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청우탁 - 문식 인문학 수프 시리즈 4
양선규 지음 / 작가와비평 / 201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학을 제대로 읽기 위한 안내서

한때, 문학은 나의 호기심의 범위에 있지 않았다. 역사나 철학 등 인문학 서적을 주로 읽으면서 어쩌다 읽게 되는 문학책은 어렵기만 해서 도저히 끝까지 읽을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것이다. 이유야 찾아보면 분명하게 있을 테지만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살아온 시간이 제법 된다고 자부하는 나에게 늘 문학은 어렵게만 여겨진 것이다. 오랜 시간이 지난 뒤 책 읽는 사람들 모임에서 접하기 시작한 문학은 나에게 실로 새로운 세상을 가져다주었다. 문예출판사와 을유문화사에서 발행하는 고전문학을 섭렵하면서 문학이 가지는 속 깊은 매력이 역사나 철학과 같은 인문학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나에게 문학은 여전히 어렵다. 무엇이 문학과의 사이를 벌려놓은 것일까? 여전히 궁금하지만 딱 집어 그렇다할 이유를 말할 수 없다.

 

작가와비평사에서 발행하고 있는 인문학 수프 시리즈를 접하며 어렵게만 느껴지던 문학에 대해 새로운 이해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소설가이며 충북대학교 인문대학 교수 양선규라는 사람이 쓰고 있는 인문학 수프 시리즈의 네 번째 ‘우청우탁(寓淸于濁)’은 문학에 관한 이야기다. 이미 소설에 대한‘장졸우교’, 영화 이야기 ‘용회이명’, 고전에 관한 ‘이굴위신’으로 관심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주목받고 있는 시리즈다. 독특한 시각으로 각각의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전개하는 저자의 글맛이 보통이 아니다. 자신의 경험치를 충분하게 발휘하고 있기에 저자의 개인적인 삶을 함께 볼 수 수 있다는 점도 관심거리 중 하나가 된다.

 

이번 주제인 ‘문학’에 관한 중심 키워드는 ‘우청우탁(寓淸于濁)’이다. 흐리고 맑음이 둘이 아니다는 말이다. 픽션으로써 문학에 대한 시각을 새롭게 하는 말로 보인다. 문학이 사람들의 실제적인 삶을 토대로 하여 작가들의 각고의 노력 끝에 탄생한 것이기에 관념이 아니라는 말이다. 하여, 저자가 펼치는 문학이야기는 분명히 실체가 있는 것으로써의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문학을 ‘문식’이라는 의미 있는 인식의 출발점을 제시하고 있다. 문학의 ‘읽고 쓰는 일’에 대해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체와 분리된 기존 시각을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바로 문학이 작가들만의 활동이 아닌 실천적 글쓰기와 연결된 문학으로 이해하는 연결고리를 만들어 준다.

 

문학의 구성요소라 할 수 있는 다양한 문학 속 장치들을 이야기 하면서도 그것이 글로만 머무는 것이 아닌 실제 문학작품과 저자의 경험을 비교하면서 전개되는 이야기들이 여타의 문학에 관한 이론서들과는 다른 맛을 전해준다. 특히, 시와 장엄에 관한 이야기인 참 좋은 울음터에서 박지원과 김정희 그리고 이육사로 이어지는 정서의 흐름에 대한 이야기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이제 나는 문학이 어렵게만 느껴졌던 이유 하나를 찾아 고백한다. 저자의 밀대로 단순한 줄거리 쫓아가기 식으로 읽어왔던 문학에서 ‘제대로’ 읽을 것을 발견한 것이다. 꾸며낸 이야기로 문학을 대한다면 사람들 삶과 구체적인 결합을 하지 못한 것이 될 것이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고 있듯 문학의 기본 바탕은 결국 사람 사는 이야기일 것이다.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물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일상인 것처럼 문학 역시 그 범주 안에서 머물러 있기에 사람들의 삶과 문학은 분리될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심심풀이나 시간 떼우기, 줄거리 쫓아가기 식이 아닌 제대로 읽은 문학작품이 사람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그 영향력을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이 책 ‘우청우탁’을 통해 문학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할 수 있는 독특한 문학 강의를 듣는 기회가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람 보는 눈 - 손철주의 그림 자랑
손철주 지음 / 현암사 / 201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보고 또 볼일이다

