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짜개덩굴'
잣나무가 사라진 바위 틈에 푸른 잎의 작은 아이가 다닥다닥 붙어있다. 응달진 쪽을 벗어나지 않는 것이 햇볕과는 거리를 두고 살고 싶은 모양이다. 암자의 예불소리와 함께 살아가니 그 속내는 어떨까 궁금해 진다.


콩짜개덩굴은 주로 해안 산지나 섬 지방의 그늘진 바위나 나무줄기에 붙어 무리지어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두툼한 잎에서 전해지는 질감이 독특하다.


영양엽이 콩짜개와 비슷하기 때문에 '콩짜개덩굴'이라고 한다. 짜개는 '콩이나 팥 따위를 둘로 쪼갠 것의 한쪽'은 의미하니 이름이 붙은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따뜻한 바닷가 숲을 떠나 내륙 깊숙한 바위에 자리잡은 사연이 따로 있을까. '꿈속의 사랑'이라는 꽃말에 마음이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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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가 아님을 몸으로 증명하고 있다. 나름 가을이 영글어 깊어짐의 증표로 삼는 것 중 하나가 이 잎의 붉어짐이다. 앞서 간 벗들의 서두름과는 상관 없다는 듯이 여전히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으니 계절은 더 머물렀다 간다는 의미로 이해한다.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도종환 시인은 희망을 보며 함께 어우러짐으로 '절망을 놓지 않는다'는 희망을 담았다. 이런 따뜻한 시선으로 이 잎을 보던 이는 또 있었다.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에 등장하는 잎이 그것이다.

중력을 거슬러 수직벽을 올랐다. 처음은 미약하였으나 줄기를 키워가는 시간이 쌓였으니 이제 스스로도 든든함을 믿을 수 있을 정도는 되었다.

담쟁이덩굴이 하늘이 높은 줄을 모르고 오를까.

비 그쳤으니 계절은 활을 떠난 화살같이 겨울로 달려갈 것이다. 그 사이 잠시라도 틈을 내어 계절이 주는 아주 특별한 선물을 놓치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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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추적 쉴 틈도 없이 내린다. 과하지 않아서 지금 이 때를 누리라는 비의 배려라 여기기에 한없이 고맙다. 오는지 가는지도 모르게 내리던 비가 앞산 허리에 안개를 둘러두고 가는가 보다.

거꾸로 선 키다리 나무엔 아직 가을이 찾아오지 않았고 땅에 고인 빗물에 젖어 너무 늦지 않게 찾아올 가을의 때를 기다린다.

곱게 물든 단풍이 곱게 내린 비에 곱게 내려 앉았을 것이다. 그곳에 가면 나도 단풍 따라 곱게 물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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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읽는_하루

당신의 눈

당신이 오래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인지 몰랐습니다
가만히 멈추어 서서 한 곳을, 한 사람을, 한 사물을 보고 있었습니다
가장 낮은 숨소리를 들을 때까지 들여다보고 조용히 되작이다가 
몇 번의 생각 끝에 말을 하는 사람이더군요
얻을 게 없어도 시선을 붙든 것에 마음을 한참 걸어 두는 사람이었습니다

훗날 당신이 모든 것을 잃는 날이 온다 해도
나는 당신이 실패한 인생을 살지 않았다고 증언할 수 있어요
내가 당신 곁에 오래 머물렀던 건 그 이유뿐입니다
당신의 눈동자에 오래오래 갇혀 있고 싶었습니다

*'오후 세 시의 사람'에 나오는 최옥정의 글 '당신의 눈'이다. 글 속에 담긴 넉넉한 온기가 넘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매꿔준다. 사람을 바라다보는 마음에 무엇이 담겨야하는지를 겨울로 가는 입동날 곰곰이 생각해 본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핸드드립커피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리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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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쑥부쟁이'
자잘한 꽃이 풍성하게도 피어 오랫동안 함께 한다. 비교적 늦게 까지 피는 다알리아가 서리에 꽃 잎이 시드는 것도 지나서 꽃이 궁해지는 때에도 피니 고맙기도 하다.


이 꽃을 보게되면 먼저 드는 생각이 환경부지정 생태계교란 환경유해식물이라는 점이다. 외래식물로 워낙 생명력이 강하여 주변 다른 식물의 근거지를 파괴한다는 것이 그 주요한 이유다.


지정된 환경유해식물로는 돼지풀, 단풍잎돼지풀, 서양등골나물, 털물참새피, 도깨비가지, 애기수영, 가시박, 서양금혼초, 양미역취, 가시상추, 갯줄풀, 영국갯끈풀, 미국쑥부쟁이 등이다. 식물 입장에서야 억울한 측면도 있겠지만 대상에 따라 가려보는 지혜도 필요하리라 본다.


미국쑥부쟁이 경우 나름 관상의 가치가 있어 뜰어 심었다. 몇년 지났으나 우려할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리움', '기다림'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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