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주의보
엠마 마젠타 글.그림, 김경주 옮김 / 써네스트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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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빛 아지랑이가 피어 난다
사람이 색깔에 담을 수 있는 감정은 가시적인 색깔의 숫자만큼이나 많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유난히 따스하고 온화하며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색깔이 있다. 바로 분홍색이다. 너무 짙어 경계를 넘어서는 색도 아니고 그렇다고 너무 옅어서 못 알아보는 것도 아닌 딱 그만큼의 색이 아닐까 한다. 진한 빨강색은 너무 과도한 감정의 노출로 인해 불안하지만 분홍은 그 경계에서 봄날 아지랑이 같은 설레임을 전해주기에 충분하다.

사람이 지금 자신의 감정 상태를 색으로 표현 한다면 주로 어떤 종류 색감이 될까? 봄날 청춘들의 마음엔 분명 분홍색이 스며들며 조금씩 물들어가지 않을까?

[분홍주의보]는 바로 이렇게 처음 사랑의 감정을 조심스럽지만 소중하게 가슴에 담아가는 사람과 그 시기를 조심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초록 대문에 살며 태어나서 한 번도 말을 해보지 못한 벙어리 발렌타인이라는 이름을 가진 소녀의 고백이다. 그 고백은 봄날 피어나는 아지랑이에서 여름 창가로 드는 햇살로 가을날 발등에 머물다가 겨울 온기 가득한 침대로 들어온다. 세상의 중심이 나에서 둘로 바뀌는 시기가 바로 분홍주의보가 발하는 시점이다. 눈으로 보이고 귀로 들으며 온 몸으로 느끼는 이상야릇한 스멀거림일 수도 있는 그 감정은 꿈꾸듯이 내게로 오며 세상을 바꿔놓는다.

이 작품은 한편의 시이기도 하고 성장 드라마며 동화로도 볼 수 있다. 분홍주의보가 발하며 생기는 몸의 변화와 마음에 머무는 시간이 달콤함만을 전해주진 않는다. 눈사람과 초콜릿이 소리 없이 녹듯이 자신도 모르게 스며드는 잠 못드는 긴 밤의 뒤척임이 있다.

이 책 [분홍주의보]는 지금 분홍주의보가 발하는 시점에 있는 청춘인 사람은 스며드는 감정을 조심스럽게 햇살에 꺼내 보이며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킬 수 있고, 여름 한창 피어나는 마음에 즐거워하는 사람은 처음 마음을 돌아보게 하며, 가을처럼 온갖 색깔로 떨어지는 낙엽으로 시름에 젖어드는 사람은 시간을 공유했지만 지나간 그리움이 있고, 다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겨울을 맞이하고 있는 사람은 그 성장통을 온몸으로 기억할 수 있게 해 주는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이 사랑에 빠진 모든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고 하지만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나 이미 사랑하고 있는 사람 뿐 아니라 옛사랑을 추억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다시금 봄날 아지랑이를 피어오르게 하기에 충분하다. 하여 다시금 꿈속에서 고래를 찾을 수 있고 높다란 사다리를 올라 먼 바다를 바라볼 희망을 찾게 한다.

이 책을 보고 있으면 사랑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느껴진다. 어설프게 보이는 그림도 글의 구성도 책에 전해주는 색감도 모두 사랑이다. 안으로만 감추려드는 사랑의 감정을 삶에게 그대로 보여줄 용기를 얻게 하는 힘이 있다.

역자 김경주의 말대로 ‘천천히 사랑이 밀려오는 어떤 무렵...’에 잠시 발걸음 멈추고 자신을 돌아볼 기회로 삼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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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발견 - 사라져가는 모든 사물에 대한 미소
장현웅.장희엽 글.사진 / 나무수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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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시간을 공유한 물건들
문득 낯설어 보이거나 전혀 새로운 뭔가를 발견하는 순간이 있다. 날마다 다니는 길이거나 익숙한 책상 또는 차안 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차이를 느끼는 것은 왜일까? 그때그때 달라지는 감정에 의해 늘 대하는 사물도 달리 다가오는 것이랑 비슷한 느낌이 아닐까 한다. 한때 너무도 소중한 물건이어서 깊숙한 곳에 숨겨두었다가 이내 잊어버리고 한참이나 시간이 흐린 뒤 발견하게 되어 마냥 기뿐 그런 감정일 것이다. 그렇게 우리 주변에는 늘 함께 있어 일부러 주의를 하지 않으면 그 존재를 알 수 없는 것들이 부지기수다.

