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불패 - 이외수의 소생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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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아침은 온다
한창 꿈 많던 시절엔 ‘청춘’이라는 단어가 피부로 다가오지 않았다. 어찌어찌하다보니 소위 말하는 청춘이라는 그 시절은 지나갔고 이제 넉넉하게 잡아도 인생의 후반기를 살아가는 지점에 와있는 것을 느끼는 시점에 서 있다. 어쩌면 이 말도 나보다 시간을 먼저 살아가고 있는 선배들이 들을 때는 가당찮은 소리로 들리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애써 위안 삼아보는 말은 있다. 내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이 내 생에 가장 빛나는 청춘의 시간이다]라는 말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육체적 나이와는 별 상관없이 청춘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일주일에 두 번씩 가는 국악전수관에서 만나는 어르신 들이 그분들이다. 창, 고법, 장구, 대금 등 각기 배우는 과정과 진도, 방법은 달라도 배우는 모습만은 청춘이다. 젊은이들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의 열정적인 모습을 볼 때면 부끄러운 마음까지 생긴다. 그러한 힘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이러한 열정을 몸으로 실현하며 사시는 분이 또 있다. 소설가 이외수다. 작가 이외수를 나타내는 말들은 기인, 영혼의 연금술사, 소설가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청춘의 대명사로 부르고 싶다. 늘 청춘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오늘을 살아가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모범으로 보인다. 저자 이외수는 삶을 돌아보는 시간에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이 땅의 미래를 책임질 청춘들에게 염려와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해냄에서 발간한 [청춘불패:이외수의 소생법]이 그것이다.

[청춘불패] 이 책은 전체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마다 작가만의 독특한 언어로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현실을 딛고 자신을 사랑하며 미래를 희망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 사랑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모든 글에는 아버지로 형으로 때론 친구의 마음으로 따스하지만 냉혹한 현실에 대해 직시하는 통찰력으로 있어 더 공감하는 말들이다. 나와는 거리가 먼 것처럼
교과서적인 말이 아니고 작가 자신의 경험을 구체적으로 살려 실감나는 표현방식과 매 이야기마다 자신의 이야기인 작가노트가 곁들어 있어 더 실감나게 만들어 주고 있다. 또한 넉넉한 편집스타일과 더불어 생명을 담고 있는 삽화가 있어 내용과 잘 어울리고 있다.

[생각과 마음의 차이를 알고 있는가? 생각은 뇌안의 범주에 속해 있고 마음은 심안의 범주에 속해 있다. 대상과 내가 이분되면 생각이고 대상과 내가 합일되면 마음이다](본문 66페이지)

치열하게 삶을 살아온 연륜이 담긴 말이다. 늘 청춘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작가의 모습이 보이는 듯하다. 자신을 둘러싼 세상을 보는 혜안이 따스한 사랑의 눈으로 열려있어 온 세상을 가슴에 품고 있기에 청춘의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저자의 말처럼 누구에게나 아침은 찾아오기에 그 아침을 찬란하게 맞을 준비로 눈부신 청춘이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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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객 을유세계문학전집 20
헤르만 헤세 지음, 김현진 옮김 / 을유문화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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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에게 공감 받는 문학작품은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작품에 투영된 작가의 삶과 독자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그 속에서 느끼게 되는 무엇이 있어 시간이 지나도 회자되는 것이다. 하지만 유명하고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받는다는 것이 꼭 나에게도 똑 같은 감동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 역시 사실이다. 책을 선택하고 읽어가며 매번 스치는 생각이 읽어가는 독자인 나의 상황에 따라 너무도 달라지는 것을 알게 된다. 내 수준이 아직은 작품의 배경을 이해하고 분석하며 작가가 이 작품을 통해 말하고 싶은 점이 무엇인가를 세심하게 살펴 작품을 평가하기 보다는 읽어가는 동안 내가 받게 되는 순전히 개인적인 느낌이 더 중요하다.

저자 헤르만 헤세는 전쟁 등으로 혼란스러웠던 시대상황, 아픈 몸과 그를 괴롭혔던 전신병력, 순탄치 못한 가정생활과 몇 번의 결혼의 실패 등 일생을 통해 순탄치 못했던 생활을 보여준다. 이러한 헤르만 헤세의 삶을 통해 짐작되는 것은 그가 몸담고 살아가는 현실 세상과 자신의 이상을 실현해 가는 과정에서 겪는 갈등과 괴리에서 오는 거리감을 시와 소설, 그림으로 메워가는 삶이였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물론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을유문화사에서 발간한 [요양객]은 헤르만 헤세의 작품으로 방랑, 요양객, 뉘른베르크 여행이 함께 실려 있다. [방랑]은 가이엔호펜과 베른에서의 삶을 떠나 남부 스위스 테신의 자연적 삶으로 옮겨 가는 과정에서 얻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열 세편의 산문으로 구성되어 있는 방랑은 농가, 산길, 마을, 다리, 나무, 비오는 날, 한낮의 오후 등 자신을 둘러싼 자연환경과 자신을 어떻게 연결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요양객]은 아픈 몸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육체적 고통과 환경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자신의 심리적 변화를 자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치료 목적으로 찾아간 온천에서 새롭게 만나는 환경, 사람들과 자신의 구체적 상황을 연결하며 지극히 자기중심적이지만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가는 자신만의 비법을 보여준다. 다른 환자와 자신의 비교, 음악회에 대한 인상, 네덜란드 사람에 대한 반응, 자신이 묵고 있는 방 등에 대해 다른 기준으로 바라보는 자신에 대한 성찰의 과정처럼 보인다.

