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삭귀개'
숲길을 걷다가 만나는 달라진 환경을 유심히 살핀다. 그늘진 곳, 마른 땅, 계곡, 물가, 습지 등 펼쳐진 환경에 따라 사는 식물도 다르기에 주목하여 살피게 된다. 그 중에서도 유독 주의 깊게 살피는 곳은 숲에서 만나는 크고 작은 습지들이다.

이 즈음에 피는 잠자리난초, 땅귀개 등과 더불어 이 식물도 습지에서 자란다. 한 곳에 관찰 포인트를 정해두고 때에 맞춰 살피는 재미가 여간 아니다. 다행이도 가까운 곳에 그런 곳이 여럿 있다.

가느다란 줄기 끝에 입술 모양의 자주색 꽃을 드문드문 피웠다. 집중하여 보아도 구별이 쉽지 않을 정도로 크기가 작다. 확대하여 보면 특이한 모양새가 이채롭다.

줄기 끝에 꽃이 핀 모습이 귀이개를 닮아 이삭귀개라고 한다. 같은 습지에서 사는 비슷한 모양이지만 노랑색으로 피는 땅귀개가 있다. 특이한 것은 이 식물들이 벌레를 잡아먹는 식충식물이라는 것이다. '파리의 눈물'이라는 꽃말이 이해가 된다.

올해는 많은 비와 집중호우로 인해 작은 습지는 황폐화되어 개체수가 줄어들었다. 습지라고 물이 상시로 들어차는 것은 생태에 좋은 것만은 아님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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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벗어난 물고기가 내일을 꿈꾼다. 방식과 태도를 바꾸는 버거운 숙제를 풀어야 가능한 일이다. 물을 벗어난 물고기나 시간과 공간에 갇힌 자의 자유의지自由意志는 어떻게 구현 될까.
물고기 한마리가 뭍에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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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꽃'
하동 평사리 들판이 내려다 보이는 마을을 오른다. 좁은 골목의 경계를 짓는 돌담장이 이쁜 곳이라 갈 때마다 눈길이 오랫동안 머무는 곳이기도 하다.

이번에는 그 돌담장에 기대어 화사하게 핀 분꽃을 만났다. 접시꽃이랑 봉숭아 채송화와 더불어 어린시절 추억을 되살리는 꽃이다. 장독대나 담장 밑에 옹기종기 모여 핀 그 모습을 보았던 기억이 되살아나 맺힌 씨앗을 조심스럽게 몇개 담아왔다.

꽃은 오후에 피었다가 다음날 아침에 시든다. 색도 다양하여 노란색, 백색, 분홍색 등이 있다. 기억 속에는 진한 핑크색이 많았는데 여기도 다양한 색으로 피었다. 심지어 한 꽃 안에 두 가지 색이 반쯤 섞여 피는 것도 있다.

분꽃이라는 이름은 씨의 씨젖이 분가루 같다는 데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씨를 가루를 내어 얼굴에 바르는 분으로 이용하기도 하였다고 하니 이름의 유래를 짐작할 수 있겠다. 소심, 수줍음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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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꾹나리'
불갑사 가는 길 가장자리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길을 가다 이 꽃을 처음 만난날 우뚝 선 발걸음은 좀처럼 움직이지 못했다. 세상에 같은 꽃 하나도 없지만 어찌 이렇게 독특한 모양을 갖게 되었는지 신기하기만 했다.

한동안 널 다시 보기 위해 숲을 다니면서 언제나 새로운 느낌으로 눈맞춤 한다. 무더운 여름을 건너 숲 속 그늘진 곳에서 곱게도 피었다. 멀리 나가지 않아도 뒷산에서 볼 수 있는 꽃이기에 더 반갑다.

2년 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씨앗을 받아와 습기 많고 그늘진 곳에 뿌렸다. 몇개체 싹이 니더니 올해는 제법 커서 꽃도 피웠다. 씨앗으로 번식도 어렵지 않다. 올해는 내 뜰에서 마음껏 본다.

뻐꾹나리는 이름이 특이하다. 모양의 독특함 뿐만 아니라 색도 특이하다. 이 색이 여름철새인 뻐꾸기의 앞가슴 쪽 무늬와 닮았다고 해서 뻐꾹나리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이름 붙인 이의 속내가 궁금하다. 뻑꾹나리라고도 부른다.

한번 보면 절대로 잊지못할 것처럼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영원히 당신의 것'이라는 꽃말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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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이 겹으로 쌓이니 그곳에 서늘함이 머문다. 촘촘함이 허락한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빛으로 인해 그늘에 선명함이 더해진다. 

좌우를 가르며 난 길을 따라 그늘의 품 속으로 든다. 적당한 어둠이 주는 아늑함이 안도감으로 이끄는 길은 너그러움이 있다. 

서로를 품어줄 틈이 있어야 비로소 경계境界다. 하여,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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