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의 숲'
겨울의 잔재가 여전히 남아 있는 칙칙함 속에서 봄볕의 위용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발걸음을 멈추고 조심스럽게 숨을 쉬면서 이미 숲에 적응된 눈을 가만히 들어 숲의 속살로 파고드는 햇살을 따라간다. 시선이 멈추는 곳에 꿈틀대는 생명의 몸짓을 본다.

볕을 가득 안고 돋아나는 새순은 붉거나 연초록의 연약하기 그지없지만 무엇보다 강한 생명이 가지는 힘의 증거이기도 하다.

눈맞춤, 햇살과 나무 그 사이에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이기도 하지만, 때론 스스로를 잊어버리는 몰입의 때이기도 하다. 이 경험이 주는 환희가 있어 생명의 꿈틀거림으로 요란스런 봄 숲을 찾는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봄의 숲은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가슴을 펴고 설렘으로 다가올 시간을 마주하게 만들어주는 마법의 힘을 발휘한다. 알든모르든 모든 생명이 봄앓이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먼 산에 피는 산벚꽃으로 봄이 익어가듯 사월의 숲에서 나의 봄앓이도 여물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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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조장나무'
늘 다니는 숲에서 문득 낯선 풍경을 만난다. 같은 숲이라도 계절에 따라 다르고 같은 계절도 때와 시간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같은 곳을 반복해서 가지만 단 한번도 같은 숲이 아니다.


낯설기도 반갑기도 하다. 처음 눈맞추는 거의 모든 식물에서는 느끼는 것과는 다른 신비로움까지 동반한다. 기억속 사람들이 줄줄이 하늘로 올라가던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며 한참 동안 눈맞추기 하고도 신비로움에 다시 보러 간다.


'털조장나무'라는 이름은 털이 있는 조장나무라는 뜻의 이름으로, 중국명 모조장毛釣樟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전남 조계산, 무등산 등의 산지 계곡이나 숲 근처에서 드물게 자라는 낙엽지는 작은키나무다.


꽃은 암수딴그루로서 4월에 노란색으로 피고 잎겨드랑이에 달린다. 생강나무꽃과 유사하여 혼동하기쉽다. 털조장나무는 생강나무에 비해 잎이 좁고 갈라지지 않으며 꽃이 주로 가지 끝에 달리고 줄기가 녹색인 점이 다르다.


남도의 자존심 지리산를 대표하는 식물이 '히어리'라면 '털조장나무'는 빛고을 광주의 품인 무등산을 대표하는 깃대종이다.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식물과 사람의 공존을 가능케하는 마음이 만들어낸 의미가 담겼으리라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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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립국악단 제209회 정기연주회
전주시립국악단과 성남시립국악단 교류음악회


"동음동행同音同行"


2017. 4. 20(목) 오후 7:30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프로그램
ㆍ관현악 '아리랑'-작곡 최성환, 편곡 이인원
ㆍ거문고협주곡 '꿈속에서'-작곡 김만섭, 거문고 임영란
ㆍ이생강류 대금산조협주곡 '죽향'-편곡 박위철, 대금 권효윤
ㆍ창과 관현악 흥부가 중 '제비노정기', '박타령'
ㆍ관현악 '신뱃놀이'-작곡 원일


*같은 연주자들의 연주를 반복해서 듣는 것과 다른 연주자들의 연주를 듣는 것의 차이가 들리고 보인다. 물론 곡도 다르고 지휘자도 다르기에 음악의 해석과 전달되는 감정이 다를 수밖에 없다.


국악관현악 구성으로 100여명에 이르는 연주자가 한 무대에 올랐다. 소리가 어떻게 전달될지 궁금했지만 음향시스템의 제약인지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


재미 있는 곡, 잘한 연주, 같은 소리지만 다른 해석에 의해 다르게 불려지는 곡과 가사의 전달 등으로부터 색다른 경험이다. 음악적 색깔이 분명히 다른 지역의 연주자들의 음악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귀한 기회가 되었다.


연주에서 전해지는 감정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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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 나무에 물오른 흔적이 여실하다. 등치와는 어울리지 않은 연약한 잎을 내밀며 심술궂은 봄바람의 장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높은 하늘을 향한 꿈을 키워간다. 큰나무 밑에 서면 나도 따라 커가는듯 젖힌 고개가 아프도록 나무따라 하늘만 바라본다.

키만 키우느라 여물지 못한 나무는 자신의 그늘로 생명을 불러들이지 못하고, 나이만 먹어 허점 투성인 나이든 사람은 제 품에 사람을 품지 못한다.

나이든 나무와 사람에게 쓸데없이 또 한번의 봄이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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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자나무'
지켜야하는 할 몫이 있어 가시를 달았다. 무시무시한 가시를 달았지만 그 가시로는 다 지키지 못함을 알기에 어쩌면 극과 극을 달리는 순박한 꽃잎을 달았는지도 모르겠다. 하얀 꽃잎에서 노오란 탱자향이 난다.


바람앞에 연약한 꽃잎이다. 강인한 나무지만 작은 바람에도 쉴새없이 흔들리며 쏟아지는 햇볕을 온 몸으로 받아낸다. 하얀 꽃잎과 연초록의 어울림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다.


날카로운 가시가 특징이어서 귀양 온 죄인이 달아나지 못하도록 하는 산울타리로 사용했고, 민속에서는 저승의 사자를 출입 못하게 막기 위해 울타리에 심기도 했다. 재질이 단단하여 북채로 만들기도 한다.


둥글고 노란색의 열매는 향기가 좋으나 먹지 못하지만, 차로 만들어 음용하며, 한방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약재로 그 가치가 매우 높은 약용식물이다.


울타리용으로 많이 심었으나 지금은 거의 사라져 찾아보기 힘든 나무가 되었다. '추억'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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