[뉘른베르크 여행]은 헤르만 헤세가 시낭송회 초빙을 받고 여행을 하게 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행을 결정하기까지의 마음의 갈등, 여정에 대한 기대와 실망, 만남과 위로와 행복감에 대해 세심하게 그려가는 자신의 심리적 변화가 잘 나타나고 있다.

요양객에 실려 있는 방랑, 요양객, 뉘른베르크 여행에는 묘한 공통점이 존재한다. 괴리감, 이방인, 자신이 살아가는 현실에서 한 발짝 뒤로 물러서 있는 사람, 때론 땅으로부터 발을 빼서 허공에 머무는 것 같은 느낌이 그것이다. 세상으로부터 오는 단절에서 느끼는 심리적 변화나 세상과 자신을 분리해 내서 특별한 존재로 부각시키고자 하는 욕망이 드러나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은 작품 속에 나오는 주인공 뿐 아니라 책을 읽는 독자도 현실의 삶 속에서 누구나 느끼는 감정이 아닐까. 현대인이 일상에서 느끼는 점, 살아가야 한다는 이유로 현실과 타협하는 자신과 도덕적 이상을 실현하고자 하는 자신 사이에서 오는 갈등도 이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해 본다. 

[가장 매력적인 인간이 열두 사람 중 나머지 열 한명과 구분되지 않을 때 우리는 한 가지 면을 보고 그을 알아본다] (본문 157페이지)

사람들 속에서 열두 사람 중 한명을 구분해 내는 유의미한 나만의 기준이 뭘까? 아니 그런 기준이 있기는 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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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으로 오신 십자가, mixed media&monoprint, 19x19cm, 2009



온 누리에 빛 Light Shining Everywhere, mixed media&monoprint, 41x31cm, 2008

■ 전 시 명 : 김유수展
■ 전시일정 : 2009년 11월 19일(목) ~ 11월 25일(수)
■ 전시장소 : 광주신세계갤러리

■ 전시내용
수도자이면서 창작자의 길을 걷는 김유수 수녀의 개인전이 열립니다. “Mother’s Garden(어머니의 정원)”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김유수 수녀의 다섯번째 개인전으로 2004년 하와이에서의 개인전 이후 꾸준하게 진행해왔던 작품을 보여주는 전시입니다.

작가는 종교적 신앙의 마음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는 창조주인 하느님과 이 세상의 어머니와도 같은 대지를 명상하며 영감을 받습니다. “창작 작업은 기도의 싹이 꽃피고 열매 맺는 과정과도 같습니다. 기다리고 인내하는 지혜와 침묵하며 비우는 작업 안에서 희망과 꿈이 살아납니다. 구도의 시간이요 축복과 은혜의 시간인 이 창작 작업을 사랑합니다.”라며 노자가 말한 무언행위(無言行爲)처럼 작은 창조자로서 묵묵하게 종이 위에 자신의 마음을 하나하나 담아냅니다. 오랜 시간의 고독한 작업 과정을 거쳐 하나의 작품이 완성함은 수도자로서 세상과 세상의 사람들에게 따뜻한 메시지를 전해주는 과정과도 같습니다.

‘어머니의 정원’, ‘우리는 모두 연결 되었어요’, ‘자연의 숨길’, ‘동행’, ‘함께 짜는?듯이 작가는 작품을 통해 이 세상 모든이들이 함께 평화로운 삶을 추구하는 마음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작품의 대부분은 모노프린트 작업과정을 거치는데, 모노프린트는 판화이면서도 단 한장밖에 찍을 수 없는 판화로, 작가는 주로 종이판을 사용하여 작품이미지를 하나하나 판에 새기고 찍은 후 그 위에 다시금 부분부분 세심한 페인팅 작업을 거쳐 작품을 완성합니다.