[사소한 발견]은 바로 그런 물건들에 대한 저자의 마음을 담았다. 사진을 전공한 형제간에 함께 공유했던 물건도 있고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서는 한때는 소중했지만 이제 그 존재의 의미가 더 이상 없는 그렇고 그런 물건들이다.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물건들은 누구나 한 가지 이상 그 느낌을 공유할 수 있는 것들이다. 단추, 선인장, 탁상달력, 안경, 냉장고, 필름, 가위, 클립, 낡은 운동화, 알약, 지우개, 뽁뽁이, 노트 등 60가지에 달하는 이러한 물건에 얽힌 저자의 지극히 사소한 감정을 담아내고 있다.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어서 더 좋은 사소한 발견은 지나온 시간이나 현재 그리고 다가올 미래를 공유한다.

이 책 [사소한 발견]은 먼저 이 물건들에 대한 사전적 의미를 실어 놓았다. 하나하나 읽어 보면 아~ 이런 뜻이 있었구나 하고 의미가 새롭게 다가서는 물건도 있다. 60여 가지에 달하는 사소한 물건들의 이야기를 네 가지 테마로 분류해서 담았다. 일상의 사물에서 비일상을 꿈꾼다에는 단추를 시작으로 지구본, 냉장고, 옷걸이, 안경, 칫솔 등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물건들에 대한 이야기다. 두 번째 따스한 시선으로 본 추억의 몽타주에는 어린시절 추억과 관련된 물건들로 선풍기, 레코드, 흑백사진, 모기향, 아버지구두, 연필 등이다. 세 번째 아날로그의 냄새와 감촉이 좋다에는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며 점점 잊혀져 가는 물건들로 깡통로봇, 양초, 전화기, 뽁뽁이, 성냔, 노트 등이 담겨있다. 네 번째 삶과 느림에 대한 소소한 발견에는 알약, 손목시계, 압정, 구둣솔, 돋보기, 자물쇠 등이다.

저자가 말한 대로 지극히 개인적인 물건들이지만 나 역시 공유하는 추억이 있다. 그중에서 유독 마음에 남는 것은 흑백사진이다. 부모님이 거주하는 집에 들러 옛날 사진을 보던 중 막 결혼하고 찍은 젊디젊은 부모님을 보았다. 내가 커가는 것은 알지만 부모님이 그와 함께 늙어 간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살아가던 때 새롭게 다가선 사진 한 장이다. 그 옆에 나란히 또 한 장의 사진이 있다. 내 돌 사진으로 윗옷만 입고 빙그레 웃고 있는 그 사진을 핸드폰으로 옮겨와 가끔 보곤 한다.

이렇듯 이 책 [사소한 발견]은 잊어버린 시간을 돌려주기도 하고, 친구를 생각나게 하고, 슬픈 기억에 잠시 젖어들게도 하는 물건들에 자신의 감정을 투영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만들어 준다. 획기적인 편집 스타일에 여백의 미를 살린 넉넉함 속에 담긴 사진 하나하나도 정겹게 다가서는 책이다. 굳이 필요 없는 물건들의 사전적 의미를 첫머리에 실어놓은 의도를 책장 마지막을 넘기며 알 것 같다. 시간을 함께 하며 나와 특별한 의미를 만들어 온 물건들이기에 사전적 의미와는 다른 감성이 담긴다는 것을 암시하는 지도 모르겠다.

이제 내 주변을 돌아보며 나와 함께 소중한 시간을 공유해 온 물건들에게 눈을 돌려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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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과 체찰 - 조선의 지성 퇴계 이황의 마음공부법
신창호 지음 / 미다스북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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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성록에 담긴 퇴계의 마음공부법
오늘날 공부라는 말은 어떤 의미로 사용이 될까? 파행적인 공교육, 입시위주의 학교 수업에 의해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은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염려하는 수준을 이미 넘어서고 있는 실정이다. 오늘날의 공부는 지식습득 위주로 대학입시와 취업에 메어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면면이 이어온 우리 선조들의 공부는 마음공부였다. 일체만물의 근원인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야 말로 가장 중요한 공부였던 것이다. 하지만 제국주의의 강압에 의한 급속한 근대화를 이뤄오는 과정에서 우리는 우리 선조들의 공부에 대한 성찰을 이어받지 못하고 서구의 교육에 대한 정책을 근간으로 교육제도를 만들어 오늘날에 이르게 되었다.

