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바람꽃
복수초로 시작된 새 봄의 꽃나들이가 첫번째 절정에 이르른 때에 만나는 꽃이다. 봄볕이 그러하듯 화사하기 그지없이 피는 꽃이기에 가히 봄바람나게 만드는 일등공신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꽃을 보고자하는 이들을 먼 길 나서게하는 꽃이다.

바람꽃은 바람이 잘 부는 곳에 자라는 들풀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변산바람꽃은 하얀 꽃받침이 떠받치고 있는 꽃자루 안에는 가운데 암술과 연녹색을 띤 노란색 꽃이 있다. 이 오묘한 조화가 꽃의 존재 자체를 더 돋보이게 한다.

각기 다른 곳에서 변산바람꽃을 만난다. 개화상태나 날씨 등에 따라 느낌이 다를 수 있다지만 유독 한 곳의 꽃은 그 특유의 화려함이 드러나지 않아 보인다. 시기를 달리해서 살펴봐도 그 느낌은 변하지 않았다.

긴겨울 꽃을 기다리게했던 탓일까 '덧없는 사랑', '기다림'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금둔사 매화
정월 초하루에 찾았고 올해들어 두번째 매화향기를 찾아 나선다. 지난번엔 혼자였다면 이번엔 꽃친구들이 함께 한다.

납월매臘月梅
찬 서리 고운 자태 사방을 비춰
뜰 가 앞선 봄을 섣달에 차지했네

*신라인 최광유가 지은 납월매의 일부다. 납월은 음력 섣달을 부르는 이름이니 꽃을 보고자하는 급한 마음을 알아 한겨울에 피는 매화를 일컬어 납월매라 부른다.

봄보다 먼저 핀 꽃의 속내가 붉다. 애달픈 가슴앓이로 서둘러 피려는 마음이니 붉지 않을리가 없다. 감추지 못하는 마음이 화려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수줍게 비치는 것은 그 단순함에 있을 것이다.

그곳에는 홍매를 비롯하여 백매와 연분홍색의 매화가 피어있다. 봄맞이로 홍매를 보고자 들렀을 이들의 마음을 다독이느라 먼저 피어 향기를 품게하는 것은 아닐까.

더욱 진한 그 향기 흠향歆饗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노루귀
짝사랑이다. 청색의 노루귀가 화사하고 신비스런 색감으로 단번에 이목을 끈다면 하얀색은 다소곳하지만 그래서 더 은근함으로 주목하게 만든다.

이 두가지 색이 주는 강렬한 맛에 분홍이나 기타 다른 색의 노루귀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나 이쁜구석이 있다. 지극히 편애하는 대상이다.

더디 오는가 싶던 봄이지만 이제 하나둘 피기 시작한 봄꽃이 속도전을 치루듯 한꺼번에 피어날 것이다. 이른시기에 피는봄꽃은 금방 져버리니 괜시리 마음만 바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轉輾寒衾夜不眠 전전한금야불면

鏡中惟悴只堪憐 경중유췌지감련

何須相別何須苦 하수상별하수고

從古人生未百年 종고인생미백년

찬 자리 팔베개에 어느 잠 하마오리

무심히 거울 드니 얼굴만 야윗고야

서로의 이별은 서럽고 괴로워라

백년을 못 사는 인생 이별 더욱 서러워라

*두향이 이황과 이별하며 매화분을 건네는 마음이 이와같을까다. 이별 후 살아서는 다시 보지 못했던 그리움이다.

이황 역시 두향을 잊지 못한 것일까. 머리 맡에 둔 매화분을 보며 그리움에 답이라도 하듯 남긴 수많은 매화 시 중에 하나다.

陶山月夜詠梅 도산월야영매

步躡中庭月趁人 보섭중정월진인

梅邊行遶幾回巡 매변행요기회순

夜深坐久渾忘起야심좌구혼망기

香滿衣巾影滿身향만의건영만신

도산의 달밤에 매화를 읊다

뜰을 거니노라니 달이 사람을 좇아오네

매화꽃 언저리를 몇 번이나 돌았던고

밤 깊도록 오래 앉아 일어나기를 잊었더니

옷 가득 향기 스미고 달그림자 몸에 닿네

*추위에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는 梅香매향이 강을 건너는 봄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호시우행 2026-02-24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진님,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소서. 이황의 매화시, 내 블로그(네이버)에 담아 갑니다.
 

'풍년화'
부지런한 사람들의 이른 꽃소식에 마음이 앞선다. 귀한 때 귀한 꽃을 보고자 하는 마음을 익히 알기에 마음따라 몸도 부지런해져야 할 때다.

지난해 잎이 말라 있는 가지에 꽃이 풍성하게 핀다. 꽃잎 하나 하나를 곱게 접었다가 살며시 펼치는 듯 풀어지는 모양도 특이하지만 그 꽃들이 모여 만드는 풍성함도 좋다.

봄에 일찍 꽃이 소담스럽게 피면 풍년이 든다고 풍년화라고 한다. 힘겹게 보리고개를 넘었던 시절에 우리나라에 들어와 배고픈 사람들의 염원을 담았는지도 모르겠다.

매화를 시작으로 납매, 복수초에 변산바람꽃, 노루귀까지 봤으니 올해의 꽃놀이도 순조롭게 시작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