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을 맺어주느라 밤이 젖도록 비가 내린다. 봄비라서 더없이 부드럽고 봄비라서 한없이 촉촉하다. 봄비가 가진 생명의 힘은 여기로부터 출발한다. 단 한번 허락한 품이지만 파고드는 봄비의 영역은 깊고도 넓다.


가던 걸음이 멈추고 주저앉아 땅 위에 쌓여 반짝이는 하늘 마음과 눈맞춤 한다. 뒤늦은 거부의 마음짓은 어둠 속으로 빛이 스며듬과도 같이 자연스럽게 동화된다.


스스로의 형체를 소멸하며 빛과 어둠이 서로를 품에 안고 허물어지는 곳마다 방울방울 향기로운 꽃이 피어난다. 봄 밤에 애를 쓰며 비가 내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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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바람꽃'
추위도 무릅쓰고 화려하게 봄소식을 전해주는 변산바람꽃의 위용에 마음을 빼앗긴 사이에 봄바람 살랑이듯 다른 꽃이 피었다.


생긴 모양만큼이나 재미있는 이름을 가졌다. 나만 바람꽃인 줄 알았더니 너도바람꽃이란다. 다른 바람꽃들의 단정함에 비해 너도바람꽃은 자유분방하다. 꽃모양도 자라는 모습도 모두 제각각이라 어디에 눈맞춤할지 난감하다.


삐뚤빼뚤 자연스런 하얀색의 꽃받침과 꽃잎은 2개로 갈라진 노란색 꿀샘으로 이루어져 있고 수술이 많은데, 바로 이 부분이 너도바람꽃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복수초, 변산바람꽃은 겨울 영역에 속한다면 너도바람꽃이 피면 비로소 봄이라고 하여 절기를 구분해주는 꽃이라고 해서 ‘절분초’라고도 한다.


얼어붙었던 물이 녹아 흘러내리는 소리의 리듬에 따라 춤이라도 추는듯 살랑거리는 계곡에서 만난다. 겨우내 얼었던 마음이 녹아 풀어지듯 닫힌 마음이 열리기를 염원하는 짝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담았을까. '사랑의 괴로움', '사랑의 비밀'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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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굴까? 빨라도 너무 빠르다. 당도하기도 전에 서둘러 봄을 맞이하려는 마음의 결실이 이렇게 맺혔다. 낮은곳이지만 꽃을 보고자 서두른 나를 빼곤 찾아올 낯선 생명도 없을테니 든든한 보금자리일 것이다. 조심스럽게 눈맞춤한다.


이상하다. 귀하디귀한 생명을 품은 보금자리에 주변에 경계하는 소리가 없다. 둘 중 하나는 품고 있던지 주변을 경계하고 있을텐데 찾아봐도 없다. 버려진 둥지는 아닐테고 괜한 걱정 안고서 발걸음을 돌린다. 새로운 생명이 무사히 깨어나길 빈다. 그것도 쌍으로ᆢ.


만물이 저마다 특유의 박동으로 새로운 꿈을 꾸는 봄이다. 그 꿈의 중심에 새로운 생명이 있다. 내 몸에서 울리는 나만의 리듬을 타고 나, 봄 맞으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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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놀이2
볕이 좋은 날이다. 반가운 사람이 찾아와 같이 꽃찾아 나섰다. 한적하고 여유로운 길에서 누리는 꽃세상이 그만이다.


이른 봄 꽃을 대표하는 청노루귀, 노루귀, 복수초, 너도나람꽃, 만주바람꽃, 꿩의바람꽃 풍성하게 핀 숲에는 볕이 찾아들어 온기를 더해준다.


알지 못하면 볼 수 없고, 보지 못하니 누리지도 못한다. 아는 만큼 보이니 발품팔아 이른 봄 꽃놀이른 나선다. 가슴 가득 봄볕이 전하는 온기가 살랑이는 바람이 틈을 연다. 그렇게 열려진 틈으로 화사한 봄꽃의 색과 향기가 스민다.


이른 봄을 그 무엇과도 바꿀 수도 없고 바꾸고 싶지도 않은 꽃쟁이의 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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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다. 

봄을 누리려고 멀리 나간 마음을 다독이느라 차분하게도 내린다. 

물 오르는 나무 가지 끝마다 반짝이는 은방울 꽃이 피었다.

이 비 그치면 쿵쿵거리는 심장 소리로 봄 품에 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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