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돌쩌귀
궁금했었다. 올라오는 사진만으로는 투구꽃과 닮아 그것이 그것같아 보여 직접 보면 알 수 있을까 싶어서다. 보고난 후에도 투구꽃과 구분이 쉽지 않다.
 
"돌쩌귀는 한옥의 여닫이문에 다는 경첩을 말한다. 수짝은 문짝에 박고, 암짝은 문설주에 박아 서로 맞추거나 꽂아 문을 여닫는다. 식물 이름으로 많이 쓰이는 이유는, 꽃도 돌쩌귀를 닮았지만 특히 뿌리가 닮아서이다. 돌쩌귀라는 이름이 붙은 종들은 투구꽃과도 아주 흡사한데, 한라돌쩌귀 역시 섬투구꽃이라고도 한다."
 
일행들은 다른 곳으로 이동한 후에도 한참을 곁에 머무르며 눈맞춤 했다. 다음에 다시보면 알 수 있을까? 섬투구꽃이라고도 한다니 내겐 그냥 투구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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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타령
배고파 지어 놓은 밥에 뉘도 많고 돌도 많다 뉘 많고 돌 많기는 임이 안 계신 탓이로다 그 밥에 어떤 돌이 들었더냐

초벌로 새문안 거지바위 문턱바위 둥글바위 너럭바위 치마바위 감투바위 뱀바위 구렁바위 독사바위 행금바위 중바위 동교로 북바위 갓바위 동소문 밖 덤 바위 자하문 밖 붙임바위 백운대로 결단바위 승갓절 쪽도리바위 용바위 신선바위 부처바위 필운대로 삿갓바위 남산은 꾀꼬리바위 벙바위 궤바위 남문 밖 자암바위 우수재로 두텁바위 이태원 녹바위 헌 다리 땅바위 모화관 호랑바위 선바위 길마재로 말목바위 감투바위 서호정 용바위 골바위 둥그재로 배꼽바위 말굽바위 밧바위 안바위 할미바위 숫돌바위 하마바위 애오개는 걸 바위 너분바위 쌍룡정 거좌바위 봉학정 벼락바위 삼개는 벙바위 고양도 벙바위 양천은 허바위 김포로 돌아 감바위 통진 붉은 바위 인천은 석 바위 시흥 운문산 누덕바위 형제바위 삼신바위 과천 관악산 염불암 연주대로 세수바위 문바위 문턱바위 수원 한 나루 영웅바위 돌정바위 검바위 광주는 서성바위 이천은 곤지바위 음죽은 앉을바위 여주 흔바위 양근은 독바위 황해도로 내려 금천은 실바위 연안 건들바위 서흥 병풍바위 동설령 새남 찍꺾바위 과줄바위 황주는 쪽도리 바위 평양 감영 장경 문안 쇠바위 덕바위 서문 안에 안장바위 웃바위 순안은 실바위 숙천은 허바위라

도로 올라 한양 서울 정퇴절 법당 앞에 개대 바위 서강에 농바위 같은 돌멩이가 하얀 흰밥에 청대콩 많이 까둔 듯이 드문 듬성이 박혔더라 그 밥을 건목을 치고 이를 쑤시고 자세 보니 연주문 돌기둥 한 쌍이 금니 박히듯 박혔더라 그 밥을 다 먹고 나서 눌은 밥을 훑으려고 솥뚜껑 열고 보니 해태 한 쌍이 엉금엉금

*무심코 듣던 라디오에서 휘몰아치는 리듬 속에 듣도보도 못한 바위 이름이 나온다. 이게 뭔가 싶어 찾아서 다시 들었다. 서울지방 잡가 중 하나라고 한다.