[함양과 체찰]은 조선시대 대표적인 지성이며 학자인 퇴계 이황의 생애를 살펴보고 그가 온 생애를 통틀어 심혈을 쏟았던 공부법에 대한 이야기인 여러 학자들과 나눈 편지글 모음인 자성록을 담았다. 퇴계 이황은 경북 안동의 시골마을에서 8남매 막내로 태어나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다. 일찍 학문에 뜻을 두고 이웃집 할아버지에게 천자문을 배우고 삼촌인 송공재에게 논어를 배웠다. 벼슬에는 뜻을 두지 않고 학문에 전념하다 가족을 돌보기 위해 늦은 나이에 과거를 보고 관직에 진출하게 된다. 관직에 들어서 청렴하고 강직한 품성으로 임했으며 이후 학문에 뜻을 펼치고자 하는 마음과 몸에 병을 얻어 사직하고 향리에 돌아와 학문에 정진한다. 그 후로도 매번 임금의 부름으로 출사하지만 이내 사퇴하고 만다.

[세상 사람들은 우리를 욕하기 쉽다. 과부가 어떻게 자식을 올바르게 가르칠 수 있겠느냐고 의심한다. 그러니 너희들은 남보다 백 배 더 공부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이런 비난을 면할 수가 없다!](본문 17페이지)

이러한 어머니의 가르침은 퇴계 이황에게 효와 충 그리고 도덕에 대한 근본적인 바탕을 이루게 한 요인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주자 이후의 첫 번째 가는 사람’이라는 일본 학자 야마자끼 안사이의 말에서 퇴계 이황의 학문적 업적을 잘 알 수 있다.

이 책 [함양과 체찰]의 중심은 아무래도 [자성록]이다. 자성록은 당대 학문에 뜻을 둔 학자들과 퇴계 이황이 주고받은 편지글을 모아 이황이 직접 편찬한 책이다. 그 자성록을 저자가 새롭게 분류하고 엮었다. 여기에는 기대승, 황중거, 정자중, 권호문, 이이 등을 비롯하여 많은 문인들과의 교류가 잘 나타나고 있다. 나이 차이를 불문하고 학문에 뜻을 이뤄가는 도중 서로 의문되는 문제를 논하거나 차이를 검증하기도 하고 이황에게 문의하는 등이 주 내용이지만 이를 대하는 이황의 태도는 너무나 솔직한 모습들이 보인다. 엄중한 신분세계지만 그에 메이지 않고 오직 공부하는 마음에 뜻을 펼치는 이황과 당대 문인들의 면모를 살필 수 있다. 

마음공부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퇴계 이황의 공부법의 중심엔 함양과 체질이 있다. 함양이란 능력이나 품성을 기르고 닦는다는 뜻이며 체찰은 몸소 자세히 살펴봄을 뜻하는 말이다. 이 책은 바로 오늘날 그 의미가 다소 퇴색되어 있는 공부의 의미를 살피게 하며 인생의 전 과정을 통해 이뤄야 할 과제에 대해 심사숙고하고 스스로를 살필 기회 제공하고 있다고 본다. 공부란 무엇이며 어떤 자세로 공부에 임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공부를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함인지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또한 이 책에는 자성록 뿐 아니라 활인심방과 수신십훈 등 퇴계 이황의 몸소 실천했던 가르침을 실어놓아 그의 삶과 철학을 살필 수 있게 한다.

