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진범'
가을로 내달리는 숲에는 늦지 않게 주어진 사명을 다하기 위한 몸부림으로 분주하다. 여전히 꽃은 피고 지며 맺은 열매는 영글어 가고 이미 떨어진 낙엽도 있다. 그 숲에서 특이한 모양을 한 꽃이 발걸음을 붙잡는다.


가지 끝에 옹기종기 모여 서성이듯 오리를 닮은 것처럼 특이하다. 연한 황백색으로 꽃이 핀다지만 다 핀 것인지 피는 중인지 참으로 독특한 모습이다.


모양은 진범을 닮았으나 꽃 색깔이 흰색이라서 흰진범 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모양 만큼이나 독특한 이름이다.


덕유산, 지리산, 백운산 등 비교적 높은 산에서 만났다. 긴 투구를 연상하게 만드는 모습에서 비롯되었는지 '용사의 모자'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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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득심以聽得心'
귀 기울여 경청하는 일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최고의 지혜라는 뜻으로 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마음을 얻기 위해 귀 기울인다는 것의 본 바탕은 공존共存에 있다. 홀로 우뚝 서 자신만을 드러내기 보다는 곁에서 함께 한다는 의미로 이해한다. 이는 너그러운 마음을 가질 때 가능해지는 일이며, 너그러운 마음 자세를 관용寬容이라 한다.

관용에는 네가지 단계가 있다고 한다.
첫 번째는 '나와 다른 것을 이해하는 것'
두 번째는 '나와 다른 것을 인정하는 것'
세 번째는 '나와 다른 것을 받아들이는 것'
네 번째는 '나와 다른 것과 함께하는 것'이다.

자신의 장점을 모르면 세상살이가 팍팍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자신만의 맛과 멋을 다른 이와 더불어 누릴 수 있다면 모두가 추구하는 행복한 삶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마음을 얻고자 하는 근본 바탕은 공존이 있고, 귀 기울여 듣는 것이 그 시작이다.

이 가을엔 나에게 오는 이의 심장 소리에 귀 기울여 보자.

한정주의 책 '인간 도리 人間 道理'의 마지막 장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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諂(아첨할 첨), 
듣기 좋은 말 속에는 언제나 함정이 있다.

"아첨을 하는 데도 방법 있다. 몸을 가지런히 잘 정돈하고, 얼굴 표정을 점잖게 하고, 명예와 이익에 아무 관심도 없으며, 아첨하는 상대방과 사귀려는 마음이 없는 듯하면서 자연스럽게 아첨하는 것이 최상이다. 

올바른 말을 간곡하게 하는 것으로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 보여 상대방의 환심을 산 다음 그 틈을 잘 이용하여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는 것이 중등의 아첨이다.

아침저녁으로 발바닥이 다 닳도록 문안을 여쭙고 돗자리가 다 떨어지도록 뭉개고 앉아서 상대방의 입술을 쳐다보고 얼굴빛을 살핀 다음 그 사람이 하는 말마다 다 좋다고 하고 그 사람이 하는 일마다 칭찬하는 것은 최하의 아첨이다. 그러한 아첨은 듣는 사람이 처음에는 좋다고 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싫증을 내기 때문이다. 싫증을 내면 아첨하는 사람을 비루하다고 여기게 되고 종국에는 자신을 갖고 노는 게 아닌가 의심하게 된다."

*박지원(朴趾源 1730~1805)의 마장전馬駔傳
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마장전은 "말을 거래하는 사람이 전하는 이야기로 선비들의 친구사귐이 부패하여 말거간꾼 보다 못함을 풍자한 소설"이다.

아첨인지 아닌지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아첨하는 이야 목적하는 바를 얻기 위해서니 지탄 받아 마땅하더라도 문제는 아첨을 받는 이도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이다. 달콤한 말에 취하면 사리분별의 눈이 없어지게 되어 결국엔 스스로 덫을 찾아 들어가게되는 처지에 놓이기 십상이다.

달콤함에 취한 벌의 최후는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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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읽는_하루

있잖아

우리집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해도 산에서 떠서
산으로 지고
달도 산에서 떠서
산으로 진다.
하늘도 꼬옥 산으로 둘려쳐진만큼이다.
재채기를 하면 재채기도
산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앞산 뒷산으로
끼웃끼웃 돌아다닌다.
에 에 취
에 취




아, 심심해
염소나 한마리 키우면 좋겠다.

*섬진강 도깨비마을 촌장, 동화작가 김성범의 동시 '있잖아'다. 산골마을의 정경이 그대로 펼쳐진다. 앞산 뒷산으로 일없이 돌아다니며 문득 올려다 봤을 손바닥만한 하늘은 세상을 향한 통로였으리라. 멀리 염소 울음소리가 들린듯 어린시절이 떠오르게 만드는 시 속에 잠시 머문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핸드드립커피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리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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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콩'
빛나는 보석이 풀 속에 숨어 있다. 그렇다고 아주 숨지는 않았다. 빛나는 것을 가졌으니 보여야 하는 것이지만 내놓고 자랑하면 부정이라도 탈까봐 은근히 드러내고 있다. 색감도 눈에 띄지만 그것보다는 아주 작은 것이 모양도 앙증맞게 귀염을 떨고 있다.


콩이기에 어김없이 콩꽃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았다. 보랏빛 기운이 감도는 분홍빛으로 핀다. 나비 닮은 생김새로 뭉쳐서 피어난다. 꽃의 크기가 콩보다 작으니 유심히 봐야 겨우 볼 수 있다.


이 돌콩은 우리가 흔하게 보는 콩의 모태로 보기도 한단다. 꽃의 크기와 모양, 색 모두가 콩꽃과 거의 흡사하다. 씨앗은 콩과 마찬가지로 쓸 수 있으며 식용·약용으로 이용된다고 한다.


조그마한 것이 제 모양과 빛을 수줍은듯 하지만 당당하게 드러내고 있다. '자신감'이라는 꽃말이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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