역사에 관심을 갖다보니 그 지평이 넓어져 주목하는 분야가 생겼다. 우리 선조들이 남긴 옛그림이 그것이다. 그림하면 우선 사양그림이 전부인양 하는 세태에 우리 옛그림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 주는 책을 만나기란 하늘에 별 따기 만큼이나 쉽지 않은 일이었다. 묻고 찾아보고 서점에 진열된 책들을 살피며 하나 둘씩 만나게 되는 그림 읽어주는 책들이 여간 반가운 것이 아니었다. 그러던 중 만난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솔, 2003)의 저자가 오주석이라는 사람이다. 얼마나 반가웠던지 저자가 오주석이면 무조건 책을 구입하고 그가 알려주는 우리그림에 푹 빠져 지냈다. 그런데 그렇게 제미난 이야기를 전해주는 사람이 이미 운명을 달리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또 얼마나 절망했던가. 그 후로 많은 사람들이 우리그림을 비롯하여 서양화까지 그림 읽어주는 책을 발간하기 시작했다. 그냥 그림만 읽어주는 것에서 벗어나 문학과 그림이나 화가들의 그림을 비교분석하여 보다 알기 쉽게 그림의 세계로 안내하는 것이다.

 

그렇게 만난 저자들 중에 손철주, 고연희, 허균, 조정육, 강명관, 이주헌, 손태호 등을 주목하고 있다. 이렇게 사람들이 많은 것은 같은 그림을 두고도 저자에 따라 달라지는 그림읽기가 흥미롭기 때문이다. 그 중 손철주는 이미 꽤 많은 독자층을 확보한 저자로 알려져 있으며 이미 그의 전작 ‘속속들이 옛 그림 이야기’(자음과모음, 2012), ‘꽃 피는 삶에 홀리다’(오픈하우스, 2012), ‘다 그림이다’(이봄, 2011), ‘옛 그림 보면 옛 생각 난다’(현암사, 2011), ‘그림 보는 만큼 보인다’(생각의나무, 2010) 등으로 손철주의 그림 보는 눈과 해설하는 글맛에 빠져 있다.

 

이번 책 사람 보는 눈(현암사, 2013)은 제목에서 이미 짐작할 수 있듯 사람이 등장하는 옛그림을 저자만의 특별한 시각과 달달한 글맛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다. 모두 85편의 그림이 등장하는데 대부분 사람들이 등장한다. 일하는 사람, 노는 사람, 꽃을 보거나 글을 읽는 사람을 비롯하여 자연 속에 동화된 사람들의 모습 등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하는 그림을 만날 수 있다. ‘같아도 삶 달라도 삶’, ‘마음을 빼닮은 얼굴’, ‘든 자리와 난 자리’, ‘있거나 없거나 풍경’등 네 가지 주제로 분류된 그림이야기는 그림만 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적인 측면 뿐 아니라 그 그림과 연관되어 그림이 가지는 정취를 함께 나누고 있는 시와도 만나 그림읽기의 즐거움을 배가 시키고 있다.

 

특히 손철주의 그림 보는 눈은 독자로 하여금 호감을 가질 수밖에 없도록 한다. ‘송인명 초상’의 뻐드렁니에서 포용력을, ‘이하응 초상’의 칼집에서 뺀 칼에서 대원군의 서슬을, ‘심득경 초상’의 붉은 입술에서 그린 이의 애통함을, ‘임매 초상’에서 ‘캐캐묵은 사람’의 심지를‘황현 초상’의 사시를 여기저기 다 보는 겹눈으로 읽을 수 있을까? 보고 또 봐서 그림을 그린 사람과 뜻이 통하거나 세상과 사람들의 삶에 대한 통찰력이 발휘된 결과가 아닐까 싶다. 그만큼 손철주의 그림 보는 눈은 특별하다.

 

또한 손철주의 그림을 풀어가는 글맛은 지금은 잘 쓰지 않는 우리말을 살려 가슴 속에 숨겨진 감성을 건드려 주고 있어 그림이 새롭게 보이기까지 한다. 저자가 머리말에서 아이기하고 있는 “그림 밖의 사람은 그런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많고, 그림 속의 사람은 그렇지 않은 것 같지만 그런 사람이 많다. 이럴진대 사람 그림을, 그려진 사람으로만 여기겠는가. 보고 또 볼 일이다.”의 그 마음을 충분히 공유할 수 있다. 부제에 붙은 그림 자랑이라는 말이 수긍이 간다. 또한 책 뒷부분에 본문에 등장하는 그림들의 화가의 약력을 담아 두어 보다 넓은 이해를 도와주고 있는 점도 좋다.

