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일본 속의 한국문화답사기
이윤옥.김영조 지음 / 바보새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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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보아야 할 일본 속 한국문화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웃나라와 사이가 불편하다는 것은 세계화가 대세인 오늘날의 정서로 본다고 해도 좋을 것이 하나도 없을 것이다. 지금 당장 무력을 통해 이웃나라를 침범하는 것이 아니지만 과거의 사건으로 인해 오랫동안 양국의 사이는 민족 감정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일이 일어났었고 현재도 벌어지고 있어 이는 지난 일만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으로 봐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이야기다. 이는 일본이라는 나라에 의해 자행된 침략과 약탈이 우선적인 요인으로 볼 수 있지만 그 후 이에 대한 역사적 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우리에게도 일정정도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긴밀한 관계를 형성해야할 이웃나라이면서도 지속되는 불편한 감정은 어디로부터 시작된 것일까? 새로운 국제관계를 형성해야 한다는 당연함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양국 간의 해결되지 못했거나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는 양국의 국제관계에서 무엇을 우선적으로 살펴야 할까? 하여, 정상적인 국제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으로 귀결되어야 할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굳이 학자나 전문가들의 특수한 학문적 영역이나 정치인들의 정치적 협상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알 만한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는 문제일 것이다. 이미 양국의 진보적인 지식인이나 국민들 사이에서는 진행되고 있는 일이다. 그것은 과거의 일에 대해 솔직하고 진심이 담긴 인정과 반성 그리고 그에 대한 책임이 그것이다. 이것이 선행되지 않은 그 어떠한 관계도 지금 우리가 가지는 감정을 해소하지는 못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한국과 일본의 민간차원에서 진행되고 있기에 그리 불투명한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과 일본의 기나긴 역사적 관계는 한반도가 일본열도에 미친 영향으로부터 시작된다. 일본의 역사서들에서도 인정하고 있는 이 역사적 사실은 시대가 바뀌는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왜곡되거나 은폐되고 말살되어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숨길 수 없는 사실은 아직 일본 내에 존재하는 한반도의 영향의 흔적일 것이다. 이를 통해 한국과 일본의 양국 역사를 올바로 이해해야 한다. 이것으로부터 출발하여 양국이 다가오는 미래의 정상적인 국제관계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일본 내의 자발적 움직임이 중요한 일이다. 이웃나라를 무력으로 침략과 약탈을 지행했던 과거사를 인정하면서 반성과 그 책임을 다하려는 것이 우선인 것이다. 하지만, 이를 순리대로 진행되기만을 기다린다고 해서 되는 것 또한 아님을 알고 있다. 피해의 당사국인 우리의 적극적 활동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일임을 그간의 역사는 증명해 주고 있다. 하여, 침략자 일본 내에 존재하는 침략과 약탈의 역사나 영향을 주었던 역사적 흔적을 찾아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것이다. 

‘신 일본 속의 한국문화답사기’는 그런 시각에서 볼 때 대단히 의미 있는 행보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의미 있는 행보를 걷고 있는 이윤옥의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나 김영조의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와 같은 연구 활동이 주목받는 것이 바로 그러한 이유다. 잊혀져 가는 우리문화의 흔적이 더 사라지기 전에 현장을 확인하고 실태를 파악해 역사적으로 양국 간의 관계를 올바로 정립하는 일이 가지는 의미는 강조하지 않아도 그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일본 내 산재한 한국문화유적을 답사를 통해 올바른 역사이해를 이끌고 있는 활동에 박수와 격려를 보내는 마음을 보태고 싶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교토와 도쿄 지역을 중심으로 살핀 것으로 모두 일본 내에 존재하는 한국문화의 흔적을 담았다. 저자들이 답사회원들과 발품을 팔아 살핀 곳들이다. 이들의 발걸음을 따라가다 보면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사람이나 지명들이 나오 긴 하지만 대부분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나 지명들이다. 고야신립, 하타, 후시미이나리대사, 기온마츠리, 하네코신사 등이 그것이다. 이들 모두가 백제나 신라 그리고 고구려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이나 그 사람들의 흔적이 있는 곳들이다. 그나마 미륵보살반가상이나 왕인박사, 윤동주, 정지용, 이봉창, 김지섭 등은 친숙한 이름들이어서 다행이다. 

