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박하'
빛에 대해 더 민감해진 것은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을 때부터였다. 순광이 아니라 대상을 사이에 두고 빛을 마주보는 역광이 만들어 주는 환상의 순간에 주목한다. 사람의 관계도 서로를 더 돋보이게 하는 사이라면 특별한 향기가 베어날 것이다.


볕으로 영글어가는 가을 숲에 들면 흔하게 만나는 식물이다. 뾰쪽한 삼각형 모양으로 끝을 세우고 자주색 꽃이 줄기 아래에서 위쪽으로 올라가면서 핀다. 아주 작은 꽃이 무리지어 피어 존재를 확실히 드러낸다.


박하의 한 종류이며, 박하가 주로 들에 자라는 반면 산에 자라서 산박하라고 한다. 이와 비슷한 식물로 오리방풀이 있다. 오리방풀은 잎의 끝이 꼬리처럼 길어 구분된다.


자잘한 꽃들이 빛을 받아 환하게 웃는다. 각기 무엇인가를 향해 주목하고 있다. 지나 온 시간을 회상이라도 하는 것일까. '추억'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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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사이 온 듯 아니온 듯 비는 이슬보다 조금더 짙은 흔적만 남았다. 옅은 안개는 오늘도 더디게 하루를 연다. 어설프게 엮어진 거미줄에 무게를 채 덜어내지도 못하는 아침이 멈춘듯 고요하다.

안개를 걷어낼 비라도 내린다면 가을 속으로 큰 걸음 내딛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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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붓'
-김주대, 한겨레출판

좌충우돌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안함이 있다. 대놓고 싸움도 하고 당당하게 읍소도 한다. 간혹 미움 받을 상황에 스스로 뛰어들기도 하지만 자신을 둘러싼 불안정한 환경의 모든 것을 품는 가슴을 지녔다. 하여, 밉지 않은 사람이다. 페이스북에서 느낀 김주대 시인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이 이렇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끝내주는 그림이다. 촌철살인에 위트 절묘한 상황묘사에 이르기까지 한폭의 그림에 마음이 머무는 시간이 퍽이나 길다. 거기에 어우러지는 화제까지 마음에 얹으면 하루에 한점에 멈추기도 한다. 한권의 화첩을 다 보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를 짐작하는건 의미가 없다.

시인, 김주대의 문인화첩 '시인의 붓'은 고운 마음을 지닌 이의 배려로 내게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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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을에는 지는 햇살들이 발광하는 서쪽이 좋습니다"

시인의 마음을 빌려 
다시, 서쪽하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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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앉은부채'
유난히도 매마르고 더웠던 여름날을 짧게 건널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다. 이 모습을 보고자 수 차례 다녀왔다. 매번 떨어지지 않은 발걸음으로 다시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움을 달랬었다. 기회가 되면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놓치 않는다.


숲 속 그늘진 곳에 다소곳한 모습으로 땅 가까이 앉았다. 부처님 광배 모양의 포로 둘러쌓여 가부좌를 튼듯 신비로운 모습이다. 배경이 되는 포의 색이 은은하게 번져나와 전체적인 이미지에 영향을 주고 있다.


겨울과 봄 사이에 피는 앉은부채와 닮았다. 앉은부채란 가부좌를 튼 부처님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애기라는 뜻은 작고 앙증맞다는 의미로 붙여졌을 것이라 추측해 본다. 앉은부채는 이른 봄에 꽃이 피는 반면 애기앉은부채는 여름이 되어야 비로소 꽃을 피운다.


한곳에서 이렇게 다양한 색과 피고 지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올 여름 큰 행운이었다. 앙증맞도록 이쁜 모습이 '미초美草'라는 꽃말과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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