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를 기다려 공존의 시간을 맞이한다. 순간이 영겁으로 머물게 되는 때가 따로 있지 않고 주목하는 그 순간과의 공감이 우선이다. 아침달을 보자고 뜰에 내려선 순간 들어온 마음이 이곳에 있다. 오래전 처마끝에 풍경을 달고 싶었던 이유가 마치 여기에 있는 것처럼 오랫동안 눈맞춤 한다.

뎅그랑~ 풍경이 우는 이유는 바람 때문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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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놀자
언제가 꼭 해보고 싶었다. 마침 기회가 있어 일요일 오후면 나무공방에 간다. 자르고 깎고 문지르다 보면 시간 가는줄도 모르고 몇시간씩 몰두한다.


톱밥의 어지러움과 답답한 나무 먼지 속에 있어야 하는 불편함이나 귀찮음 보다 도구를 이용하는 적당한 소음과 나무 특유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내 손으로 직접 무엇인가를 만들 수 있다는 것과 그것이 나무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 갈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나무의 향기를 맡고 손에 닿는 나무의 질감을 온전히 느끼며 형태를 갖춘 무엇인가를 만드는 동안 나만의 시간을 즐기고 싶은 마음이다.


버린 나무를 주워서 나무가 가진 결대로 따라가며 만들어본 첫번째 결과물이다. 차받침, 빵도마ᆢ무엇으로 사용할지도 모르지만 직접 만들었다는 것에 의미를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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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볕인양 그럴싸한 폼으로 사방을 애워싸고 덤벼들며 아애 통으로 품을 기세다. 굳이 양지바른 곳 찾지 않아도 될만큼 넉넉한 볕이 코끝까지 와 있는 봄을 뜀박질하게 만든다. 살랑거리는 바람따라 꽃향기 스민다. 살포시 다가온 볕에게 품을 열어두니 아직은 끝맛이 맵다. 

아차하는 순간 봄볕이라 속고 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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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꽃놀이
얼마만에 오르는 길인지 기억도 까마득하다. 무등산의 품에 살다 벗어나 집근처 놀이터가 생긴 후 다소 멀어진 산이다. 지난해 함박꽃을 보자고 오른 후 두번째 꽃보러 무등산을 오른다.


증심사주차장-제1수원지-평두메능선-바람재-토끼등-중머리재-새인봉삼거리-약사사-증심사주차장


험한 길이 아니기에 봄이 어디까지 왔는지 살피며 '변산바람꽃' 피었다는 곳으로 올랐다. 능선을 올랐는데 이정표를 찾지 못하고 헤매다 겨우 눈맞춤 할 수 있었다. 지난해 불갑사에서 보고 두번째 눈맞춤이지만 개체수가 워낙 적어 다음을기약 한다.


봄날의 볕이 좋은날 사람들이 산으로 몰렸는지 바람재에서 새인봉삼거리는 북세통으로 봐야할 정도라 산의 몸살이 시작된듯 싶어 괜히 걸음만 빨라진다.


두번째 꽃 복수초는 여기저기 올라오느라 분주하기만 하다. 이른꽃들은 이미 지고 이제 제철이라도 되는듯 발옮기기가 여간 조심스러운게 아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온 산에 노오란 등불을 켜 놓은듯 장관을 이루겠다.


따사로운 햇볕과 계곡의 힘찬 물소리와 물오른 가지들의 끝에서 겨울눈이 풀어지는 생기로 봄은 이미 이만큼이나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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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밭 속의 생각 태학산문선 304
문일평 짓고, 정민 풀어씀, 김태정 사진 / 태학사 / 2005년 4월
평점 :
품절


꽃과 사람의 상호작용

많은 사람들이 꽃을 좋아한다계절이 바뀌는 시기특히 겨울에서 봄으로 이어지는 때에는 꽃구경이라는 형태의 나들이를 유행처럼 즐기기도 한다그렇게 꽃을 가까이 두고 꽃과 함께 나눌 수 있는 다양한 감정과 의지를 표출하고 누린다하지만대부분의 사람들의 꽃을 대하는 현장에서 즉흥적인 감정을 누리고자 할뿐 꽃과의 감성적 공감을 넘어선 인문학적 접근을 시도하지 않고 있다.

 

꽃은 꽃으로만 머물지 않는다꽃을 보는 사람들의 마음에 적극적인 영향을 끼쳐 심신의 안정을 주기도하고 행복한 느낌을 전해주어 꽃과 함께하는 동안 무엇보다 즐거운 시간을 누리도록 돕기도 한다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꽃을 가꾸는 사람들은 훨씬 더 적극적인 작용으로 꽃과의 교감을 통해 꽃이 주는 혜택을 누리게 된다이렇게 사람들의 일상을 함께하는 꽃에 대한 특별한 감상을 기록한 사람이 있다바로 문일평이 그 사람이다.

호암湖岩 문일평文一平(1888~1939)은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가이자 언론인이며 민족주의 사학자다교육 활동과 일제 강점기 조선의 고서적역사에 대한 연구 등을 하였다그는 정인보안재홍과 함께 1930년대 조선학 운동을 주도한 역사학자이기도 하다.

 

이 책은 문일평 선생의 '화하만필花下漫筆'과 사상史上에 나타난 꽃 이야기'를 정민 선생이 꽃에 따라 새롭게 배열하고 현대인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엮은 책이다.

 

"매화배꽃진달래철쭉영산홍동백해당화살구꽃복사꽃장미작약연꽃나리꽃봉선화도라지꽃할미꽃박꽃접시꽃앵도화백일홍무궁화목련화사계화맨드라미능소화,난화난초편화제비꽃모란꽃서향화치자해바라기수선화옥잠화금전화패랭이꽃추해당수구화양귀비국화나팔꽃"

 

문일평 선생이 주목했던 식물들이다귀하고 귀하지 않은 꽃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선생이 관심 갖는 꽃은 깊은 산골짜기에만 사는 희귀식물이 아니라 사람들의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식물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그렇기에 독자들로 하여금 더 깊은 공감을 불러오는 글들로 꾸며져 있다.

 

위와 같이 일상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꽃에 대해 그 연원을 밝히고 꽃을 노래한 시와 시조 등을 중심으로 꽃의 이야기를 펼쳐간다그냥 보고 지나치는 꽃이 아니라 사람의 일상의 주변에 있으며 그 꽃을 바라보는 사람의 감정과 의지를 담은 문한작품을 함께 만날 수 있다.

곧 꽃 피는 봄이 시작된다그 꽃은 평범한 일상에 마음의 여유를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준다문일평의 글맛과 김태정의 사진이 어우러진 꽃이 전하는 향기를 누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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