 

얼마 전에 읽었던 연암고전연구회라는 곳에서 펴낸 ‘나의 길을 가련다’(2013)라는 책에 범상치 않은 인물이 표지로 실렸다. 하지만 표지에 등장하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찾을 수 없었다. 손철주의 이 책도 마찬가지다. 구석구석 찾아봐도 표지화에 대한 설명을 찾을 수 없다. 내가 가지고 있는 여러 책을 참조하여도 도무지 알 수 없다. 아디선가 본 듯한 초상화여서 더 궁금하다. ‘사람 보는 눈’의 표지에 쓰일 만큼 중요도가 있는 그림으로 보이는데 왜 없을까? 표지에 쓰인 초상화의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금서의 역사 - 역사 속 억압된 책을 둘러싼 모든 이야기
베르너 풀트 지음, 송소민 옮김 / 시공사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불온한 생각이 역사를 진전시킨다

‘금지도서’라고하면 가정먼저 대학시절을 떠올리게 된다. 사회 각층에서 민주화 열기가 드높던 때고 사회가 어둠의 그림자로 휩싸여 있을 때여서 당시 화두는 당연이 사회의 민주화였다. 짜여진 시간표대로 움직이던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내고 무엇이든 내 자유의지대로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과는 달리 대학생활은 혼란만을 가중시키는 곳이기도 했다.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당시로써는 낯설기만 하던 단어 ‘사회’, ‘민주’, ‘정의’, ‘통일’등의 단어들이 가지는 의미를 하나씩 알아가는 것이 충격으로 다가오는 것 역시 감당하기에는 벅찬 시기이기도 했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그 시대를 떠올려 보면 지금과는 사뭇 다른 사회였던가 싶기도 하지만 그때는 그렇게 자신보다는 이웃과 조금 더 범위를 넓혀 민족이니 사회니 하는 이념들을 공유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다. 숨겨서 돌려본 그러한 책들 속에서 비로써 사회나 민족, 자유, 정의, 평화, 자본주의, 공산주의와 같은 대의를 먼저 생각하게 되는 계기이기도 했다. 이른바 ‘금지도서’는 선배들의 손에 이끌려 한두 권씩 읽게 되는 거의 모든 책들이 서점에서는 구할 수 없는 것들이었고 당연히 복사본으로 만나게 된 것들이었다. 이러한 금지도서는 수십 년 아니 수백 년 전 역사 속에나 등장할 것 같은데 불과 수년전에도 ‘2008년 국방부불온서적목록’이라는 것이 버젓이 존재하는 사회가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인 것이다.

 

그렇다면 왜 ‘금지도서’라는 것이 생긴 것일까? 무엇을 감추고 알리지 말아야 할 것이라는 걸까? 무엇을 근지 시킨다는 것은 결국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그와는 반대되는 사상이나 이론 등이 유포되는 것을 막고자 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금지도서는 역사 속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가장 유명한 것이 중국 진나라 시황제로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느 시대에나 있었다. 특히, 서양의 역사는 바로 금지도서의 역사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정도로 불태워진 책들이 많았다. 이러한 금서와 관련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 발간되어 금서에 아련한 기억이 있는 사람들에게 지난 시간을 돌아보게 하는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어 새삼스럽다는 생각이다.

 

역사 속 억압된 책을 둘러싼 모든 이야기를 담은 ‘금서의 역사’는 2013년 10월 시공사 발행가 발행한 책이다. 이 책은 책에 대한 탄압이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를 살피고 있다. 책의 저자는 금서의 이유를 구분하여 그와 관련된 사례들을 꼼꼼하게 살피고 있다. 자기검열, 사회를 위한 금지, 불구덩이에서 살아남은 책, 악을 근절시키기 위한 분리, 정신의 지배를 위한 분서, 믿음과 권력을 지키기 위한 금지, 다양성, 그리고 호기심, 지식과 음란에 대한 금지, 부도덕과 독재가 부른 금지, 허위와 기만이 낳은 금지, 지극히 사적인 금지 등 이유와 방법도 각양각색이다. 이렇게 금지한 사람들은 대부분 권력의 중심에 있었던 사람들이다. 이 권력은 정치, 종교를 포함하고 있다. 무서운 것은 직접적인 외부압력에 굴복하는 것이다. 살아남기 위해 알아서 기는 형태를 일컽는 말로 자기검열이 그것이다.

 

이 책에서 이야기 하는 금서의 목록에는 요즘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책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프란츠 카프카의 소송, 마거릿 미첼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마리아 레마르크의 서부전선 이상 없다,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제롬 데이비드 샐린의 호밀밭의 파수꾼 등에서 지금도 세계 도처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윈의 진화론에 이르기까지 금서는 현재 진행형이다.

