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말하였네 : 옛시 - 나무에 깃들어 살다 나무가 말하였네
고규홍 지음 / 마음산책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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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게서 사람을 본다

이른 봄부터 시작된 꽃과의 눈맞춤이 풀꽃에서 나무 꽃으로 시선이 옮겨가는 때다유실수를 시작으로 나무에 꽃이 피면 봄이 무르익어간다는 신호와도 다르지 않다이로부터 자연스럽게 나무에 주목하는 시기로 사계절 중 나무에 이목이 가장 집중되는 때다바로 나무와 사람 사이에 공감이 이뤄지는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이런 때계절이 주는 선물처럼 옛 시와 나무를 만나는 이야기를 접한다고규홍의 나무가 말하였네를 통해서다.

 

"한 그루의 나무를 적어도 세 해에 걸쳐 보아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다 다른 나무에게서 다 다른 사람을 떠올리는 사람"

 

저자의 고규홍은 나무를 대하는 마음에 특별함이 있다. '이 땅의 큰 나무'를 비롯하여 '우리가 지켜야 할 우리 나무 123', '도시의 나무 산책기등 다수의 나무를 이야기하는 책을 발간하고 자연과 나무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받고 있는 저자다. ‘나무가 말하였네 는 저자 고규홍의 '나무가 말하였네 12'에 이어 발간된 책으로 옛시에 깃든 나무 이야기다.

 

나무와 시에는 비슷한 점이 있다다양하다는 것흔하지만 그냥 지나치기 쉽다는 것봐도 뭐가 뭔지 알 수 없다는 것하지만 가까이 두고 음미하면 할수록 보이고 들리고 느낄 수 있다는 것잠시 멈춰 관찰하고 기다리면 지금껏 몰랐던 감동을 준다는 것

 

오늘의 우리보다 나무와 함께하는 자연적인 삶에 충실했던 옛사람들의 마음이 담긴 시에서 나무의 흔적을 찾아내 저자가 생각하는 나무에 대한 생각을 엮어 이야기를 풀어간다저자가 옛시를 매개로 나무를 이야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이황김정희박지원정약용김시습윤선도황진이한용운왕유원매,도연명의 시까지 나무를 말하는 옛 시 75편을 엄선해 옮기고다정하고 세심한 감상과 사진을 더했다.

 

내게도 해마다 잊지 않고 찾는 나무가 있다사는 곳 인근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은행나무다. 500여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마을의 당산나무 기능을 하고 있는 나무에 깃들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서다그 나무와는 별도로 꽃피는 때를 놓치지 않고 찾아보고 싶은 나무가 생겼다인근 마을에 오랜 세월 꽃을 피우고 있다는 이팝나무가 그 나무다.

 

이처럼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저자의 이야기는 나무마다 사연을 가지는 특별함이 있다사람보다 긴 시간을 살면서도 사계절의 변화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나무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자 함은 그 안에서 내가 살아갈 시간의 흐름을 찾아보고자 함은 아닐까내가 살아 있는 동안 나무와 공유하는 시간에 주목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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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바람꽃'
발품팔아 제법 많은 들꽃들을 만나면서 꽃의 아름다움에 주목한 이유가 스스로를 다독이고 싶은 마음의 반영인듯 싶다. 못 본 꽃이면 보고 싶다가도 일단 보게되면 그 꽃에서 다른 모습을 찾게 된다.


남바람꽃, 가까이두고도 알지 못해 보고싶은 마음에 애를태우다 비로소 만났을 때의 기쁨을 알게해준 꽃이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이 꽃은 굴곡의 현대사 한 페이지를 장식한 곳에 피어 있어 더 특별하다.


남쪽 지방에서 자라는 바람꽃 종류라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라니 다소 싱겁지만 꽃이 전하는 자태만큼은 어느꽃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만큼 아름답다. 특히 막 피기 시작할 때 보여주는 꽃잎의 색감은 환상적이다. 특히, 진분홍빛의 뒷모습이 풍기는 그 아련함을 주목하게 만든다.


이제는 성숙하여 삶의 진면목을 아는듯 다소곳한 여인네를 보는 기분이다. 일상의 여유로움 속에 피어난 꽃, '천진난만한 여인' 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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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서, 조선을 말하다'
-최형국, 인물과사상사


삶에서 쉬운 길이 어디있으랴마는 유독 어려운 길을 가는 인들이 있다. 남들이 관심두지 않은 일에 매진하며 지향하는 바와 소소한 일상 사이의 간극이 그리 크지않게 느껴지는 사람들이 그렇다.


한국전통무예를 연구ㆍ수련하는 저자 최형국에 대한 관심이 수원화성에서 보여주는 무예시범에 그치지 않고 반듯한 학자의 모습을 함께 볼 수 있는 기회다.


"병서는 조선을 어떻게 지켰는가? 
전쟁과 반란이 그치지 않았던 조선 500년, 병서로 환란에 대비하고 혁신을 꾀하다."


'전쟁과 병서'를 키워드로 조선의 면모를 살피는 계기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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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리듬을 붙잡기 위해서는 먼저 그 리듬에 붙잡혀야 한다. 그 리듬의 지속에 고스란히 몸을 내맡기고 되는 대로 내버려 두어야 한다."
-앙리 르페브르의 '리듬분석'에서


'멋'은 어떤 대상을 접했을 때 우리의 감정이 대상으로 이입되어, 그 대상과 더불어 움직이는 미적인 리듬이 느껴지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멋'은 아름다움과는 별개의 것이다. 아무리 아름다운 것이라도 그것과 일체화해 움직이는 마음의 리듬이 생기지 않으면 멋있다고 할 수는 없다.
-황병기, '깊은 밤, 그 가야금 소리' 중에서


리듬은 음악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 개인의 감정도 이 리듬에 의지한다. 자신만의 리듬이 있어야 세상을 이루는 각각의 리듬과 어울릴 수 있다.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인 리듬으로 제 삶을 가꾸는 사람들이 '멋'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여, 제 각각이면서도 이 멋이 통하는 사람 관계는 억지를 부리지 않고 무리수가 생기지 않아 오랫동안 깊어지고 자연스럽게 어울어져 서로가 서로를 부르는 향기와도 같다.


멋에서 베어나와 자연스럽게 번지는 향기에 이끌려 이 봄 그대를 바라보는 내 마음도 이와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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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향하는 눈높이가 달라졌다. 

오랫동안 머물던 무릎아래에서 눈 위치로 옮겨온지 얼마되지 않은데 

이젠 머리 위를 향한다. 

먼산과 높은 나무로 옮겨간 시선따라 봄은 딱 그만큼 여물어 간다.


달라진 눈높이에 푸르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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