퇴계 이황 탄생 51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그를 기념하여 만든 이 책은 공들여 만들었음이 여러 곳에서 보인다. 책의 장정도 그렇지만 내용의 구성이나 편집 역시 내용을 이해하고 살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돋보이는 부분이다. 또한 중간 중간 퇴계 이황의 마음을 알 수 있는 시가 있어 책을 읽어가는 동안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다. 아쉬운 것은 자성록에 이황의 답글 만 있다는 점이다. 문의 서한이 함께 실렸다면 그 답글이 한층 빛나 보이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이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문예출판사)의 저자 E.F. 슈마허는 인간소외, 인간성 말살, 경제원리, 빈부의 격차, 부의 편중 등 현대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키워드로 교육을 이야기 한다. 그가 말하는 교육의 중심은 인간성에 대한 성찰과 이를 바탕으로 한 인간성 개발이다. 이는 공부에 대해 그 중요성이 새롭게 대두되는 현실에서 대안의 마련이 필요한 이유가 아닐까 한다.

이제 현대인에게 거의 잊혀진 학자 하지만 세계인이 주목하는 퇴계 이황의 청렴한 지성인의 삶과 학문적 성과를 살펴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거울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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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강공주 1
최사규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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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강공주에 대한 새로운 해석
역사를 만나는 다양한 방법 중 팩션은 언제나 흥미롭다. 역사적 사건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고 전후 사정을 꾸며 이야기를 만들어 발간 될 때마다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역사라는 다소 딱딱한 이미지를 벗어난 느낌도 주고 역사적 사실보다는 흥미위주의 이야기 전개도 한몫을 하지 않나 싶다. 그 선두가 드라마였고 이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역사소설이 등장하곤 한다. 팩션이 가지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염려스러운 점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 또한 현실이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심각한 왜곡이 그것인데도 불구하고 주목을 받는 것은 꾸며진 이야기며 다소 역사적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전재를 동의하기에 그 출발이 가능했으리라고 본다.

미실, 천추태후, 선덕여왕, 덕혜옹주에 이어 평강공주까지 최근 들어 여성이 중심적으로 그려지는 팩션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사회로부터 소외되고 차별 받았던 지난 시간에 대한 보상심리일 수도 있고 당당하게 한몫하고 있는 여성들의 지위가 더 돋보이는 시대흐름의 반영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평강공주]는 잘 알다시피 온달과 떨어질 수 없는 고구려 공주 평강의 이야기다. 고구려의 왕권과 귀족세력 간의 힘겨루기가 한창 진행되는 시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가고 있다. 왕권이 상대적으로 약화된 시기 권력을 둘러싼 음모와 투쟁 과정과 피폐한 백성의 삶을 돌보면서도 이웃나라와 전쟁을 치러야 하는 이중, 삼중의 어려움을 겪는 정치상황이 그 배경이다. 왕후가 죽고 핍박받던 평강공주는 목숨을 유지하고 동생 태자에게 무사히 왕위를 물려줄 수 있기 위해 궁궐내부의 힘을 적절하게 이용하고 나라를 지키는 근본적인 힘이 백성에게 있음을 알고 백성과 왕권 사이에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정략결혼은 할 수 없다며 궁궐을 몰래 나와 어렸을 때 들었던 바보온달을 찾아가는 평강공주에게는 믿는바가 있었다. 사전에 충분한 조사를 통해 익히 알고 있는 온달의 심성과 그가 가진 장점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준다면 권력싸움의 어지러운 난관을 돌파하는 힘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계산을 했다. 여러 어려운 고비를 넘기며 무술대회에서 1등으로 관문을 통과하고 전쟁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워 당당하게 장군으로 다시 태어난다. 하지만 여전히 권력투쟁은 심화되고 자신을 둘러싼 잡음을 해결하고자 고구려 남쪽 국경을 넘보는 신라와의 전쟁에 나가 죽음으로 막을 내린다. 저자는 여기서 다른 결말을 이끌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죽음으로 끝내지만 온달과 평강공주의 숨겨진 다른 삶을 제시해 준다.

