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난초'
봄 가뭄이 심했나 보다. 여름으로 치닿는 숲은 습기보다는 푸석대는 건조함이 느껴진다. 홀딱 벗었다고 소리치는 새의 울음소리를 따라 걷는 숲길엔 이미 나왔어야하는 식물들이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몇차례 비가 내리고 때를 기다렸다는듯 올커니하고 나타날 신비한 생명들을 기다린다.


한적한 숲에 홀로 우뚝 서서 자신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고 있다. 연한 자줏빛이 도는 갈색으로 피는 꽃이 꽃봉우리를 만들어 아래를 향해 서 있다. 알에서 막 깨어난 새끼 새들이 먹이를 찾듯 자잘한 꽃이 얼굴을 내밀고 아우성이다.


약난초라는 이름은 옛날부터 한방에서 위염, 장염, 종기, 부스럼 등의 치료제로 쓰였기 때문에 붙여졌다고 한다. 꽃이 탐스럽고 진달래꽃과 같은 색으로 고운 꽃을 많이 피우기 때문에 두견란杜鵑蘭이라고도 부른다.


우리나라가 원산지다. 독특한 꽃모양 주목을 받으면서 무분별한 채취로 자생지 및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였다. 환경부에서 희귀종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지정번호 식-39)


꽃을 찾아 다니다보면 무엇이든 시간과 장소가 적절한 때를 만나야 볼 수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인연'이라는 꽃말이 주는 의미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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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읽는_하루

비스듬히

생명은 그래요.
어디 기대지 않으면 살아갈 수 있나요?
공기에 기대고 서 있는 나무들 좀 보세요.

우리는 기대는 데가 많은데
기대는 게 맑기도 하고 흐리기도 하니
우리 또한 맑기도 흐리기도 하지요.

비스듬히 다른 비스듬히를 받치고 있는 이여.

- 시인 정현종 '' -

*정현종 시인의 시 '비스듬히'다. 한자의 사람인 人을 설명하면 '비스듬히 다른 비스듬히를 받치고 있는' 그것과 같다. 사람뿐이랴. 서로 기대지 않고 사는 것은 하나도 없다. 주변을 돌아 볼 일이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핸드드립커피#장미축제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리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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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힌 등이 다르니 비는 소원도 다르다. 어떤 등이든 모든 등은 어둠을 밝히는 자신의 소명에 충실하다. 그 속에는 간절함이 담긴다. 내 마음 미망迷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길을 밝혀줄 등불을 켠다. 

길 끝나는 곳에 그대가 있음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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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가 있고 없는 것은 내게 달렸으며, 그 재주를 쓰고 쓰지 않는 것은 남에게 달렸다. 나는 내게 달린 것을 할 뿐이다. 어찌 남에게 달린 것 때문에 궁하고 통하며 기뻐하고 슬퍼하다가 내가 하늘로부터 받은 것을 그만둘 수 있으랴"

*조선후기를 살았던 위항시인 홍세태(1653~1725)의 글이다. 한시에 대한 재능을 널리 인정을 받았다. 위항문학委巷文學의 발달에도 중요한 구실을 하였으며 위항인의 시를 모아 '해동유주 海東遺珠'라는 위항시선집을 간행하였다.

꽃봉우리를 내밀고 때를 준비하는 금강애기나리의 모습이다. 점투성이 꽃이 핀 모습을 보지 못했지만 이미 본듯 넉넉한 마음으로 눈맞춤 한다. 다시 찾을 때에는 작아서 더 크게만 다가오는 이 꽃의 여유로움과 만날 것이다.

숲은 제게 달린 것을 묵묵히 하는 생명들의 숨터다. 늦거나 빠르거나의 기준은 이를 보는 사람의 마음작용일 뿐 자연은 때를 놓치지 않고 제 일을 한다. 조급함에 갇힌 마음을 다독이니 눈앞에 펼쳐진 세상이 비로소 보인다.

"어찌 남에게 달린 것 때문에 궁하고 통하며 기뻐하고 슬퍼하다가 내가 하늘로부터 받은 것을 그만둘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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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나물'
꽃 피었다는 소식은 여기저기서 들린다. 근처의 있을만 한 곳을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지 않아 아쉬운 마음에 없지는 않을 것인데 내가 못본 것이니 언젠가는 볼 날이 있을거라 여기며 마음을 접었다.


고향집 밭둑의 풀을 제거해 달라는 어머니 부탁으로 애초기를 매고 가는 길 묘지에 언듯 보인다. 애초기를 내려 놓고 확인하고나서 카메라를 가지러 다시 차까지 다녀오는 수고는 오히려 즐거움이다. 멀리서 들리는 어머니의 부르는 소리는 듣지 못한 것이다.


조개나물, 꽃 모양이 혀를 내밀고 있는 조개와 비슷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들여다봐도 긴가민가 아리송하다. 피는 모습, 색감 등 주목받기에 충분하다. 줄기에 털이 많은 것으로 비슷한 식물과 구분하는 기준으로 삼는다.


볕을 좋아해 양지쪽에 산다. 묘지 주변이나 잔디가 많은 곳에서 잘 자란다고 하니 식생을 알면 찾기도 수월하다. 한데 왜 사는 근처에서는 발견하지 못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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