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국
우여곡절을 겪었다. 바다를 품고 있을 해국을 만나는 특별한 의식을 치루고 1년의 시간이 흘러 그 자리에 다시 섰다. 그자리 그대로 피어있는 꽃보다 더 귀한 마음이 함께라서 내게 해국은 늘 그 자리일 것이다.
 
동해의 해국과 제주의 해국은 바다 곁에서 바다를 향해 피어 있었다. 동해의 회색 바위와 제주의 검은 바위를 배경 삼아 핀 해국의 이미지는 다르다. 배경을 믿고 화사하거나 짙은 속내들을 드러내고 있다.
 
나고 자란 환경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바다를 향한 그리움을 온전히 담는 것은 한치의 다름도 없었다. 두곳의 해국을 원없이 보았고 그 진한 속내를 품었으니 내 가슴 언저리에 해국 향이 스며들었으리라 짐작한다.
 
바닷가에 자라는 국화라고 해서 해국이라 하기에 바다를 빼놓고는 떠올릴 수 없는 꽃처럼 내게 해국은 벗들의 따스함을 온몸을 느끼게 해준 꽃이다. 울진과 제주의 벗들을 오롯히 품게하는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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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읽는수요일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들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보는
너, 먼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이성부 시인의 시 '봄'이다. 봄을 향해가는 마음들이 조급함에서 벗어나면 지금 곁에 있는 봄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그 봄과 이 봄이 다르지 않을 것이다.

#류근_진혜원_시선집 #당신에게_시가_있다면_당신은_혼자가_아닙니다 에서 옮겨왔습니다. (17)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구례통밀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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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린 마음과는 상관없다는 듯 한없이 더디오더니 이제는 급했나 보다. 여기저기 들러 청하는 모든이에게 안부를 전하며 노닥거리느라 늦었던 걸음이 내 앞에 와서야 서두른다. 산 너머에만 머물던 가을이 코앞까지 왔다.

인위적인 경계를 넘는 시간을 기억하는 방법은 매달 다르지만 십일월을 맞이하는 마음엔 유독 조급함이 함께 한다. 당도한 끝 지점보다는 마무리로 내달리는 안쓰러움이 그것이다. 그 별스러운 일에 슬그머니 끼어드는 마음이 그다지 낯설지가 않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맞이하는 시간은 기다린 매 순간의 마음과는 달리 늘 서툴기 마련이다. 그 서툰 마음짓으로 다시 다음을 기약한다지만 그 다음이 있을지는 미지수라 헛튼 속내는 안으로만 잠기다.

붙잡힌 발걸음을 욺길 이유를 찾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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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자주쓴풀'
꽃을 찾아 뒷산을 돌아다니던 때에 근처 몇곳에서 보았던 자주쓴풀은 자생지의 환경변화로 사라지고 보이지 않는다. 그후로는 먼길을 나서서야만 볼 수 있었다. 올해는 비교적 자주 접하게 되었다.

자주쓴풀은 모양이 쓴풀과 비슷하나 줄기에 검은 자주색이 돌며, 꽃이 자주색이라서 자주라는 이름이 붙었다. 쓴풀은 줄기에서 나오는 흰 유액이 쓰다고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흰자주쓴풀은 자주쓴풀과 같은데 꽃이 흰색이라 붙여진 이름으로 보인다. 국가표준식물목록이나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는 따로 이름만 올라 있다.

자주쓴풀이 자생하는 독특한 토양의 풀밭에서 딱 한개체를 만났다. 올해 처음으로 만난 식물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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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추'
뒷산 숲길에서 익숙하게 만나는 꽃이다. 바위틈에도 사는 것으로 보아 척박한 환경에도 적응을 잘하는가 보다. 올해는 먼길 나서서 만난 꽃이기에 더 반가웠다.
 
홍자색으로 피는 꽃이 줄기 끝에서 조밀하게 많이도 달렸다. 꽃술을 길게 빼고 하나하나 거꾸로 달린 모습도 이쁘지만 이 자잘한 꽃들이 모여 둥근 꽃 방망이를 만들어 눈에 쉽게 띈다.
 
익히 아는 채소인 부추의 야생종이라고 한다. 산에서 자라니 산부추로 이름을 얻었다고 볼 수 있다. 비슷한 식물로 산마늘, 산달래, 참산부추, 두메부추 등 제법 다양한 종류가 있다.
 
산부추 역시 부추 특유의 똑쏘는 맛을 내는 성분이 있어 스스로를 지켜간다는 것으로 보았는지 '보호'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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