일본 속의 한국문화를 찾아 나선 답사 일행들은 한결같이 무거운 발걸음이다. 그것은 이미 사라졌거나 일본정부가 의도적으로 은폐하고 있는 장소들이며 그 의도가 심해 불손해 보이기 때문이다. 머리말에서 밝힌 “앞으로 일본 여행을 떠나실 분, 그리고 다녀왔지만 그곳이 어떤 곳이었는지를 뒤돌아보고 새로운 여행을 꿈꾸는 분” 들에게도 유익한 책이겠지만 한국과 일본의 역사에 관심이 있거나 양국의 관계를 올바로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대단히 유익한 정보를 담고 있어 누구나 읽어볼 책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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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 인생론 고전으로 미래를 읽는다 33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지음, 사지원 옮김 / 홍신문화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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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라보는 쇼펜하우어의 시각
좀처럼 풀리지 않은 문제가 있다. 인류의 철학사나 사상사의 모든 결과물이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데 그 사색의 결과는 어디로 갔을까?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각에 남아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다. 수천 년 전을 살았던 사람들의 고민이나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민에 별다른 진전이 없어 보이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세상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그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 변한 것도 없는데도 말이다. 

흔히들 염세주의자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쇼펜하우어의 철학적 사고의 구체적 내용을 알기 전에 우선 그를 분류하는 교과서를 통해 알게 된 것이 거의 전부가 아닐까 싶다. 그를 대표하는 염세주의는 무엇일까? 염세주의는 비관주의 또는 페시미즘(pessimism)이라고도 하며, 세계는 원래 불합리하여 비애로 가득찬 것으로서 행복이나 희열도 덧없는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보는 세계관이라고 한다. 이렇게 본다면 쇼펜하우어의 철학적 사고의 핵심이 무엇일까 하는 점에 다가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는 1788년 폴란드의 사업가인 아버지와 작가인 어머니 사이에서 당시 비교적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이를 바탕으로 평생 철학과 저술활동에 몰두할 수 있었다. 독일 괴팅겐 대학에서 자연과학과 철학을 전공했다. 그가 활동하던 시기는 헤겔을 중심으로 하는 독일 관념론이 철학적 사주로 맹위를 떨치던 19세기 초반이었다. 칸트의 인식론과 플라톤의 이데아론, 인도 베단타 철학의 범신론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 쇼펜하우어의 사상은 독창적이었으며, 니체를 거쳐 생의 철학, 실존철학, 인간학 등에 영향을 미쳤다. 주요 저서로는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1819년), ‘인생을 생각한다’(1851년), ‘의지의 자유에 대하여’, ‘독일 철학에 있어서의 우상 파괴’ 등이 있다. 

염세주의자라는 시각으로 쇼펜하우어를 본다면 어떨까? ‘쇼펜하우어의 인생론’을 통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길 기대해 본다. 크게 두 가지 분류로 나뉘어 있다. 자아, 처세, 나이 등을 통해 자아를 이야기하는 ‘인생의 예지를 위한 잠언’과 철학, 법과 정치, 죽음, 삶의 허무, 고뇌, 자살, 학자, 사색, 독서, 여성, 교육 등에 대한 철학적 사색의 결과를 담은 ‘철학적 소고’가 그것이다. 

염세주의를 세계는 원래 불합리하여 비애로 가득찬 것으로서 행복이나 희열도 덧없는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보는 세계관이라 하기에 이 책 ‘쇼펜하우어 인생론’에서 느껴지는 색채는 그런 염세주의의 특유의 느낌과 더불어 그와는 상반되는 색채도 느낄 수 있다. 사람들의 삶에 대해 좌절이나 허무감을 대신하여 삶은 살아갈만한 희망을 찾을 수 있게 하는 느낌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쇼펜하우어가 인생을 행복하게 살기 위해 기본적으로 자신의 내부의 힘을 믿고 그 힘에 의거하여 살아가야 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물질적인 조건이나 사회적 환경에 매몰되어 자신의 내적 힘을 잃어버리지 않았을 때 행복의 주인공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마치 동양 철학의 핵심적인 내용과도 일맥상통하는 느낌이라 친근함마저 든다.  