이 소리를 듣는데 문득 떠오르는 그림이 하나 있다. 표암 강세황의 "영통동구도 靈通洞口圖"라는 그림이다. 나로썬 이 소리와 그림의 서로 연관성을 찾을 재주는 없다. 강세황의 독특한 바위 그림이 강한 인상으로 남았고 이 소리 역시 같은 맥락에서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는 것 밖에는.

https://youtu.be/0m_n9r2uPwU

여러 소리꾼들이 불렀지만 오늘은 이춘희와 채수현의 소리로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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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쓴풀
느지막이 산길을 걷다가 우연히 발견하고 꽃이 필 때쯤이면 매년 그곳을 찾아가 눈맞춤하는 꽃들이 제법 된다. 이렇게 하나 둘 기억해 두고 나만의 꽃지도를 만들어가고 있다.
 
자줏빛을 띄는 꽃잎이 깊게 갈라져 있다. 꽃잎에 난 줄무늬의 선명함이 전체 분위기를 압도한다. 꽃잎은 다섯장이 기본이지만 네장에서 아홉장까지도 다양하게 보인다.
 
충청도 어디쯤 물매화 보러간 곳에서 실컷 보았고 귀하다는 흰자주쓴풀도 봤다. 키 큰 풀 속에 묻혀 있어 오롯이 그 본래 모습을 보기에는 아쉬움이 남았었다. 그래서였을까. 제주 올티스 녹차밭 길에서 온전한 모습으로 다시 만났다.
 
사람과 식물 사이에 형성된 이야기를 보다 풍부하게 해주는 의미에서 찾아보는 것이 꽃말이다. '자각'이라는 자주쓴풀의 꽃말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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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읽는수요일

옛 노트에서

그때 내 품에는
얼마나 많은 빛들이 있었던가
바람이 풀밭을 스치면
풀밭의 그 수런댐으로 나는
이 세계 바깥까지
얼마나 길게 투명한 개울을
만들 수 있었던가
물 위에 뜨던 그 많은 빛들,
좇아서
긴 시간을 견디어 여기까지 내려와
지금은 앵두가 익을 무렵
그리고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그때는 내 품에 또한
얼마나 많은 그리움의 모서리들이
옹색하게 살았던가
지금은 앵두가 익을 무렵
그래 그 옆에서 숨죽일 무렵

*장석남 시인의 "옛 노트에서"다. 그리움이 없는 이가 있을까. 그 자리가 온기로 채워질 수 있기를 바랄뿐이다.

#류근_진혜원_시선집 #당신에게_시가_있다면_당신은_혼자가_아닙니다 에서 옮겨왔습니다. (22)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구례통밀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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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5 23: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진無盡 2021-12-20 18:19   좋아요 0 | URL
네~ 거주하는 집을 개조하여 카페로 운영중입니다. 저는 출근하니 평일 낮에는 볼 수 없답니다~ ^^
 

북천이 맑다커늘 우장없이 길을 나니
산에는 눈이 오고 들에는 찬비로다
오날은 찬비를 맞았시니 얼어잘까 하노라

백호白湖 임제(林悌, 1549~1587)가 평양기생 한우寒雨를 보고 첫눈에 반한 속내를 드러낸다. 벼슬이나 권력에 연연하지않고 패기 넘치는 호남아답게 거침이 없다.

어이 얼어자리 무슨 일 얼어자리
원앙 침 비취금을 어데두고 얼어자리
오날은 찬비 맞았으니 녹아잘까 하노라

한우寒雨 역시 한술 더뜬다. 재색을 겸비하고 시문에 능하고 거문고와 가야금에도 뛰어나며 노래까지 절창인 기녀답게 은근하지만 속되지 않다.

주는 이나 받는 이가 마음이 맞았으니 여기에 무엇을 더하랴. 이런 것이야말로 진정한 멋이 아닐런지. 비로소 손끝이 시리고 코끝이 찡한 겨울다운 날씨다. 겨울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좁혀주려는 하늘의 배려가 아닐까.

김용우의 '어이얼어자리'를 듣는다.

https://youtu.be/edrQUe1Dhx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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