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꽃'
조선 정조 때를 배경으로 한 '각시투구꽃의 비밀'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김탁환의 소설 '열녀문의 비밀'을 원작으로 한 영화 속 등장하는 각시투구꽃의 실물이 궁금했다. 투구꽃에 각시가 붙었으니 투구꽃보다는 작다라는 의미다. 여전히 각시투구꽃은 보지 못하고 대신 투구꽃을 만났다.


꼬깔인듯 투구인듯 머리에 모자를 눌러쓰고 감추고 싶은 무엇이 있나보다. 자주색 꽃이 줄기에 여러 개의 꽃이 아래에서 위로 어긋나게 올라가며 핀다. 병정들의 사열식을 보는듯 하다. 여물어 가는 가을 숲에서 보라색이 주는 신비로움까지 갖췄으니 더 돋보인다.


꽃이 투구를 닮아 투구꽃이라고 한다. 맹독성 식물로 알려져 있다. 인디언들은 이 투구꽃의 즙으로 독화살을 만들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각시투구꽃도 이 독성을 주목하여 등장한 것이 아닌가 싶다.


장미에 가시가 있듯 예쁘지만 강한 독을 지닌 투구꽃은 볼 수록 매력적이다. 독특한 모양으로 제 모습을 드러내면서도 뭔가 감추고 싶어 단단한 투구를 썼는지도 모를 일이다. '밤의 열림'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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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 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
-그림 글 이미경, 남해의봄날

익숙했으나 이제는 사라졌거나 사라지는 모습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어렴풋이나마 마음 한켠 위로를 받는다. '나 뿐만이 아니구나' 하는 지극히 소극적인 안도감이 그것이다. 이런 마음이 있기에 낡아빠진 정미소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시간이 겹으로 쌓인 물건에 유독 눈길이 가는 것이리라.

그런 마음을 고스란히 담은 책이 작가 이미경의 '동전 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이다. 작가는 '퇴촌 관음리 구멍가게에 마음을 빼앗긴 후 20여 년 동안 전국 곳곳을 직접 찾아다니며 수백 점의 구멍가게 작품을 섬세한 펜화로 그렸다.' 그 결과물이 담긴 책이다.

'동전 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이 출간된 후 작품을 더 자세히 보고 싶어했던 많은 독자들을 위해 엄선한 대표작과 신작 14점을 모아, 작품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글과 함께 엮어 더 큰 판형으로 펴낸 소장용 특별판이다.

섬세한 그림과 그림 만큼이나 담백한 이야기를 함께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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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이유를 찾지 못하면서도 끊임없이 중얼거리는 노랫말이 있다. 한 노래의 가사이고 그것도 앞뒤 가사는 잘라먹고 극히 짧은 대목만 무한 반복된다. 이렇게 멜로디와 가사만 떠오를뿐 가수도 제목도 오리무중일 때는 난감하지만 그것에만 집중해도 좋다.


"시간이 멈춘 듯 생각도 멈춰서 
되돌아가기에는 너무 늦은 것일까"


우여곡절 끝에 찾은 마시따밴드의 '나는'이라는 노래의 일부다. 음원을 찾고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듣지만 그 짧은 부분의 가사에 몰입되어 무한 반복적으로 중얼거릴 이유는 결국 알 수가 없다. 읊조리듯 편안한 멜로디에 노랫말 역시 억지를 부리지 않은 편안함으로 가끔 찾아서 듣는 노래이긴 하다.


한나절 짧은 순간 피었다가 지는 유홍초를 본다. 집을 나서는 시간엔 그 붉음의 강렬함으로 눈맞춤하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엔 시든 꽃잎에 하얀 꽃술이 두드러진 모습을 본다.


토라져 다문 입술처럼 불편한 속내를 겉으로 드러내고 싶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숨기지도 않은 모습과도 닮았다. 이럴때는 다른 수가 없다. 시간이 빨리 지나가 송곳처럼 뾰쪽한 속내가 누그러뜨려지길 기다리는 수밖에. 멈춰버린 시간이 무겁다.


뿌연하늘에서 가을을 찾기에는 부족함이 많은 날이다. 유홍초가 잎을 닫는 딱 이 시간쯤에 멈춰서 '나는'이라는 노래에 온전히 들어본다. 몰입할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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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이질풀'
식물의 이름은 대개는 생긴 모양이나 색, 자라는 환경, 사람들과의 관계 등으로 이름을 붙이는듯 보인다. 개중에는 쓰임새에 주목하여 이름을 붙이는 경우도 있다.