 

금지시킨다고 해서 안하거나 사라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때론 금지하면 할수록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사람이기에 ‘2008년 국방부불온서적목록’은 국방부 추천도서 목록이라고하여 독자나 출판사에서 오히려 환영하는 분위기가 만들어 지기도 했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비밀이 거의 없는 현 인터넷 정보화 시대에는 어떨까? 최근 미국의 정보기관이 세계 각국 지도자들의 전화를 감청했다고 해서 미국의 대통령이 곤혹을 치룬 일이 있었다. 이것은 정보화 사회의 이중성을 단적으로 표현해주는 것이다. 열린사회라고 하는 말 속에는 보다 은밀하고 치밀하게 검열이 진행되고 있지만 오히려 소리 없어 그 실체를 파악하기 어려운 현실로 보인다.

 

금지도서는 상상하는 것 보다 훨씬 광범위한 분야에서 폭력적으로 벌어졌다는 점을 확인하게 된다. 금지한 쪽에서 보면 ‘불온한 생각’이 어쩌면 역사를 진보시켜 온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헬렌 켈러는 〈뉴욕 타임스〉지에 썼다는 “너희들이 사상을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역사가 너희들에게 아무것도 가르치지 못한 것이다. 독재자들은 이미 분서를 자주 시도했지만 사상은 모든 세력을 다해 맞서 일어나 독재자들을 멸망시켰다.”라는 말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댓글(0) 먼댓글(1)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금서의 역사> 금지조치 당한 책들의 모든 것
    from 책으로 책하다 2013-11-24 16:21 
    [서평] ⓒ시공사 시간을 거슬러 중국 진나라 시황제 때로 가보자. 당시 진나라는 상앙과 한비자 등의 법가를 국가 통치 체제의 주된 전략으로 받아들여 우민 정책과 함께 법에 의한 획일적인 사회 통제를 실시하였다. 하지만 오래 전부터 중국 대륙에 뿌리내려져 온 유가 학문과 사상은 이 체제를 비판하였다. 중앙집권적 군현제를 반대하고 봉건제 부활을 주장한 것이다. 이에 진나라의 승상 이사는 정부가 시행하려는 정치를 비판하는..
 
 
 
당신을 응원하는 누군가 - 美畵의 그림 에세이, 위로가 필요한 당신에게 쓰는 편지
선미화 글.그림 / 시그마북스 / 201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능을 마친 딸에게 주고 싶은 책

수능을 마친 아이가 졸업 때까지 뭘 하면 좋을까? 쉼 없이 달려온 시간동안 지금처럼 넉넉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처음이 아닐까 싶다. 청소년에서 청년으로 생활이 변화되는 과도기인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어쩌면 새롭게 맞이할 새날에 대한 준비로 또 분주한 움직임을 해야 할 때는 아닐까? 지금까지의 삶은 대학입학이라는 주어진 과제를 묵묵히 해결해내면 되었지만 이제부터 맞이할 시간은 스스로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결정하게 되는 것이기에 혹 당황스럽거나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여, 새로 맞이할 시간에 대해 지금가지의 자신을 돌아보며 다가올 시간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그 과정 속에 분명해 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앞으로의 삶의 주인공은 자기 자신이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부도 일도 삶도 사랑도 주인으로써 당당하게 맞이할 수 있다면 그 삶은 그리 외롭거나 무겁지만은 않을 것이다.

 

조금은 넉넉해진 시간 동안 함께하면 좋을 책이 있다. 삶의 순간순간 직면하는 문제에 대해 누군가의 응원이 필요할 때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이나 말 한마디가 있다면 더 없이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먼저 비슷한 경험을 한 선배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처지에서 이겨낼 힘을 얻는 다는 것, 이는 나도 모르는 사이 나를 응원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는 것 만큼이나 힘이 되는 것이 아닐런지...

 

그림 그리는 선미화의 ‘당신을 응원하는 누군가’는 바로 누군가 자신을 응원하는 사람이 있음을 알게 하는 책이다. 삶의 무게로 힘들어 할 때 꺼내 보며 응원 받을 수 있는 따스한 말과 그만큼 온기가 전해지는 그림이 더해져 한층 더 가깝게 느껴지는 책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그림을 그리며 살아온 저자 선미화의 그림에 저자가 직접 삶 속에서 체험을 바탕으로 한 생활 속에서 얻는 교훈이 더해져 이제 새로운 출발을 하는 대학 신입생이나 사회 초년생 또는 무엇이든 새로운 경험 속에서 흔들리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들이다.

