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가 푸른낙타가 기거하는 곳에서 정담이 이어진다. 난로에서 나무 타는 소리가 정겹다. 나무 물고기가 사열하며 거드는 시간, 포근한 크리스마스 이브의 저녁이 고요하다. 

거슬러 오르는 물고기의 힘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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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를 생각하다 웃습니다

섣달 처음 눈이 내리니
사랑스러워 손에 쥐고 싶습니다
밝은 창가 고요한 책상에 앉아
향을 피우고 책을 보십니까
딸아이 노는 양을 보십니까
창가 소나무 가지에
채 녹지 않은 눈이 쌓였는데
그대를 생각하다
그저 좋아서 웃습니다

마음에 맺힌 사람아
어느 때나 다시 볼까
무엇을 이루자고 우리 이다지 분주하여
그리운 정일랑 가슴에 묻어만 두고
무심한 세월 따라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그저 흘러 흘러만 가는가

산창에 눈 쌓이니
사람을 그리는 맘도 깊어만 지는데
책을 덮고 말없이 앉아
솔바람에 귀 기울이다
그대를 생각하고
그저 좋아서 웃습니다

*김홍도의 글에 한승석이 노랫말을 더하여 한편의 이야기가 되었다. 간밤에 내린 눈으로 노래에 실린 그 마음을 불러와 누린다.

"섣달 처음 눈이 내리니 사랑스러워 손에 쥐고 싶습니다. 밝은 창가 고요한 책상에 앉아 향을 피우고 책을 보십니까? 딸 아이 노는 양을 보십니까? 
창가의 소나무에 채 녹지 않은 눈이 가지에 쌓였는데,
그대를 생각하다가 그저 좋아서 웃습니다."

풍속화가로 알려진 그 김홍도가 어느 겨울 아는 이에게 보낸 편지글이다. 눈과 어울린 이보다 더한 마음을 아직 접하지 못했다. 이제서야 겨울이 겨울다운 모양새를 갖춘다. 겨울이 좋은 이유에 김홍도의 마음 하나를 더한다.

https://youtu.be/V1rkP2bP9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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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 좋은 날이다. 늦가을 낙엽이 다 지도록 찾지 못했던 나무 품 안으로 들었다. 떨어진 잎은 색을 바래며 이미 자연으로 돌아가는 중이고 과육과 이별 중인 열매들은 특유의 냄새로 접근을 불허하고 있다. 

더디가는 가을이지만 바쁠 것도 없는 일상에서도 가을 정취를 누리지 못한 아쉬움이 늦은 발걸음을 한 이유이다. 

그래서였을까. 다른 때에는 보지 못했던 독뜩한 모습을 본다. 열매를 떨구고 난 자리가 늦게라도 찾아온 벗이 반갑다는듯 환하게 웃고 있다. 서로 물끄러미 쳐다보는 눈길이 만나 때늦은 감회에 젖는다.

내일은 춥다고 호들갑을 떨지만 오늘 볕이 이리 좋은 것을 보니 예년보다 못한 기세가 아닐까 어설픈 짐작으로 위안 삼는다. 대설을 코 앞에 두고도 눈 구경도 못한 겨울이 어디 겨울인가.

떠나보낸 자리에 남겨진 흔적이 꽃처럼 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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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 국악 잔치

ㆍ여는 무대 : 단가(사철가)
ㆍ기악단 : 산조합주 
ㆍ무용단 : 동래학춤
ㆍ창극 '지리산' 중 : 눈부신 꽃이여 생명이여
ㆍ2019 국립민속국악원 1년 간의 기록
ㆍ창극단 & 사물놀이 : 적벽
ㆍ창극단 & 기악단 & 무용단 : 육자배기, 흥타령
ㆍ사물놀이 : 판굿

2019. 12. 19(목) 오후 7시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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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읽는_하루



감나무쯤 되랴
서러운 노을빛으로 익어가는
내 마음 사랑의 열매가 달린 나무는
이것이 제대로 벋을 데는 저승밖에 없는 것 같고
그것도 생각하던 사람의 등 뒤로 벋어가서
그 사람의 머리 위에서나 마지막으로 휘드려질까 본데
그러나 그 사람이
그 사람의 안 마당에 심고 싶던
느껴운 열매가 될는지 몰라!
새로 말하면 그 열매 빛깔이
전생의 내 전 설움이요, 전 소망인 것을
알아내기는 알아 낼런지 몰라!
아니, 그 사람도 이 세상을
설움으로 살았던지 어쨌던지
그것도 몰라, 그것도 몰라!

*박재삼의 시 '한'이다. 나무에 기댄다. 애환과 그리움으로 여전히 내 안에 살아 꿈틀대지만 이제는 어쩔 수 없다. 그 사람에게 전해질 마음이 열매로 맺힐 수 있어 그 사람의 안마당에 들어가고 싶다. 그것도 감나무쯤은 되야 가능한 일이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우리밀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리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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