자세하게 보면 아름답지 않은 꽃이 없다지만 이 꽃도 역시 아름답다. 다섯장의 하얀 꽃잎에 선명한 붉은 줄이 있어 그 아름다움을 더해준다. 자연에서 하얀색이 주는 매력을 여지없이 느끼게 하는 꽃이다.


이질풀은 그 쓰임새에 따라 붙여진 이름이다. 이 풀을 달여 마시면 설사병인 이질이 낫는다고 해서 이질풀이라고 하였다. 꽃은 연한 홍색 또는 붉은 자주색으로 피는데 흰색의 꽃을 피우는 것을 흰이질풀이라고 한다.


가까운 식물로는 쥐손이풀, 둥근이질풀, 선이질풀, 산이질풀 등이 있으나 구분이 쉽지는 않다. 흔히 쥐손이풀과 이질풀의 구분 포인트로 꽃잎에 난 줄의 갯수가 5개면 이질풀 3개면 쥐손이풀로 구분하지만 항상 정확하게 맞는 것은 아니다.


녹색의 풀 속에서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수줍게 웃는 모습에서 '새색시'라는 꽃말이 유래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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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인류의 요람, 에티오피아의 초대 - 인문지리학자가 소개하는 에티오피아 문화, 역사, 관광의 첫걸음
윤오순 지음 / 눌민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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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로 가는 첫걸음 안내서

에티오피아, 30여 년 간의 내전과 기근으로 인한 난민으로 기억된 나라다아는 것이라고는 겨우 아프리카 어디쯤이라는 위치 정도가 고작이다그렇게 낯선 나라를 인문지리학자가 소개하는 에티오피아 문화역사,관광의 첫걸음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으로 '낯설고도 가까운 나라커피의 고향 에티오피아'에 발걸음을 내딛는다.

 

에티오피아는 한국전쟁에 파병하며 우리나라와 인연을 맺은 나라다그 인연으로 에티오피아 현지에 코리안 빌리지가 있다고 한다이런 인연에도 불구하고 에티오피아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지극히 단편적으로 언론에 노출된 것 이상을 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이러한 현실에서 에티오피아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해주는 책이 이 커피와 인류의 요람에티오피아의 초대라고 볼 수 있다.

 

저자 윤오순의 에티오피아에 대한 주된 관심은 아프리카의 여타 나라와는 구별되는 독특한 역사와 특색 있는 문화 그리고 커피의 어원이 되는 커피의 생산지로써의 에티오피아로 보인다독특한 역사와 음식문화사회문화유명 관광지를 안내하고커피의 생산방식커피의 고향 카파에티오피아의 다양한 커피숍 문화,다양한 계층과 민족과 종교를 포용하는 "커피 세레머니"에 이르는 이야기다.

 

저자 윤오순은 에티오피아 커피투어리즘을 주제로 일본과 영국에서 각각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공연축제관광 등 문화예술 분야에서 기획자컨설턴트 등으로 일했으며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에서 HK연구교수로 재직하고 있다이러한 이력이 이번 책의 실제적인 배경이 되었기에 다른 저자들과는 다른 시각에서 에티오피에에 대한 실질적 이야기를 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낯선 나라 에티오피아를 여행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에티오피아를 여행하기 위해서 필요한 여권의 준비나 해외여행에 필요한 준비사항 등이 그것이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식민지 지배를 받지 않은 나라독특한 언어를 가진 80여개 민족으로 구성되었으며자신의 이름에 아버지와 할아버지 이름을 병기한다는 것과 같은 이야기를 통해 자신들만의 독특한 역사를 이뤄온 나라임을 확인하게 된다더불어 커피 이야기 역시 현지에서의 실질적인 경험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이기에 거피 생산과 관련된 정보를 비롯하여 쉽게 접할 수 없는 그들만의 커피문화를 알 수 있다.

 

낯설기에 허점투성이의 정보에 의존하는 경향성이 많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즐겨 마시는 커피를 매개로 접근하더라도 하나씩 정확한 정보로 알아가는 것이 올바른 방법으로 여겨진다그렇게 알아가는 데에 저자의 수고로움이 에티오피아에 관심을 갖는 많은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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