하지만, 철학적 소고에 담고 있는 그의 이야기는 대단히 무겁다. 사회나 사람들의 삶을 살필 때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 부분이 함께 존재하는데 쇼펜하우어는 부정적 측면을 보다 강조하며 이를 극복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집중하고 있다. 그런 까닭에 그의 글은 대단히 부정적인 느낌을 전해주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그 속을 깊숙이 들여다보면 오히려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오직 하나인 삶을 깨달아 인생의 참된 의미가 무엇일까에 대한 성찰을 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 점이 ‘쇼펜하우어 인생론’이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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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필날 - 오늘은 나의 꽃을 위해 당신의 가슴이 필요한 날입니다
손명찬 지음 / 좋은생각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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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소소한 삶이 빛날 때
무엇하나 특별한 것이 없는 일상이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일상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는 시간이 충분히 흐른 뒤에서야 알게 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사람 수 만큼이나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에는 무엇인가 특별한 것에서 행복이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아닐까 싶다. 기대가 큰 만큼 현실에서 만나는 소소한 일상은 멀리 있는 행복에 가려 보이지 않은 것이 아닐까? 

요즘 들어 청명한 가을 햇살이 그리운 날이 계속된다. 흐린 하늘에 때때로 비까지 내리는 날이 이어지다 보니 가을날 구름 한 점 없이 파란 하늘을 본 것이 언제인가 싶다. 늘 보아오던 하늘이지만 그 하늘에서 느끼는 감정이 매번 다르듯 우리들의 소소한 일상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충분히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끔 할 것이다. 무엇을 중심으로 어떤 것에 가치를 두냐에 따라 같은 일도 다르게 느껴지는 것처럼 말이다. 

봄날 꽃씨를 심는 마음은 희망이 함께 한다. 씨앗이 무사히 싹을 내밀고 성장하여 꽃을 피울 날을 소망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 씨앗을 뿌리는 마음에는 사랑이 또 함께 한다. 사랑의 마음으로 씨앗을 심고 자연의 너그러운 품속에서 자라날 꽃의 미래를 짐작하기 때문이리라. 이렇게 꽃씨를 뿌리는 마음으로 자신이 살아가는 일상을 바라본다면 이미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음을 알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마음으로 세상과 이웃 그리고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작가가 있다. ‘꽃필날’의 저자 손명찬은 ‘사랑’을 가슴에 안고 주변의 소소한 일상에서 만나는 대상에 대해 깊은 철학적 성찰을 하고 있다. 그 속에서 작가가 찾아내는 사랑은 ‘특별하고 큰’ 무엇에서 오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람의 따스한 가슴을 전달하고 있는 ‘좋은생각’ 편집인인 작가가 매주 한 번씩 ‘좋은생각’ 홈페이지에 연재한 글과 새로 집필한 글을 모아 한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 ‘꽃필날’이다. 

‘꽃필날’에는 우리들이 일상에서 만나는 만만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룬다. 어린 시절 누구나 읽었던 옛 이야기, 아이가 커가는 동안 아이를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 사랑하는 사람을 가슴에 담은 마음이 청춘인 사람들, 사계절이 바뀌는 동안 변화되는 계절이 주는 신선한 감동을 놓치지 않고 가슴에 담아낸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그 이야기들은 봄날 아지랑이를 만드는 따스한 봄볕처럼 읽는 사람들의 마음에 따스함과 함께 희망을 전달해 준다. 아지랑이를 보며 꿈꾸며 따스한 미소를 떠올리듯 말이다. 

작가의 글들에서 느껴지는 것은 이런 따스함 뿐만 아니다. 일상에서 만나는 대상들을 사랑으로 보듬고 자신을 성찰한 내공이 담겨 있어 때론 가슴을 서늘하게 만드는 삶의 지혜가 있다. 아름다운 시든 짧은 산문이든 깊이 읽기를 통해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사랑’의 한 가운데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만 같다. 

‘꽃필날’에는 이야기가 한창 진행 중이다. 매 글의 하단에 짧은 이야기로 본문에 답하거나 이어지는 물음을 던져 놓고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해봐’, ‘너도 충분히 할 수 있어’, ‘내 말이 맞지?’, ‘거봐 너도 사랑하고 있잖아?’ 등 온갖 상상을 하게 만들고 있다. 그래서 이 ‘꽃필날’은 이미 완성된 글이 아니라 독자가 자신의 감정 상태에 따라 언제나 현재진행형으로 만들어가는 이야기책으로 남을 것이다. 얼마나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지 책의 어느 페이지를 살피더라도 이런 경험을 확인할 수 있다. 

