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초'
섣달인데도 꽃마음을 품고 사는 이들의 마음은 부산하다. 언 땅을 뚫고 올라와 기지개를 켜는 꽃과의 눈맞춤을 조금이라도 빨리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긴 시간 꽃을 보지 못했던 몸과 마음이 들쑤시는 탓이리라. 그 마음에 부응이라도 하듯 여전히 겨울인 숲에는 서둘러 노오랗게 불을 밝힌 꽃이 있다.

눈과 얼음 사이에 피어난 꽃을 볼 수 있어 '눈색이꽃', '얼음새꽃', 눈 속에 피는 연꽃 같다고 해서 ‘설연’이라고도 부른다. 이른 봄에 노랗게 피어나는 꽃이 기쁨을 준다고 해서 복과 장수를 뜻하는 '복수초福壽草'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따뜻한 겨울이 이어지며 산들꽃들을 만나는 기대감이 앞선다. 나무에서는 이미 12월에 납매와 매화가 피었고 땅에서는 복수초가 피어 꽃을 보려는 사람들을 불러내고 있다. 곧 변산바람꽃과 노루귀가 그 선두에 서서 봄꽃의 행렬을 이끌 것이다.

꽃을 봤으니 꽃마음으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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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노래

오자마자 가래나무/ 불 밝혀라 등나무/ 대낮에도 밤나무/ 칼로 베어 피나무/ 너랑 나랑 살구나무/ 십리 절반 오리나무/ 열의 갑절 시무나무/ 방귀 뀌어 뽕나무/ 깔고 앉아 구기자나무/ 거짓 없어 참나무/ 그렇다고 치자나무/ 바람 솔솔 소나무/ 빌고 보자 비자나무/ 입 맞추어 쪽나무

영감 천지 감나무/ 한 자 두 자 잣나무/ 잘못 했다 사과나무/ 삼삼하다 삼나무/ 육박전에 육박나무/ 다섯 동강 오동나무/ 가뭄에 가문비나무/ 재 노랗다 노린재나무/ 누린내에 누리장나무/ 향기 난다 향나무/ 쥐 없어도 쥐똥나무/ 복장 터져 복장나무/ 사시사철 사철나무/ 늠름하다 느릅나무/ 가렵다 옻나무

벌벌 떨어 사시나무/ 자작자작 자작나무/ 따끔따끔 가시나무/ 탱탱 불어 탱자나무/ 조각조각 조각자나무/ 팽글팽글 팽나무/ 딸랑 딸랑 방울나무/ 작살나는 작살나무/ 댕강 잘라 댕강나무/ 번쩍 번쩍 광나무/ 삐죽삐죽 비쭈기나무/ 빵빵 쏘아 딱총나무/ 활 쏘아 화살나무

밤에 보자 야광나무/ 잠자두자 자두나무/ 꽃 숨었다 무화과나무/ 함박 웃어 함박꽃나무/ 밥풀떼기 박태기나무/ 개 불알에 괴불나무/ 엄청 쓰다 소태나무/ 앉아도 서어나무/ 셈 잘한다 계수나무/ 한푼 두푼 돈나무/ 목돈 마련 은행나무/ 고대광실 고광나무/ 굴건 상주 굴거리나무

인심 좋아 후박나무/ 나 좀 봐요 주목/ 마당 쓸어 싸리나무/ 풀었어도 매자나무/ 반말 찍찍 야자나무/ 친구 따라 벚나무/ 신비하다 비술나무/ 졸병은 졸참나무/ 장수는 장수팽나무/ 채찍질에 말채나무/ 산소 옆에 비목나무/ 아가에게 쉬나무/ 인정 많다 다정큼나무

쪼록쪼록 조록나무/ 아이고 배야 아그배나무/ 앵돌아져 앵두나무/ 말아 먹자 국수나무/ 매운 맛 고추나무/ 보리방귀 보리밥나무/ 쌀밥에 이팝나무/ 수라상에 상수리나무/ 단맛 보아 다래나무/ 국록 받아 녹나무/ 군침 돈다 신나무/ 환자 없다 무환자나무/ 나보고는 나도밤나무/ 너보고는 너도밤나무