작가는 “나의 작업은 어머니의 정원, 크신 하느님의 정원을 그려낸 것입니다. 선교사의 사명을 지니고 27년을 지내며 마음 속에 가꾼 어머니의 정원. 오늘 어머니의 정원이 있던 고향에 와서 제 정원을 열어 두고 여러분을 기다립니다.”라고 전시를 개최하는 마음을 이야기합니다.

김유수 수녀는 조선대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하와이 아카데미 아트센터에서 모노프린트를 수학하였다. 현재 메리놀수녀회 수녀, 움직이는 기도 지도자, 전례춤 지도자, 안무가 국제 신성한춤 협회 회원이며, 하와이 미술협회, HPM회원, AHA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출처 : 광주신세계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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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를 던지다 - 왕들의 살인과 다산의 탕론까지 고전과 함께 하는 세상 읽기
강명관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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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옛글을 통해 속 시원한 딴지걸기
역사의 숨결이 스며있는 유적이나 선조들의 정서가 담긴 옛글을 찾아보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사람들을 그 속으로 이끌고 있는 힘이 무엇인지 알고 싶을 때가 종종 있다. 아마도 그것은 사람들 마음속에 삶을 먼저 살아온 선조들의 경험을 통해 자신의 삶에 대한 지혜를 얻고 싶은 이유가 아닐까? 그러한 목적을 실현하는데 가장 유익한 수단 중 하나가 옛 사람들의 정서와 기상이 오롯하게 담긴 글만한 것이 없을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 사람들이 직면하는 여러 가지 현안 또한 사람들이 살아가며 만든 일들이 대부분이다. 우리가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면 스승이나 선배들을 찾아 그들의 삶의 경험에서 얻은 지혜에서 해결의 방법을 얻고자 하는 것처럼 선조들이 남긴 옛글을 통해 우리 스스로 돌아보는 법을 배우고 해법을 찾아보는 것이다. 한계레출판에서 발간한 강명관의 [시비를 던지다]는 바로 이러한 방법으로 스스로를 돌아보며 시대정신을 반영한 해법을 찾아가는 묘미를 전해주고 있다.

[나는 조선시대를 사는 사람이 아니고, 21세기의 한국 사회를 사는 사람이다. 조선시대는 나의 학문적 관심대상이지만, 21세기 한국 사회는 나의 삶이 이루어지는 구체적 시공간이다. 나에게 후자가 더 중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조선시대는 현재 내가 처한 삶의 조건을 이해하고, 또 삶을 만족스럽게 변화시키기 위한 방편일 뿐이다. 이 책에 실린 글이 끌어대는 조선시대의 글 역시 그 방편의 하나다.](저자 서문에서)

이 글에서 알 수 있듯 [시비를 던지다]에는 옛글에서 찾은 이야기를 통해 현실에 대한 의문을 풀어내는 저자의 독특한 이야기 방식이 담겨 있다. 첫 이야기부터 가짜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가짜를 만들어 내는 진짜 범인이 누구인지 옹고집전의 헛옹가의 이야기를 통해 가짜를 양산하는 현 시대의 풍조에 대한 저자의 속내를 시원스럽게 드러내고 있다. 그것뿐 아니다 호학군주며 성군이라는 칭호를 받았던 정조의 부부싸움 끝에 부인을 발로 차 죽인 박춘복에 대한 이야기에서 그때의 백성과 지금의 국민이라는 존재가 어떤 위치인지도 비교 분석한다. 또한 조선의 과학은 왜 낙후하게 되었는가에서는 조선이라는 사회의 근간을 이뤄왔던 학문의 흐름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으며 탐관오리 불멸론, 소인배 승승장구론, 소인배 등급론 등에서 보여주는 우리의 현실은 씁쓸한 웃음을 짓게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가 당장 직면하는 교육현안, 노동자, 권력의 부정부패, 암울한 사회현상 등의 문제를 과거 속 옛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 과거와 지금을 비교하고 있다. 옛글에서 찾은 선조들의 모습이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그대로 나타나는 상황을 분통한 마음으로 때론 안타까움을 담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모습만을 본다면 우리의 미래는 희망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유토피아를 꿈꾸지 못하는 세상에서 저자는 다산 정약용의 글을 통해 희망 찾기를 보여주고 있다.

글은 그들이 살던 시대정신의 반영이며 지극히 개인적인 사사로운 감정뿐 아니라 백성과 나라를 걱정하는 우국충정이 있고 현실을 딛고 미래를 밝혀줄 지혜를 담고 있다. 그것이 많은 사람들이 고전을 찾고 탐독하는 이유라고 말한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제반 문제에 대해 과거와 오늘을 비교하며 시비(是非)를 따지고 해법을 모색하자는 것이라 생각된다.