꽃을 피우는 식물에게 핀 꽃은 그 식물이 절정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표현일 것이다. 대부분 매년 꽃을 피우기에 매해 절정의 시기를 맞이한다고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람은 언제가 꽃필 날일까? 죽는 순간까지 내 인생에서 꽃필 날을 찾는 것이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생각을 바꿔 인생의 매 순간이 꽃피는 날이 아닌 날이 없음을 알게 되는 날이 ‘내 인생의 꽃필날’이 아닐까? 지금 이 순간보다 활짝 핀 삶을 찾아보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 사람들의 삶이기에 지금 이순간이 사람들에게 꽃필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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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의 집
새러 그루언 지음, 한진영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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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간과 자연의 공존 무엇이 전재 되어야 할까?
수년전 침팬지에게 수화를 가르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물행동학을 전공한 제니퍼 모건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 ‘다니’(지안출판사)를 통해 야생 활동을 하는 동물에게 수화를 가르쳐 그들과 인간이 소통하는 이야기를 접했다. 인간과 유사한 동물과 인간의 소통은 굳이 자연보호나 야생동물 보호라는 이름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매우 의미 있고 흥미로운 사실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흔히 동물에 대한 이러한 실험은 병원이나 제약회사가 인간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사전에 행하는 실험으로 알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동물 실험은 찬반 양자의 입장차가 분명하게 갈린다. 동물보호자들의 입장에서는 결코 해서는 안 될 일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버젓이 행해지는 이러한 실험을 어떻게 봐야 할까? 

‘보노보의 집’은 소설 ‘다니’의 줄거리와 비슷하다. 멸종위기 동물에 대한 인간의 무지막지한 폭력에 대항하는 또 다른 인간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같은 내용을 이야기하지만 ‘다니’와 ‘보노보의 집’의 가장 크게 차이가 나는 점은 야생상태와 그렇지 않음의 차이다. ‘보노보의 집’은 대학 내 영장류언어연구소라는 시설 내에 갇힌 동물을 중심으로 그려진다. 이는 사소한 차로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분명 야생의 자연활동과 연구소의 우리는 다른 환경이기 때문이다. 

처음 듣는 동물 ‘보노보’는 ‘피그미침팬지’(Pygmy chimpanzee)라고도 한다. 침팬지와 매우 흡사한 동물이며 이 둘을 구분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열대우림에 살면서 무리활동을 하고 음성체계가 사람과 다르지만 언어학습 능력이 있다. 이것으로부터 이 소설은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언어학습 능력이 있는 보노보를 대학의 연구실에서 수화를 가르쳐 간단한 소통을 하면서 보노보의 전반적 생활 습성을 연구하는 것이다.  

이 연구소에 영장류의 언어와 인지능력에 관심이 있던 신문기자 존 티그펜이 찾아오고 그날 저녁 연수고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에 의해 폭탄테러를 당한다. 연구소의 연구원인 이사벨이 얼굴과 몸에 상처를 입고 병원에 입원하며 연구소의 보노보들의 상황에 애를 태운다. 이 보노보들은 대학에서 한 기업으로 팔려가고 만다. 여기에는 커다란 음모가 있다. 사업가의 돈과 연구소 관련자의 야망이 결합된 것이다. 돈벌이에 혈안이 된 기업가는 보노보들을 곳곳에 카메라가 설치된 집안에 가두고 이를 텔레비전을 통해 전국에 방송하여 리얼리티 TV쇼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버린다.  

한편, 사고이후 보노보들의 행방을 찾던 폭발당시 상처를 입었던 연구원과 사고 당일에 연구소를 찾았고 리얼리티 TV쇼가 진행되는 ‘보노보의 집’에 취재를 온 기자가 서로의 필요성에 의해 만나게 되고 이들의 노력으로 보노보들은 안전하게 구출된다. 