신발깔개 신갈나무/ 굳이 우겨 구지뽕나무/ 죽을 때 닥나무/ 여름에 으름덩굴/ 가을에 갈참나무/ 겨울에 겨우살이 / 찌르르 찔레나무/ 비 내린다 낙우송/ 잎 떨어져 낙엽송 / 푸르러도 단풍나무/ 홍두깨에 박달나무/ 속 비어 대나무/ 늘어졌다 능수버들

가짜 중 가중나무/ 진짜 중 참중나무/ 반질반질 중대가리나무/ 중 모였다 때죽나무/ 부처머리 불두화/ 산사과 산사나무/ 관세음보살 염주나무/ 석가모니 보리수나무/ 뜰에는 뜰보리수/ 두메에는 두메오리나무/ 멀리 있다 먼나무/ 여기 있다 이나무/ 헛것 봤다 헛개나무/ 남쪽 하늘에 남천/ 까마귀 사촌 오죽

꾸깃꾸깃 꾸지나무/ 들며나며 들메나무/ 분발랐다 분비나무/ 솟아라 소사나무/ 진짜 달래 진달래 / 참아라 인동덩굴/ 같지 않다 다릅나무/ 잘 그렸다 회화나무/ 명사십리 해당화/ 전신만신 전나무/ 쉬어 가자 쉬땅나무/ 소귀신 소귀나무/ 자는 귀신 자귀나무

*알 수 있을까? 나무 이름이나 한번 불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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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읽는수요일

우리가 물이 되어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
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키 큰 나무와 함께 서서
우르르 우르르 비오는 소리로 흐른다면.

흐르고 흘러서 저물녘엔
저 혼자 깊어지는 강물에 누워
죽은 나무뿌리를 적시기도 한다면.
아아, 아직 처녀인
부끄러운 바다에 닿는다면.

그러나 지금 우리는
불로 만나려 한다.
벌써 숯이 된 뼈 하나가
세상에 불타는 것들을 쓰다듬고 있나니

만 리 밖에서 기다리는 그대여
저 불 지난 뒤에
흐르는 물로 만나자.
푸시시 푸시시 불 꺼지는 소리로 말하면서
올 때는 인적 그친
넓고 깨끗한 하늘로 오라.

*강은교 시인의 "우리가 물이 되어"다. 시간은 언제나 불과 물이 공존한다. 처지에 따라 불의 시간을 건너 물의 시간을 살아가는 때가 되었다. 물이 품어야 할 불의 몫을 살핀다.

#류근_진혜원_시선집 #당신에게_시가_있다면_당신은_혼자가_아닙니다 에서 옮겨왔습니다. (27)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구례통밀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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水流花開 수류화개

물은 자연스럽게 흐르고
꽃은 그냥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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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이 나무가 뭐라고 그 먼길을 달려갔다. 소설 속 나무를 오래전 내장산 산림박물관 뜰에서 처음 본 이후 한두그루 보긴 했지만 숲을 이룬 곳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그것도 눈 쌓인 겨울 자작나무 숲을.

눈은 없지만 눈처럼 하얀 나무의 숲에 들었다. 멀리서 바라본 모습과 가까이 본 모습이 많이 다르지 않음이 좋다. 나무 사이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손으로 눈으로 만져 보는 맛을 누린다.

자작자작 소리를 내며 탄다고 자작나무라고 했다는데 그 소리 사이에 담긴 연인들의 속내가 비치는듯도 싶어 조심스러운 발걸음이다. 눈이 없다는 아쉬움 보다 숲에 들었다는 즐거움이 크다.

다시, 숲에 드는 날이면 연초록 잎이 하늘거리는 사이를 걷는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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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01-17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온난화때문에 남방한계선 위도가 올라가는 수종이죠. 서울에서는 시름거리는 얘네들을 목격해요. 광릉 임업시험장에 자작나무숲이 있는데 거기는 괜찮은지 모르겠습니다ㅠ
항상 무진님 사진은 너무 멋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