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_읽는_하루

마음

아침 저녁
방을 닦습니다
강바람이 쌓인 구석구석이며
흙 냄새가 솔솔 풍기는 벽도 닦습니다
그러나 매일 가장 열심히 닦는 곳은
꼭 한군데입니다

작은 창 틈 사이로 아침 햇살이 떨어지는 그곳
그곳에서 나는 움켜진 걸레 위에
내 가장 순결한 언어의 숨결들을 쏟아 붓습니다

언젠가 당신이 찾아와 앉을 그 자리
언제나 비어 있지만
언제나 꽉 차있는 빛나는 자리입니다

*곽재구의 시 '마음'이다. 누구나 형태와 장소는 다를지라도 `그곳`은 마련해 두고 있다. 간혹 방치하는 일이 있어도 언제라도 닦으면 빛날 자리라는 것은 안다. 그 자리에 그대가 있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우리통밀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오랜 소망이던 붓을 잡았다. 13회차, 부자연스러운 몸으로 길지 않은 수업을 짧지 않게 보냈다. 그 과정을 이수한 기념으로 붓이 하나 생겼다.

매일 붓을 잡는다. 책장 앞에 작은 서안을 놓고 주변에 먹물과 벼루를 대신할 접시를 놓았다. 우연하게 얻은 큰벼루를 둘 곳이 마땅찮은 이유지만 맞춤한 접시니 그것으로도 되었다. 서안 위에 종이를 놓고 문진으로 있는 누른 뒤 붓을 드는 그 순간의 단정함이 좋다.

받아둔 채본이 제법 되니 앞으로 일용할 양식인 샘이다. 손과 붓이 친해지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과정을 낙으로 삼기로 했으니 순리에 따르면 될 것이다.

볕 좋은 오후 묵향이 그윽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제2회 끌망 서각 전시회
2020. 12. 20(일)~2021.1.24(일)
전남 곡성군 섬진강로 1465 가정역주차장

*'끌망서각회'는 섬진강 기슭에 사는 이들이 모여 나무에 마음을 새기는 모임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無盡

오늘은 그 오늘이 다함이 없거늘
나쁜 짓은 날로 많아지고
내일은 그 내일이 끝이 없거늘
좋은 일은 날로 적어지는구나

(이천이십년 가을 야암 쓰고 새기고 탁본했다)

*無盡을 호號로 쓰는 이는 글자만 보아도 반갑다. 이름을 얻는다는 것이 주는 가늠할 수 없는 무게를 스스로 품었으니 여기에 무엇을 더하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心如之水
마음이 물과 같도다.

볕좋은 날, 그 볕을 품은 돌의 온기가 꽃으로 가득 피어난 곳에서 머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