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밑씻개'
연분홍으로 아름답게 핀 꽃이 화사함 보다는 애달픔으로 읽힌다. 빼꼼히 내민 꽃술이 무엇인가를 하소연이라도 하듯 하늘을 향하고 있다. 가슴 속 묻어둔 설움이 꽃으로 피었나 보다.


밭둑이나 길가 풀 숲을 걷다보면 바지가랑이를 잡고 늘어지는 꽃이 눈맞춤하자고 성화다. 허리를 숙이고 활짝 열린 꽃의 마음을 다독이다 보면 줄기에 난 날까로운 가시로 살갗을 씻기고 만다. 더 가까이 다가서지 말라는 경고가 쓰리다.


'며느리밑씻개'는 집 근처의 울타리나 길가 구릉지 등에 흔히 자라는 덩굴성 한해살이풀이다.


꽃은 7~9월에 연한 홍색으로 가지 끝에 둥글게 모여 피고 잔털과 선모가 있다. 꽃잎처럼 보이는 꽃받침이 연분홍색이며, 꽃잎은 없다.


'며느리밑씻개'라는 이름의 유래는 '치질 예방에 쓰인 것'이나 '화장지가 귀하던 시절에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미워하여 부드러운 풀잎 대신 가시가 있는 이 풀로 뒤를 닦도록 했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으나, 일본 꽃이름 '의붓자식의 밑씻개'에서 왔다는 것이 정설이라고 한다.


'며느리밑씻개'의 일제 강점기 이전에 불렀던 이름은 '사광이아재비'인데, '사광이'는 '살쾡이', 즉 '산에 사는 야생 고양이'라는 의미다. 며느리밑씻개라는 부정적인 느낌의 이름보다는 '사광이아재비'나 북한에서 부르는 '가시덩굴여뀌'로 부르는 것이 좋을 듯하다. 하지만,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는 '며느리밑씻개'로 등록되어 있다.


가시모밀, 사광이아재비, 가시덩굴여뀌 등으로도 불리는 며느리밑씻개는 '시샘', '질투'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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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원 로망 컬렉션 Roman Collection 8
서진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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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흘러 싸늘하게 식어간 시간

작가와 작품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다가끔 페이스북에서 작가 서진연의 이야기를 접했다그것이 이 소설을 손에 들게 한 이유라면 미흡할까굳이 다른 이유를 찾는다면 나무옆의자 출판사의 '고품격 로맨스 소설 시리즈 로망컬렉션'의 여덟 번째 작품이라는 점이다이전 작품들을 접하며 사람의 마음자리의 다른 모습들을 확인했다는 기대감이리라.

 

"'수목원'은 잊었다고 생각한 과거의 연인 히데오와 함께 갔던 수목원을 우연히 TV에서 보고 관련된 기억이 하나둘씩 떠올라 마침내 그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작가가 동일본 대지진 직후 한순간에 사랑하는 사람들과 살아가는 터전을 잃은 뒤 떠나거나 남은 사람들을 생각하며 쓰게 된 작품"이라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어.”로 이별을 하고 그와 살던 일본을 떠나 자신이 태어난 한국으로 돌아온 이수는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 후 일에 묻혀 살면서 일 속에서 만난 사람과 애써 확인하지 못하는 사랑을 하고 어제가 오늘 같고 내일이 오늘 같을 나날들을 살아간다그러다 어느날 텔레비전에서 방영하는 도쿄에서 오사카로 가는 길에 연인이었던 히데오와 들른 수목원의 모습을 보면서 옛 사랑에 대해 다시 떠올리는 계기가 된다그 후 돌발적이지만 잠정되어 있던 여행을 떠나고 돌아온 후 사직서를 제출하고 일본으로 가서 옛 사랑과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고 묻혀질뻔 했던 사랑의 본류에 들어선다.

 

이 이야기의 흐름 속에 주목하는 것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야기되는 일련의 인간성 파괴의 현장이다.같은 맥락에서 러시아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이를 기저로 해서 진행되는 사랑이야기다. “주인공 이수는 내연의 관계인 재영과 신입 사원인 차 대리와의 관계가 의심스럽고재영의 아내 역시 만삭의 몸으로 이수를 찾아와 그들 사이를 의심하며 이수에게 하소연한다.” 그렇고 그런 삼류연애소설의 통속적 흐름이다.

 

이렇듯 사회적 통념을 벗어난 사랑과 이로부터 도피과정에서 옛사랑에 대한 묻힐뻔 한 속내를 알고 다시 그 옛사랑을 찾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는 이야기로 읽힌다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피폐해지는 인간의 삶이 한 요소이기는 하나 그것 역시 특별한 것이 되지 못하고 있다발간한 출판사가 의도한 고품격 로맨스 소설측면에서도 보더라도 무엇인가 아쉬움이 남는다.

 

자신을 낳아준 엄마의 사랑이야기와 꼭 빼닮은 사랑을 하고 그로부터 15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다시 그 사랑을 찾아간다는 것이 수목원의 연리목이라는 막연한 개연성에 의지할 뿐 애써 확인하지 못하는 사랑에서 도피하는 곳이 옛 사랑을 찾아 떠난 모습으로 읽혀진다무엇하나 정리해내지 못하고 도망치듯 일상에서 떠난 것으로 조용히 흘러 싸늘하게 식어간 시간을 무엇으로 채울 수 있을까? 그러기에 사랑은 고품격 로맨스가 아니라 아주 구체적인 현실임을 확인한다그 현실을 바탕으로 관계 사이에 이뤄내 가는 것이 사랑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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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의 시간이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고 있음을 온 몸으로 증명하는 일이다. 낮과 밤의 차이가 남아 지난 여름을 기억하는 일이기도 하다.

안개의 시간은 더디간다. 아침해도 느긋하고 덩달아 새들도 늦장을 부린다. 농부의 발길에서 이슬이 깨어는 것도 산을 넘는 바람보다 무겁게 일어나고 더디게 눕는다.

저 들판이 황금색으로 물들었다가 이내 황망한 속내를 다 보여줄 때까지 안개는 제 시간을 허투로 남기지 않는다.

나 역시, 그 안개의 시간을 더디게 건널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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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가득한 뜰에 맑고 밝은 소리로 새들이 날아든다. 새의 가벼운 날개짓에 토방에서 뜰을 건너 감나무까지 잠든 안개는 금방이라도 걷히겠다.

소소한 내 하루의 시작이다.
안개가 걷혀가는 뜰에 커피향이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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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풀'
긴 줄기를 높이도 올렸다. 그 끝에 맺힌 봉우리에서 하나씩 터지듯 피는 꽃이 붉어서 더 애틋한 마음이란걸 짐작할 수 있다.


숲길을 걷다보면 풀 속에 줄기가 우뚝 솟아 올라 대롱대롱 꽃방망이를 하나씩 달고 있어 슬쩍 쓰다듬어 본다. 그렇게 인사 나누기를 수없이 반복하고서야 비로소 담았다.


'오이풀'은 전국의 산과 들에 흔하게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줄기는 곧추서며, 가지가 갈라지고, 잎은 어긋난다.


꽃은 7~9월에 이삭꽃차례로 빽빽하게 달리며, 진한 붉은색 또는 드물게 흰색이다. 꽃차례는 곧추서며, 원통형이다.


어린 줄기와 잎은 오이 냄새가 난다고 해서 오이풀이라고 부른다. '존경', '당신을 사랑 합니다'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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