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이면 산으로 들로 향하던 걸음을 멈추고 다른 쉼의 시간을 갖는다. 새끼고양이들의 경계심 많은 움직임에 덩달아 조심스럽다. 서로 눈길 마주치고도 도망가지 않으니 이젠 제법 익숙해졌다는 것일까. 지들끼리 서로를 향한 장난스런 몸짓은 보는이의 얼굴엔 슬그머니 미소로 피어난다.


매실 냉차 한잔 만들어 뜰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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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부채'
조그마한 뜰에 다양한 사연을 안고 여러 종류의 식물이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언제 어디에서 왔는지 또렸하게 기억되는 것이 대부분이나 그렇지 못한 것도 있다. 불쑥 키를 키워 제 영역을 확보한 범부채는 섬진강 어느 곳에서 왔다.


황적색 바탕에 붉은 점이 무수히 박혔다. 꽃잎에 나 있는 이 붉은색 얼룩무늬가 호랑이 털가죽처럼 보이고 처음 싹이 나면서부터 질서 있게 퍼지며 자라는 잎의 모양이 부채꼴 같다 하여 범부채라 불린다.


매일 새롭게 피는 꽃은 그날로 시들고 다음날 다른 꽃이 피어나는데 감촉이 부드러운 가죽처럼 매끄럽다. 꽃이 질때는 세끼를 꼬듯 말리는 것이 독특하다.


수고로움으로 꽃을 피우고도 하루만에 지고마는 것이 안쓰러워 보였는지 '정성 어린 사랑'이라는 꽃말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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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좋다'
밤사이 뜰에 돋아난 버섯이 아침 햇살에 빛난다. 이 풍경이 눈길을 사로잡는 이유 중 하나는 자연스럽게 어우러짐에 있다. 햇살, 초록, 여유로움 등이 함께 만들어 낸 결과다.


'그냥'이라는 말이 가진 힘은 이처럼 여유로움과 자연스러움에 있다. 그렇게 곁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그것이 '그냥 좋은' 것이다.


하지만, '그냥'이라는 이 느낌은 그냥 오지는 않는다. 관심, 애씀, 견딤, 기쁨, 성냄, 울음, 외로움, 고독 등ᆢ수없이 많은 감정의 파고를 건너고 나서야 얻어지는 마음 상태다. 기꺼이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고 마음이 이끄는 길을 가면서 얻어지는 뿌듯함과도 다르지 않다.


그냥 그렇게,
그대를 향하는 내 마음도 그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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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잡힌 몸이지만 하늘을 꿈꾼다. 

따가운 햇볕, 찌는 더위일지라도 습기를 날려버릴 살랑이는 바람과 함께라면 마알간 하늘에 이글거리는 태양도 버겁진 않다.


그것이 여름이기에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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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조희풀'
동일한 숲을 반복해서 가다보면 매번 새로운 것을 발견한다. 익숙한 풍경에서 새로운 것이 쉽게 보이는 것은 당연한 것이리라. 단 한번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같은 곳을 시차를 두고 주기적으로 찾아가는 이유다.


굽이 길을 돌아 조금만 더가면 무엇이 있는지 안다.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물의 흐름을 인위적으로 바꾼 곳 입구에 문지기 처럼 서 있다. 매해 지리산 노고단 오르는 길 무넹기에서 만난다.


조희풀, 나무인데 풀이라는 이름을 달았다. 낙엽지는 작은키나무로 한여름에 보라색 꽃이 핀다. 병조희풀은 꽃받침 잎의 밑이 통 모양이고 윗 가장자리가 안으로 말리며 끝이 뒤로 젖혀진다는 특징이 있어 얻은 이름이다.


보라색의 신비스러움에 수줍은듯 속내를 살며시 드러내는 모습에서 연유한 것일까. '사랑의 이야기'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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