답답함으로 현실을 바라보는 많은 사람들에게 저자의 속 시원한 풍자가 그저 속풀이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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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지식인의 서가를 탐하다 - 책과 사람, 그리고 맑고 서늘한 그 사유의 발자취
김풍기 지음 / 푸르메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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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그 속에 담긴 스승과 벗
어느 날 문득 소소하지만 소중하게 여기는 내 책장을 가만히 바라본다. 유난히 마음이 가는 책이 있다. 그 책과 함께 하는 시간동안 내게 한없는 즐거움과 뿌듯함을 안겨주었던 책들이다. 그런 책들은 책장에서도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두게 된다. 눈길이 스칠 때마다 책에서 느낀 그 감동을 잊지 않고 마음에 세기고 싶은 욕심일지 모른다. 내가 책을 대하는 마음이 이렇다면 책과 더불어 학문을 하고 자신의 삶을 꾸려갔던 우리 역사 속 선비들은 어떠했을지 상상하고도 남음이 있다.

자신의 뜻을 담은 서재를 꾸미고 그 공간에서 문학을 논하고 벗을 사귀며 백성과 나라에 대한 충심을 보였던 선비들의 서가에는 어떤 책들이 있었을까? 그 물음에 답을 주는 책이 있다. [조선 지식인의 서가를 탐하다]가 그 책이며 푸르메에서 발간했다. 옛 책을 가까이 접하는 저자 김풍기 교수는 옛 선비들 뿐만 아니라 우리 선조들이 소중하게 여겼던 책들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하게 전하고 있다. 책이 만들어지고 사람들에게 전해지며 오늘날까지 그 존재를 드러내는 책이나 이미 사라져 존재조차 알 수 없는 책의 세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다.

[조선 지식인의 서가를 탐하다] 이 책에는 전등신화, 금오신화, 기재기이, 서유기 등 소설책뿐만 아니라 선비들의 시문을 모은 고문진보, 문선, 규장전운을 비롯하여 당시 서민들의 기초교육을 담당했던 서당에서 교재로 사용되며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맹자, 소학, 천자문, 자치통감 등과 함께 불교의 수행과 관련 된 사십이장경, 선가귀감 그리고 조선과 중국의 관계를 알 수 있는 사고전서, 연암집, 발해고, 정감록, 조선부 등 총 27권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다섯 가지 분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오랫동안 책을 읽으면서 정해진 궤도를 벗어나 새로운 길을 만들라는 충고를 무수히 들어왔다. 마음으로는 언제나 내게 주어진 안온한 삶을 버리고 드넓은 광야로 걸어나갔지만, 이 몸으로는 한번도 해보지 못했던 삶을『사십이장경』은 내게 권하고 있다.](본문 256페이지)

현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소설에 대한 흥미는 옛날 사람들도 대단했다. 중국의 전등신화를 모델로 한 김시습의 금오신화가 만들어지게 된 배경의 설명이나 학문을 비우기 시작하는 단계에 배웠던 천자문에 대한 이야기는 새로운 흥미를 불러온다. 근엄한 모습을 먼저 떠올리게 하는 선비들이 저자거리에 나도는 이야기를 모아 책을 만들었던 이유도 찾아보고 호학군주로 책에 대한 사랑이 지극했던 정조가 사고전서를 구하려고 했던 노력에서는 책을 향한 사랑이 상상을 초월하게 한다. 또한 수산 광한루기라는 책을 통해 평비라는 새로운 분야를 알게되어 참으로 흥미로웠다. 이렇듯 저자는 각각의 책이 만들어지게 되는 배경이나 많은 선비들이 어떻게 그 책을 읽게 되었는지의 과정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책을 사랑하는 저자의 마음이 넘기는 책장마다 가득하다.

[세상의 모든 책은 자신만의 운명을 지닌다. 사람들의 눈길을 전혀 끌지 못하는 하잘 것 없는 책부터 위대한 정신을 담은 책에 이르기까지, 어떤 책이든 나름의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다](본문 278페이지)

책은 만들어지고 읽히면서 사람들의 생각에 변화를 가져오게 한다. 뿐만 아니라 책 스스로도 그 운명의 변화를 맞는다. 대단한 장서가로 유명했던 홍길동의 저자 교산 허균의 그 많은 책들은 어디로 갔을까? 라는 의문을 제기하며 책의 운명에 대해 이야기 하는 저자의 마음을 알 것도 같다.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고 아끼는 어떤 책 역시 시간이 흘러 어떤 운명을 맞을지 모를 일이다.

선인들이 책을 만들며 책 속에 담은 뜻을 오늘날까지 이어받아 그 정신이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정으로 책을 사랑하는 마음이 아닐까 싶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나에게 왔던 책이 나의 생각을 변화 시키고 삶의 방향을 제시하며 책 스스로의 운명을 다해가는 것처럼 진정 책을 사랑하는 마음이 어떤 것인지 옛 지식인들이 책을 대하는 마음을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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