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정 아쟁 콘서트
The MOON
아쟁과 Jazz Trio의 CROSS OVER
2018. 7. 5(목) 오후 7:30광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
*프로그램1부1. Ruach2. Moon3. Over the Rainbow4. Forby5. 아리랑6. Fly me to the moon
2부7.Home8. 추억. 꿈속의 사랑9. 흩은 시나위 - Scattle Sound10. Flying Bird11. Amazing Grace12. Moon - Vocal Version
성질급한 여름 소나기처럼 쏟아지며 새벽잠을 깨우더니 이내 멈췄다. 안개 자욱한 시간이 지나자 가볍디가벼운 구름이 산마루를 넘는 것으로 이 비는 그만인 것을 미리 보여준다.
아직은 한참이나 부족한데 비다. 하지만 이것도 어디냐고 호미든 농부는 하늘보고 지금 이 햇볕 처럼 환하게 웃는다.
볕
물속 바닦까지 볕이 든 날이 있다가던 물고기 멈추고 제 그림자 보는 날하산 길 섬돌에 앉은 그대 등허리도반쯤 물든 나뭇잎 같아신발 끄는 소리에 볕 드는 날물속 가지 휘어 놓고나를 들여다 보는저 고요의 눈
*권덕하의 시 '볕'이다. 여름날 넘치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가만히 내려다 본다. 쏟아지는 볕이 바닥을 비춘다. 볕은 물고기도 돌맹이도 발가락 사이를 미끄러져 들어오는 모래까지 모두에게 공평하다.
간밤에 내린 비로 칙칙함이 사라진 하늘엔 여전히 구름이 떠돈다. 먼동이 트며 멈춘 비가 못다한 마음을 대신하여 볕으로 쏟아진다. 그 사이 훌쩍 키를 키운 죽순이 볕을 만끽한다.
죽순이 커가는 모습은 반듯해서 정갈한 마음자리와 다르지 않다. 그 자리에 싱그러움이 가득한 사람을 담는다. '나를 들여다 보는/저 고요의 눈'으로 죽순이 커가듯 키워갈 마음자리다.
'용머리'보라색의 향연이다. 무리지어 있어도 홀로 피어도 그럴싸하게 폼나는 자태를 가졌다. 머리를 치겨들고 당당한 모습으로 무엇인가를 기다리기라도 하는 것일까. 몇년전 강진 병영성에서 만났고 올해는 내 뜰에 들였다.
용머리, 용이 여의주를 물고 있는 듯한 모습이 연상된다고 해서 용머리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탁월한 상상력의 산물이다.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자니 꼭 틀린 비유는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한반도에서는 강원도 이북에서 자생한다니 야생에서는 만난다는 것은 힘들지도 모르겠다. 지금 흔하게 보는 것은 원예종으로 개발되어 공원이나 야생화 단지 등에 넓게 분포한다.
생긴 모양에서 이름을 얻었고 그 이름에 걸맞는 '승천' 이라는 꽃말도 있다. 모두가 썩 잘어울리는 조합이다.
'연꽃을 사랑함에 대하여'
물과 땅에서 나는 꽃 중에는 사랑스러운 것이 매우 많다.진나라의 도연명은 유독 국화를 사랑했고이씨의 당나라 이래로 세상 사람들은 모란을 몹시 사랑했으나나는 홀로 연꽃을 사랑한다.진흙 속에서 나왔으나 물들지 않고맑은 물 잔물결에 씻겨도 요염하지 않고속은 비었으되 밖은 곧아덩굴은 뻗지 않고 가지도 없으며향기는 멀수록 더욱 맑고 우뚝 깨끗하게 서 있으니멀리서 바라볼 수는 있으되 함부로 다룰 수는 없다.나는 말하겠다.국화는 꽃 중의 은일자요.모란은 꽃 중의 부귀한 자요.연은 꽃 중의 군자라고.아!국화에 대한 사랑은 도연명 이후에는 들은 적이 드물고연꽃에 대한 사랑은 나와 같은 이가 몇 사람인고모란에 대한 사랑은 많을 것이 당연하리라.
*주돈이周敦頤의 애련설愛蓮說이다. 연꽃 피는 여름이다. 연못에 연을 심어두고 꽃 피기를 기다리는 마음이나 불볕 더위에도 연꽃을 보러가는 이들은 알까. 주돈이의 이 애련설로 출발하여 연꽃을 향한 마음들이 고귀해졌다는 것을.
김소월의 진달래, 김영랑의 모란, 이효석의 매밀꽃, 김유정의 동백(생강나무), 도종환의 접시꽃ᆢ등. 그 사람이 있어 꽃이 있는 듯 특정한 연결고리가 만들어졌다. 한사람의 칭송이 그렇게 만든 시초이나 뭇사람들의 암묵적 동의가 따라붙어 형성된 이미지리라.
꽃따라 사계절을 주유하는 마음 한가운데 특정한 꽃을 놓아두고 시시때때로 떠올리며 정취를 누리는 마음이 행복이다. 무슨 꽃이면 어떠랴, 향기와 모양, 색으로 들어와 은근하게 피어날 꽃이면 그만이다. 주돈이의 연꽃보는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오랜 가뭄 끝에 반가운 비가 온다. 연꽃 피었다 지는 것은 지극히 짧으니 그 때를 놓치지 마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