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봄이 오면 하얗게 핀 꽃 들녁으로
당신과 나 단 둘이 봄 맞으러 가야지
바구니엔 앵두와 풀꽃 가득담아
하얗고 붉은 향기가득 봄 맞으러 가야지


앵두꽃이 피었다. 반사적으로 김윤아의 노래 '봄이 오면'을 저절로 흥얼거린다. 몸도 마음도 비로소 봄 속으로 들어온 셈이다. 가지 끝에서 피어 안쪽으로 촘촘하게 가득 피는 동안 봄은 무르익어 갈 것이다.


핏빛 사월의 첫날이다.
흐린 하늘 아래 숨막히도록 가득히 앵두꽃이 피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깽깽이풀
몇번이고 그 숲에 들었는지 모른다. 노루귀 꽃잎 떨구면서부터 행여나 소식있을까 하는 없는 짬을 내서라도 숲에 들었다. 지난해 큰 무리는 사라졌지만 옂전히 봄 숲에 고운 등불 밝히는 꽃이다.


가늘고 긴 꽃대를 꽃만큼이나 이쁜 잎과 함께 붉은 생명의 기운으로 새싹을 낸다. 여럿이 모여 핀 풍성한 모습도 홀로 피어난 모습도 모두 마음을 빼앗아가는 녀석이다.


아름다운 것은 빨리 시든다고 했던가. 피는가 싶으면 이내 꽃잎을 떨군다. 하트 모양의 잎도 꽃만큼이나 이쁘다. 꽃잎 다 떨어지고 난 후 더 주목하는 몇 안되는 종류 중 으뜸이다.


강아지가 먹으면 깽깽거린다거나, 농사를 준비하는 바쁜 철에 피어난 모습이 마치 일 안 하고 깽깽이나 켜는 것 같다거나 깨금발 거리에 드문드문 피어서라는 등등 낯선 '깽깽이풀'이라는 이름에 대한 유래는 여러가지다.


이 이쁜 모습에 유독 사람들 손을 많이 탄다. 수없이 뽑혀 사라지지만 여전히 숨의 끈을 놓지 않은 생명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안심하세요' 라는 꽃말이 아이러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음력 이월 보름이며 삼월 말일이다. 날짜로만 본다면 아직 한참은 멀었을 봄이 성질 급하게 지나가고 있다. 달의 시간과는 상관없이 해의 시간으로는 삼월 마지막 날이다. 머뭇거리던 봄이 한꺼번에 피어나느라 야단법석이다. 내일이면 핏빛 사월이니 꽉찬 봄 속으로 들어간다.


모춘삼월暮春三月, 봄이 저물어 가는 음력 삼월을 말하지만 보름이나 남았다. 내겐 서툰 봄맞이가 무르익어간다는 말이기도 하니 가는 봄 보다는 여문 봄에 방점을 찍는다. 봄기운으로 넘치지만 뭔지 모를 아련함이 머무는 가슴 속처럼 해 저물어가는 무렵 나뭇가지 끝에 매화가 걸렸다.


여물어가는 봄, 
그대 가슴에 핀 꽃에 향기로 머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봄맞이'
앙증맞은 것이 곱기까지 하다. 순백에 노오란 점을 품었다. 꽃마리와 더불어 봄꽃을 대표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걸음을 멈추고 몸을 낮춰야만 만날 수 있다.


올해는 자두나무 꽃그늘 아래서 몇 개체를 만났다. 꽃마리, 광대나물, 민들레, 큰개불알풀, 제비꽃ᆢ. 꽃본다고 집 비운 사이에 내 뜰 구석에도 봄꽃들이 피었다.


볕 잘드는 풀밭이나 논둑, 밭둑에 옹기종기 모여 핀다. 살랑이는 봄바람에 춤추듯 흔들리는 모습이 이쁘다. 꽃은 흰색으로 가운데는 노란색이 있고, 5갈래로 갈라지며 꽃줄기 끝에 여러 송이의 꽃이 달린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 주는 꽃이다. '봄맞이', '봄의 속삭임'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땅 가까이 바짝 엎드려 자리잡고 피어나지만 가슴에 품은 꿈은 하늘을 넘어서고도 남는다. 이른 봄 서둘러 싹을 내고 꽃을 피우는 가녀린 풀꽃들의 세상에 꽃보고자 하는 이가 덩달아 낮아진 몸과 마음으로 만나는 자리가 있다.


이름 모르는 새싹에게


이제 매운바람 다 가시고
갯버드나무에 보얗게 보얗게 꽃 피었으니
어디론가 가야겠구나
남쪽 하늘을 바라보며.


옥양목 두루마기 한벌
쌍그렇게 지어 입고
정처 없이 떠나야겠구나
휘파람을 불면서.


*민영의 시다. 눈밭에서 부터 나뭇가지에 꽃망울 터지는 지금까지 밖으로 떠돌던 마음을 어쩌면 이리도 잘 담았을까.


이때 쯤이면 유독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붉고 푸르게 연약한 모습으로 세상 구경 나오는 새싹들이다. 생명의 생동하는 기운인 봄빛을 대표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한없이 연약해보이지만 그 속에 당당함을 가득 채운 빛과 색이다.


봄, 그 중심에 새싹이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