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깽깽이풀'
몇 번이고 그 숲에 들었는지 모른다. 노루귀 꽃잎 떨구면서부터 행여나 소식있을까 하는 없는 짬을 내서라도 숲에 들었다. 지난해 노루귀에 이어 큰 무리가 사라진 후 연거퍼 수난을 당하는터라 생사확인하는 마음이 불안하다.


가늘고 긴 꽃대를 올렸다. 독특한 잎과 함께 붉은 생명의 기운으로 새싹을 낸다. 여럿이 모여 핀 풍성한 모습도 홀로 피어난 모습도 모두 마음을 빼앗아 가는 녀석이다. 봄 숲에 고운 등불 밝히는 꽃이다.


아름다운 것은 빨리 시든다고 했던가. 피는가 싶으면 이내 꽃잎을 떨군다. 하트 모양의 잎도 꽃만큼이나 이쁘다. 풍성해지는 잎이 있어 꽃잎 다 떨어지고 난 후 더 주목하는 몇 안되는 종류 중 으뜸이다.


강아지가 먹으면 깽깽거린다거나, 농사를 준비하는 바쁜 철에 피어난 모습이 마치 일 안 하고 깽깽이나 켜는 것 같다거나 깨금발 거리에 드문드문 피어서라는 등 '깽깽이풀'이라는 이름에 대한 유래는 여러가지다.


올 해는 흐린날에만 이 꽃을 본듯 하다. 특유의 이쁜 모습에 유독 사람들 손을 많이 탄다. 수없이 뽑혀 사라지지만 여전히 숨의 끈을 놓지 않은 생명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안심하세요' 라는 꽃말이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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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시'
-임상희 그림, 정진아 편, 나무생각

이 책은 "8년째 EBS FM [시詩 콘서트]를 집필 중인 정진아 작가가 음식으로 인생을 이야기하는 시를 모아 각각의 시에 대한 단상을 함께 실은 에세이다."

"달고, 짜고, 맵고, 시큼하고, 씁쓸하고, 뜨겁고, 또 차가운 음식은 우리 인생과 많이 닮아 있다."

맛이 담긴 음식에 그 맛의 깊이와 향을 더하는 시가 만나면 어떤 맛을 낼까. "외롭고 힘들고 배고픈 당신에게" 음식과 시의 적절한 만남을 주선한 작가의 글맛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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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괴불나무'
몇해를 두고 볼 수 있기를 바라던 나무다. 나는 남쪽에 있고 나무는 북쪽에 있어 닿기에 시간과 공간의 차이가 제법 커 보였다. 마음에 품은 것은 그때가 언제가 되었던 오게 마련인 모양이다.


아직 냉기가 가시지 않은 숲에 잎이 나오기도 전에 가지 끝에 간신히 매달려 절정을 드러낸다. 혼자라면 민망해질 수도 있기에 쌍둥이처럼 닮은 벗을 동반하고 기어이 붉은 속내를 드러낸다. 아무 데서나 흔히 만날 수 있는 나무는 아니라지만 그보다는 독특한 꽃으로 만나고 나면 반드시 기억되는 나무다.


꽃 만큼 붉은 열매도 한몫한다. 푸르름이 한창인 여름에 싱싱한 잎사귀 사이의 곳곳에서 콩알만 한 크기의 열매가 쌍으로 마주보며 열린다.


이른 봄에 노란빛이 도는 흰색의 꽃이 피는 남쪽의 길마가지나무와 더불어 꽃 색깔의 대비로 주목받는 나무이기도 하다. 먼 길 나들이에서 올해 처음으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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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빛으로 오고 그 빛은 땅속에서 솟아난다고 말하는 이의 마음이 더해져서 봄은 꿈을 꾼다. 봄이 꾼 꿈이 영글어가는 동안 빛을 품은 식물은 초록에 초록을 더하며 겹으로 짙어진다.

꾸물거리는 하늘이 반겨 맞을 비를 부를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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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산에 꽃이 있다 - 들꽃을 처음 만나는 사람들을 위한 야생화 입문서
조영학 지음 / 글항아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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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산에만 꽃이 있는 것은 아니다

처음 본 꽃인데 수없이 많이 본 꽃처럼 이름부터 불러지는 꽃이 있다반면에 수없이 많이 본 꽃인데도 이름을 까먹은 꽃이 잇다지극히 개인적으로 꽃에 대한 호감도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지만 외우기 어려운 이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꽃을 본다고 들로 산으로 꽃을 찾아다닌 지가 몇 해가 되지만 반복되는 현상이다.

 

무슨 특별한 방법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자주 보고 눈에 익히는 수밖에 없다자주보고 눈에 익히는 최선의 방법이 자연 속에서 실물을 보는 것이지만 여의치 못한 경우 도감이나 사진 자료를 통해 눈에 익히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된다그런 측면에서 도감은 유용하나 식물에 대한 전문적인 용어로 설명해 놓은 것들이 대부분이라 그것도 만만찮다여기서도 초보자가 꽃을 보고 이름과 그 특성을 익히는데 어려움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조영학의 천마산에 꽃이 있다는 들꽃을 처음 만나는 사람들을 위한 야생화 입문서로써 적절한 안내서다다른 들꽃 안내서와는 조금 다른 접근이라는 특색이 초보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는 장점이라 여겨진다어려운 식물용어도 거의 없고 직접 발품 팔아 만난 꽃에 관한 이야기라서 오히려 들꽃의 세계로 안내하는 길잡이 역할을 잘하고 있다.

 

저자는 540 여 종의 들꽃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 놓고 있다이 정도의 숫자라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확인 할 수 있는 들꽃의 대부분을 다루고 있다고 해도 될 만큼 풍부한 자료를 포함하고 있다들꽃 이야기의 근거로 삼은 천마산에서 확인 한 꽃과 비슷한 다른 꽃도 함께 보여주며 안내하고 있어서 초보자에겐 더 없이 친절한 안내서다.

 

이 책에서 저자가 들꽃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배경이 되는 곳이 천마산이다천마산(812m)은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산으로 고려 말 이성계가 산이 높아 손이 석자만 더 길어도 하늘을 만질 수 있겠다고 했다는 고사에서천마산즉 하늘을 만질 수 있는 산이라 이름 지었다 한다계절 따라 다양한 종류의 들꽃이 많아 꽃을 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자주 찾는 산이라고 한다.

 

저자가 들꽃의 보고라는 천마산의 들꽃을 이야기 한다지만 꽃이 천마산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전국 어디든 자신이 사는 곳의 가깝고 친근한 산에 들면 꽃은 있다천마산과 차이가 있다면 종류와 분포수일 것이다그렇더라도 웬만한 들꽃들은 직접 볼 수 있으니 들꽃나들이에 이 책을 들고 다니면서 확인한다면 어려가지 즐거움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꽃은 이쁜 것을 보는 즐거움 뿐 아니라 삶에 향기를 더해주는 더없이 친절한 벗이다꽃들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는 이 봄부터 야생화 입문서 하나쯤 들고 꽃 나들이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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