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단풍'


살만 섞는다고
내 사람이 된당가
시퍼런 나뭇잎에
뻘건 물이 들대끼
그냥 죽고 못 살 정도로
화악 정이 들어부러야제
저것 잠 보소
저것 잠 보소
핏빛 울음 타는
전라도 단풍 보란마시
아직 갈 때가 안 되얏는디
벌써 훌훌 저분당께
뭔 일인가 몰라
뭔 일인가 몰라
물어나 봐야 쓰것네
물어나 봐야 쓰것네


*임찬일(1955~2001)이 어떤사람인지는 모른다. 이 시를 풍문으로만 듣고 이제서야 제대로 만난다. 여기저기 수소문해보니 남녘땅 나주 출신이란다. 작품으로 '임제'라는 장편소설도 있고 '알고 말고 네 얼굴' 등의 시집도 있다. 2001년 젊은 나이 47세에 타개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이 시만큼 전라도가 품고 있는 맛과 멋을 오지게 쏟아내는 사람의 말을 접하지 못했다.


어제 내린 비로 곱던 단풍도 제 빛을 다하지도 못했는데 다 떨어지고 말겠다. 아쉬움보다는 몹쓸 회한만 남기고마는 이 가을이 야속타. 시인의 단풍과 내가 눈맞춤한 단풍의 붉은 속내는 다르지 않을진데 시인의 단풍풀이에 허방을 걷듯 속절없이 당하고 만다. 그렇게 당할 수 있어서 참으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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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운주름잎"
넓은 턱주걱을 활짝 열어두고서 누구를 기다리는 것일까. 굴곡도 만들고 털도 세웠고 그래도 모를까봐 화장도 했다.


텅빈 논 그 사이를 가르는 논둑 양지바른 곳에서 누운 몸을 일으키고 있다. 마치 제 철인양해도 철모르는 녀석이 닥칠 추위를 어떻게 견디려는 걸까. 누굴 탓하랴 제 좋아서 저절로 핀 것을~.


누운주름잎은 습기 있는 밭둑, 하천가의 습한 곳에서 다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뿌리잎은 뭉쳐나고 줄기잎은 마주난다. 뿌리잎은 크고 줄기잎은 작다.


꽃은 5~8월에 자줏빛으로 달려 피는데 꽃차례에 털이 있고 작은 꽃자루는 꽃받침보다 길다. 꽃부리는 입술 모양인데 아랫입술꽃잎이 윗입술꽃잎 보다 크며 3개로 갈라진다.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어느날과 가을에서 겨울로가는 어느날이 닮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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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 제43회 정기연주회


위대한 전통ᆞ한국의 맥,
"천년지악 千年之樂"


2016.11. 16(수)~17(목) 19:30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프로그램
1. “새날, 밝음이 되다.” (동트는 대지)_ 작곡/강상구
2. `백제, 세상을 깨우다.` (백제의 탄생) _ 작곡/강상구
3. “Dream of Baekje”(백제의 꿈)_작곡/이승곤
4. “국악관현악을 위한 <견훤>” (웅비하라! 왕도의 땅이여!)_작곡/강성오
5. “약무호남, 시무국가 若無湖南 是無國家” (국난에 맞서 항쟁한 위대한 역사) - 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_ 작곡/안태상
6. “천년지악 千年之樂” (“천년의 울림, 천년의 소리” - 천년의 역사를 이어 천년의 음악을 만들어간다)_작곡/안태상


*총감독_ 조용안(전라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장)
*객원지휘_ 김성진(한국예술종합학교 객원교수)
*연출_ 류경호(전주대학교 공연엔터테인먼트학과 교수)


*백제유적지구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기념하여 마련된 이번 정기연주회 천년지악은 백제의 땅에서 살아가는 후손들의 기상과 역사를 담아 미래를 희망으로 가꿔갈 꿈을 마련하는 의미가 있어 보인다. 천년 역사를 간직한 백제의 땅에서 백제의 꿈과 그 꿈을 실현코자 했던 영웅의 이야기를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현주소를 밝히는 일이 될 것이다.


이번 무대에 오른 6곡 전부가 위촉 초연된다는 것은 전라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이 열과 성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과도 같다. 이는 매번 무대가 관객들로부터 공감을 불러와 찬사를 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어 보인다. 하여, 무대에 오른 공연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 노고에 고마움을 느낀다.


조명의 혼란스러움, 한 곳으로 모아지지 못하는 소리로 인해 다소 어수선해 보이는 무대가 아쉽긴 했으나 그것을 무색케하는 연주자들의 열성적인 모습이 참으로 좋아보인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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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식이 전해지는 하루의 시작이 꾸물꾸물하다. 꼬박 일 년을 준비하고도 바람에 의지해 먼 여행을 떠나야하는 왕고들빼기의 수고로움이 오히려 대견해 보이기까지 한다. 

부디 긴 바람이 멀리불어 그 꿈을 실어다주길 바라며 두손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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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장나무'
붉은 바탕과 푸른 열매가 강렬한 색의 대비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새들의 먹이로 주목받아야 다음 생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날개를 젖힌듯 한껏 준비된 자세가 꽃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날고 싶은 것이다. 땅에 발붙이고 사는 모든 생명의 소망 중 하나는 하늘을 나는 것이 아닐까. 그 바람을 끝까지 놓치않는 나무의 꿈에 내 소망도 얹어본다.


누리장나무는 산기슭이나 골짜기의 기름진 땅에서 자라는 작은키나무다. 개나무·노나무·깨타리라고도 하며 냄새가 고약하여 구릿대나무라고도 한다.


꽃은 8~9월에 끝 부분이 다섯 개로 갈라진 동전 크기만 한 꽃이 흰빛 또는 연분홍빛으로 무리지어 핀다. 수술이 길게 뻗어나온 모습이 독특하여 멀리서도 금방 눈에 띈다. 열매는 둥글며 10월에 짙은 파란빛으로 익는다.


누릿한 장 냄새가 난다고 누리장나무라고 불리지만 꽃이 필 때는 향긋한 백합 향을 풍긴다.

여름의 꽃과 가을의 열매를 보면 '친애', '깨끗한 사랑'이라는 꽃말이 잘 어울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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