운 꽃을 피웠다. 같은 이름을 쓰는 장구채의 꽃말이 '동자의 웃음'이니 유사한 느낌으로 봐도 크게 차이는 없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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