저자는 [평강공주]를 통해 기존 평강공주와 온달의 이야기와는 다른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평강공주를 통해 시대를 앞서가는 탁월한 지도자의 모습으로 평강공주를 묘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구전된 이야기 속의 울보공주 이미지를 벗어나 나라와 백성을 위해 헌신하면서도 당당하게 권력의 중심을 헤쳐 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저자의 탄탄한 구성력과 글맛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단순하게 바보온달을 사랑한 공주의 사랑이야기를 넘어선 정치 전면에 등장하여 당당하게 자신의 의지를 펼치는 여성을 그리고 있다. 이 점은 온달과 평강공주라는 이야기기의 진위는 차치하고서라도 평강공주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안겨준 기존의 시각에다 현시대에 어울리는 새로운 해석으로 재탄생하게 만드는 작용을 한다. 
현 시대의 눈으로 고구려 평강공주를 새롭게 만나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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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강공주 2
최사규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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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강공주에 대한 새로운 해석
역사를 만나는 다양한 방법 중 팩션은 언제나 흥미롭다. 역사적 사건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고 전후 사정을 꾸며 이야기를 만들어 발간 될 때마다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역사라는 다소 딱딱한 이미지를 벗어난 느낌도 주고 역사적 사실보다는 흥미위주의 이야기 전개도 한몫을 하지 않나 싶다. 그 선두가 드라마였고 이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역사소설이 등장하곤 한다. 팩션이 가지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염려스러운 점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 또한 현실이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심각한 왜곡이 그것인데도 불구하고 주목을 받는 것은 꾸며진 이야기며 다소 역사적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전재를 동의하기에 그 출발이 가능했으리라고 본다.

미실, 천추태후, 선덕여왕, 덕혜옹주에 이어 평강공주까지 최근 들어 여성이 중심적으로 그려지는 팩션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사회로부터 소외되고 차별 받았던 지난 시간에 대한 보상심리일 수도 있고 당당하게 한몫하고 있는 여성들의 지위가 더 돋보이는 시대흐름의 반영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평강공주]는 잘 알다시피 온달과 떨어질 수 없는 고구려 공주 평강의 이야기다. 고구려의 왕권과 귀족세력 간의 힘겨루기가 한창 진행되는 시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가고 있다. 왕권이 상대적으로 약화된 시기 권력을 둘러싼 음모와 투쟁 과정과 피폐한 백성의 삶을 돌보면서도 이웃나라와 전쟁을 치러야 하는 이중, 삼중의 어려움을 겪는 정치상황이 그 배경이다. 왕후가 죽고 핍박받던 평강공주는 목숨을 유지하고 동생 태자에게 무사히 왕위를 물려줄 수 있기 위해 궁궐내부의 힘을 적절하게 이용하고 나라를 지키는 근본적인 힘이 백성에게 있음을 알고 백성과 왕권 사이에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정략결혼은 할 수 없다며 궁궐을 몰래 나와 어렸을 때 들었던 바보온달을 찾아가는 평강공주에게는 믿는바가 있었다. 사전에 충분한 조사를 통해 익히 알고 있는 온달의 심성과 그가 가진 장점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준다면 권력싸움의 어지러운 난관을 돌파하는 힘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계산을 했다. 여러 어려운 고비를 넘기며 무술대회에서 1등으로 관문을 통과하고 전쟁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워 당당하게 장군으로 다시 태어난다. 하지만 여전히 권력투쟁은 심화되고 자신을 둘러싼 잡음을 해결하고자 고구려 남쪽 국경을 넘보는 신라와의 전쟁에 나가 죽음으로 막을 내린다. 저자는 여기서 다른 결말을 이끌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죽음으로 끝내지만 온달과 평강공주의 숨겨진 다른 삶을 제시해 준다.

저자는 [평강공주]를 통해 기존 평강공주와 온달의 이야기와는 다른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평강공주를 통해 시대를 앞서가는 탁월한 지도자의 모습으로 평강공주를 묘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구전된 이야기 속의 울보공주 이미지를 벗어나 나라와 백성을 위해 헌신하면서도 당당하게 권력의 중심을 헤쳐 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저자의 탄탄한 구성력과 글맛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단순하게 바보온달을 사랑한 공주의 사랑이야기를 넘어선 정치 전면에 등장하여 당당하게 자신의 의지를 펼치는 여성을 그리고 있다. 이 점은 온달과 평강공주라는 이야기기의 진위는 차치하고서라도 평강공주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안겨준 기존의 시각에다 현시대에 어울리는 새로운 해석으로 재탄생하게 만드는 작용을 한다. 
현 시대의 눈으로 고구려 평강공주를 새롭게 만나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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