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책사랑방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의 '헌 책방 대우'(since1978)가 옮겨 온 자리다. 섬진강가 모텔을 개조해 3층까지 책이 빼곡하게 자리 집았다. 1층엔 '북카페 선'도 운영 중이다.

시간의 흔적을 품은 책들을 일삼아 구경하기에 참 좋은 곳이다. 다소 어지럽게 놓이고 책장에 박힌 책들 속에서 옛 기억 소환하는 즐거움을 누린다.

첫 방문 기념으로 글을 쓰고 시진을 찍는 사람 이지누의 책 '우연히 만나 새로 사귄 풍경'(2004 샘터사) 을 손에 들었다. 표지를 넘기자 "2004. 5. 18 예일 신경외과병원 입원실에서..."라는 연필 글씨가 책이 걸어온 흔적을 짐작케 한다.

몇몇 책은 마음 속으로 찜 해두고 왔으니 종종 들러 새로운 인연으로 맞이 할 날을 기약해 둔다. 이곳에서 내가 만난 책 제목 "우연히 만나 새로 사귄 풍경" 처럼 "섬진강 책 사랑방"이 좋은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쌓인는 공간이길 빈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심 있고 눈밝은 지역 사람들의 따뜻한 도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섬진강 책사랑방
전남 구례군 구례읍 섬진강로 46
T. 061)782-3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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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화'
계절의 변화를 아는 지표로 삼는 것들 중에서 꽃만큼 확실한 것이 또 있을까. 생의 주기가 짧아 사계절 중에 모든 것을 다 보여주는 초본식물로 계절의 변화를 가늠하는 기준으로 삼아도 크게 틀리지는 않아 보인다.

하얀 꽃잎에 노랑 꽃술이 유난히 돋보인다. 서로를 빛나게 하는 꽃잎과 꽃술의 어울림이 좋다. 모든 힘을 꽃에 쏟아부어서 그럴까 열매를 맺지 못하고 뿌리로 번식한다.

가을을 밝히는 꽃이라는 의미로 추명국(북한명)으로도 불리지만 서리를 기다리는 꽃이라는 뜻의 대상화가 정식 명칭이다. 봄맞이가 봄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이름을 가졌듯 가을의 의미를 이름에 고스란히 담았다.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대상화라는 이름이 붙은 식물이 10여 종에 이른다. 무엇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가을 서리에 맥 못추는 것들로 대표적인 것 역시 초본식물들이다. 이름에 가을의 의미를 품었지만 순리를 거스리지는 못한다는 듯 '시들어 가는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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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국악상설공연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판놀음 !!


매주 화~토 오후 5시
광주공연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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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속내를 밝히면 이런 색일까? 다 붉지도 못하는 애달픔이 아닐까도 싶다. 무엇하나 혼자 저절로 이뤄지는 것 없음을 알기에 자연이 담고 있는 그 오묘함에 다시금 놀란다.

잔디의 뿌리의 도움으로 꽃피고 열매 맺는 타래난초 처럼 억새의 뿌리의 도움으로 꽃을 피운다. 연분홍 속살을 오롯이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제 할일을 다 했다는 듯 빙그레 웃는다.

'야고'는 억새에 의해 반그늘이 진 곳의 풀숲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 기생식물이다. 꽃은 8∼9월에 연한 홍자색으로 원줄기 위에 한 개의 꽃이 옆을 향한다.

담뱃대더부살이·사탕수수겨우살이라고도 한다. 꽃이 피었을 때 꽃대와 꽃 모양이 담뱃대처럼 생겨 담뱃대더부살이라는 별칭이 생겼다.

올해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늦게 만났더니 온전한 색을 보기에는 아쉬움이 있었다. 무엇이든 제 때를 만나야 온전히 볼 수 있지만 못 본것 보다는 나으니 그것만으로도 좋다.

야고는 한자로 野菰라 쓰는데, 들에서 자라는 줄풀이라는 의미이다. '더부살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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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읽는_하루

꽃잎은 오늘도 지면서 붉다

오늘 내 발에 밟힌 풀잎은 얼마나 아팠을까
내 목소리에 지워진 풀벌레 노래는 얼마나 슬펐을까
내 한 눈 팔 때 져버린 꽃잎은 얼마나
내 무심을 서러워했을까

들은 제 가슴이 좁고 산은 제 키가 무겁지만
햇빛 비치는 곳에는
세상의 아름다운 삶도 크고 있다

길을 걸으며 나는
오늘 이 길을 걸어간 사람들을 생각한다
그들은 모두 나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일 것이다
나는 그들이 걸어간 길의
낙엽 한 장도 쓸지 않았다

제 마음에도 불이 켜져 있다고
풀들은 온종일 꽃을 피워들고
제 마음에도 노래가 있다고
벌레들은 하루 종일 비단을 짠다

마른 풀잎은 이름만 불러도 마음이 따뜻하다
나는 노래보다 아름다운
풀꽃 이름 부르며 세상길 간다

제 몸 부서지는 소리를 들으며
나뭇잎은 땅으로 떨어지고
제 사랑 있어 세상이 밝다고
꽃잎은 오늘도 지면서 붉다

*이기철의 시 '꽃잎은 오늘도 지면서 붉다'다. 지면서도 붉은 나뭇잎을 보러 분주한 사람들의 마음자리에도 붉음이 내려앉았다. 그 붉음이 옅어질까봐 해마다 반복적으로 붉은 꽃을 찾고 붉은 단풍을 밟는다. 올해도 붉었을 그대 마음자리가 여기에 있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우리통밀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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