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바꾼 만남'
-정민, 문학동네


'부지런하고 부지런하고 부지런하라'
스승 정약용과 제자 황상의 이야기 출발은 이 '삼근계三勤戒'라고 한다. 이후 스승이 해배되어 남양주로 올라가고 황상은 강진에 남아 공부에 매진했다. 스승이 죽자 늙은 몸을 이끌고 묘소를 여러차례 찾아 문상한다.


때를 놓치고 만나지 못했던 책을 뒤늦게 우연한 곳에서 만났다. 만나야할 것이라면 기회는 이렇게 다시 오지만, 다시 온 기회를 놓치면 앞으로는 없을지도 모른다.


소년의 운명을 바꾼 정약용과 황상의 만남,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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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볕이다. 그 뜨거움에 살갗이 데일 것만 같아 나서기를 주저한다. 점심시간 무거운 발걸음보다 더 게으른 마음을 부추켜 인근 느티나무 그늘을 찾았다. 이 더위에 숨죽인 것인지 때가 이른 것인지 매미 소리도 들리지 않은 한낯의 정적이다.


"진정한 약속이란, 말이나 새끼손가락을 거는 일이 아니라 
마음속의 그리움을 읽는 것입니다.


그대가 내 그리워하는 마음 다 읽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나무 그늘 아래에서 그대 기다리는 
나를 찾아올 것이라 믿습니다."


*정일근의 시 '약속, 나무 그늘 아래서'의 일부다. 동구 밖 느티나무 그늘 아래서 하루에 두번 밖에 없는 군내버스가 마을로 들어오는 모퉁에 시선을 붙인채 하는둥마는둥 힘없이 부채질하던 할머니의 모습이 선명하다.


나무의 그늘은 품이다. 그 품은 돌아올 것을 믿는 할머니의 기다림을 품어주고, 엄마를 기다리는 소년의 두려움을 품어 주며, 논둑의 물꼬를 트고 온 농부의 발걸음을 품어주고, 소나기를 피하거나 더위를 피하는 나그네의 조급함도 품어 준다. 소리를 품는가 하면, 생명을 품고, 쉼을 품으며 삶의 시간을 품는다. 한여름 그 너른 품을 위해 나무는 잎을 내어 그늘을 드리울 초록으로 물들었을 것이다.


산을 넘어와 강을 건너는 바람이 나무의 품에 들어 잠깐 쉰다. 그 틈에 어쩌다 들리던 매미소리도 멈춘 느티나무 그늘 아래서의 달콤한 오수午睡의 시간은 빨리도 지나갔다.


바람은 먼 곳에서만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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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쌀풀'
이때 쯤 그곳에 가면 무엇이 있음을 아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꽃보고자 하는 마음이 앞서다보니 무턱대고 찾아가 헤매다 결국 보지 못하던 때를 지나고 이젠 내 나름의 꽃달력을 만들었으니 헛탕치는 일은 많지 않다. 여전히 미 완성된 꽃달력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 촘촘해져 간다.


여러 '그곳' 중에 하나인 그곳에 가면 볼 수 있다. 그곳의 주 대상은 노랑물봉선이지만 그보다 앞서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대상이다.


연노랑의 꽃이 다닥다닥 붙어서 피었다. 다섯장의 꽃잎을 활짝 펼치기에도 버거울 정도로 바짝 붙었지만 아랑곳 않고 핀다. 줄기 끝에 모여 피어 스스로를 드러내는데 유리한 모습이다. 이런 꽃들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또 다른 세상을 보여준다.


좁쌀풀은 노란색의 작은 꽃들이 서로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이 마치 좁쌀이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좁쌀에 비교하지만 그것보다는 크다.


키큰 풀숲에 숨은듯 피지만 경사지에서 하늘을 배경으로 본 꽃은 한창 부풀어 오른 꿈을 키워가는 마음을 담은듯 하다. '잠든 별', '동심'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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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읽는_하루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견딜 수 없는 날들은 견디지 마라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그리움을 견디고 사랑을 참아
보고 싶은 마음, 병이 된다면
그것이 어찌 사랑이겠느냐
그것이 어찌 그리움이겠느냐


견딜 수 없이 보고 싶을 때는 견디지 마라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우리 사랑은 몇 천 년을 참아 왔느냐
참다가 병이 되고 사랑하다 죽어버린다면
그것이 사랑이겠느냐
사랑의 독이 아니겠느냐
사랑의 죽음이 아니겠느냐


사랑이 불꽃처럼 타오르다 연기처럼 사라진다고 말하지 마라
사랑은 살아지는 것
죽음으로 완성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머지않아 그리움의 때가 오리라
사랑의 날들이 오리라 
견딜 수 없는 날들은 견디지 마라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강제윤 시인의 시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이다. 살아가는 일상에 무엇을 중심에 두어야 할까. 이래저래 미루다보면 정작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사랑은 살아지는 것/죽음으로 완성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이번엔 유난히 깊게 새겨지는 싯구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핸드드립커피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리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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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인문강좌 ACC ACADEMY

"옛 그림으로 본 인문학"


강연자 
미술평론가 손철주


2018. 7. 25(수) 19:00 ~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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