동물의 언어와 인지능력을 알아내는 것이 인간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른다. 우리에 가두어두고 먹이를 공급하며 지극한 마음으로 아낀다고 하는 것이 그 동물들 입장에서 본다면 결코 바람직한 환경은 아닐 것이 분명하다. 인간의 필요에 의해 어쩌면 불가피하게 이러한 실험을 할 수밖에 없을 지라도 지극히 제한적인 조치가 필요하리라. 이러한 부정적 시각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작가가 이야기하는 동물에 대한 무한한 사랑에 대한 마음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동물에 대한 사랑과 보살핌은 자연과 인간의 공존만이 인류의 미래를 보장할 수 있다는 전재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멸종위기동물인 보노보를 알리고 인간의 욕망이 어떻게 동물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지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오는 이 소설은 인간과 자연의 공존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살피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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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리고 싶은 날 - 스케치북 프로젝트
munge(박상희) 지음 / 예담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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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쭉, 내내, 쌓아 나가기
세상살이에 만만한 것이 없다는 것을 알만한 나이다. 무엇하나 똑 부러지게 해내는 것이 없고 마음먹고 시작한 일도 시간이 지나면서 흐지부지되고 만다. 살아온 날이 이런 것의 연속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이런 생각은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경험한 일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바쁜 일상에서도 자신의 관심사를 지속적으로 해 나가는 사람들을 볼 때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부러워만 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 남들과 같아도 좋고 다르다고 해도 굳이 흠 될 것이 없기에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 시작하면 되는 것이 아닐까? 마음에 여유를 찾고 짜투리 시간이나마 알차게 보낼 수 있다는 가슴 뿌듯함도 느낄 수 있는 그 무엇을 찾아내 오늘부터 지금 당장 하면 나 역시 행복한 생활을 스스로 만들어 가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으리라. 

‘그림 그리고 싶은 날’은 바로 그렇게 망설이다가 그만 두었거나 나는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래 짐작으로 그만 두었던 그림 그리기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와 그 길을 갈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생각 속에 맴도는 이미지를 종이 위에 표현해 낼 수 있다면?', '어딘가에서 보고 느낀 것을 나만의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면?'이라는 어쩌면 감상적이고 개인적인 이러한 욕망이 저자의 말처럼 그림 그리기의 시작일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이유로 인해 그림 그리기에 도전하는 자체를 시작도 못해보고 끝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 역시 어느 날 그림 그리기가 무서워졌다고 고백하면서 그 원인에 대한 분석을 한다. 바로 두려움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그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경험에서 확인한 스케치북의 적극적 활용을 이야기 한다. 그저 만만한 스케치북 하나를 장만하여 그 빈 공백에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부터 그려가자고 한다. 그러다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빈 스케치북의 공백이 메워지는 동안 자신만의 이야기가 담기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스케치북이 여러 권 쌓이다 보면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은 훌륭한 삶의 기록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자자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바로 스케치북 프로젝트다. 그림 잘 그리려는 두려움에서 해방되어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기까지 주변에 만만해 보이는 대상을 선택하고 그것을 스케치북에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해보는 것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것이 우선 드로잉이다. 드로잉은 소묘나 데생과 같은 말로 일반적으로 채색을 쓰지 않고 주로 선으로 그리는 회화의 표현방법이라고 한다. 이를 시작으로 저자는 11가지의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책을 따라 하나씩 자신의 스케치북에 옮기거나 표현하고 싶은 대상을 따라 그려가다 보면 마치 동료와 함께 그림을 그려가듯 나만의 그림그리기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부러 그랬을까? 책에 담겨져 있는 드로잉들은 만만하다. 그림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저자의 그림이 이정도 라면 누구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만큼 책에 담긴 사례들은 친근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그게 그렇게 쉽지 않음은 시작해 본 사람들은 누구나 체험하는 일일 것이다. 그렇다고 여기서 멈추고 만다면 결국 아무것도 이뤄내지 못하는 것이나 같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도 이것이다. 꾸준히 연습하여 자기 자신의 생각을 표현해내고자 하는 노력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저자는 기존 미술 입문서들이 가지는 도식적인 방법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고 한다. 점, 선, 면을 가르치고 빛에 따라 명암을 구분하고 표현하는 방법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것이 아니라 접근하는 방법을 바꿔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불러오기 위해서다. 

스케치북 만들기에서 드로잉에 필요한 도구들까지 알려주는 저자의 세심함에 이끌려 지금 당장 나만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나만의 스케치북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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