 

다섯 가지 쉼표로 나눠진 이야기는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가장 먼저라는 것, 주변에 늘 자신을 응원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 자신을 생각하는 대로 살아가게 된다는 것, 사랑에 대하여 그리고 추억하고 돌아볼 수 있는 시간들이 있다는 건 앞으로 더 멋진 인생을 살아갈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이 전하는 달달한 느낌처럼 이야기 또한 달달한 내용이지만 그 무게는 사뭇 깊은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이제 막 청춘을 보낸 사람이 그 청춘의 시기를 보내는 동안 겪었던 희노애락을 담고 있어 그 시기를 맞이하는 사람이나 그 시기에 있는 사람 또는 막 그 시기를 벗어나고 있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고 보인다.

 

살아가며 누군가의 응원이 필요할 때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삶의 무게를 스스로 지탱하기 힘겨울 때가 아닐까 싶다. 이제까지 빈틈이 허용되지 않았던 일상에서 벗어나 삶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는 아이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다가올 앞날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일 수 있는 이때, 이 책과 함께 한다면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다. TKAF의 어느 고비이든 누군가는 응원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하는, 그래서 이 책과 더불어 불안하지 않게 미래를 꾸려가길 바라는 아버지의 마음을 얹어 주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빈치와 함께한 마지막 일 년 개암 청소년 문학 20
마리 셀리에 지음, 이정주 옮김 / 개암나무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알 수 없는 여인, 모나리자의 미소

모나리자의 미소를 둘러싼 다양한 해석들이 현존한다. 한 작품에 대해 이토록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풀리지 않은 무엇인가가 존재하기 때문은 아닐까? 눈썹 없는 여인의 내막을 알 수 없는 미소가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것은 그 풀리지 않은 무엇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작품을 직접 대면하려 사람들의 관심이 모여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현상일 것이다. 이에 더하여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삶 또한 관심의 연장선상에 있다. 도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그토록 다양한 분야에서 쉽사리 뛰어남을 수 없을 정도의 업적을 남길 수 있었을까 하는 것 역시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그가 남긴 불후의 명작들도 쉽게 접할 수 없는 현실에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은 언제나 반가운 것이 사실이다.

 

불우한 환경에서 태어나 주어진 조건을 극복하고 살아생전 최고의 대우를 받았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이 책 개암 청소년 문학의‘다빈치와 함께한 마지막 일 년’은 바로 그러한 궁금증을 풀어갈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해 준다. 우선 이 책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것이고 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삶과 가상의 세상을 엮어 새롭게 구성한 이야기이기에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대해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삶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리기에는 다소 거리감이 있을 수 있지만 상상력을 통해 새롭게 구성된 이야기 속에서만이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세계와 만날 수도 있다.

 

‘다빈치와 함께한 마지막 일 년’은 자신을 후원해주던 메디치가의 든든한 후원자가 세상을 떠났고 기력을 많이 잃어버린 삶의 후반기를 살아가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에게 프랑스 왕 프랑수아 1세가 프랑스로 초청한다. 망설이든 끝에 초청을 받아들여 프랑스 앙부아즈의 한 저택에 머물고 있던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 저택에 살며 창작과 연구 활동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어린 소녀 카테리나라 그리고 그 저택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이야기를 담았다. 실제와 상상의 세계가 만나 새로운 이야기를 구성한 것이다.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도 생의 마지막에는 지나온 자신의 시간을 돌아보게 되는 것이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그렇기에 살아생전 각계각층으로부터 추앙을 받던 다빈치 역시 자신이 살아온 삶의 여정을 돌아보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더라도 수 십 년 이상을 굳굳하게 살아왔던 삶의 방식과 태도가 달라질 수는 없을 것이다. 이것이 ‘다빈치와 함께한 마지막 일 년’의 작가 마리 셀리에가 주목한 점이 아닌가 싶다. 부엌대기인 어린소녀 카테리나에게 보여주는 따뜻하고 자상한 다빈치의 모습은 삶 속에 녹아 있는 다빈치의 삶의 자세와 태도가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는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생을 마감하기 전 일 년을 추적하여 대가 레오나르도 다빈치라는 사람의 삶을 복원하려고 한 저자의 중심에는 모나리자가 있었다. 알 수 없는 미소의 주인공 모나리자를 매개로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그의 어머니 그리고 카테리나와 그의 어머니가 중첩되어진다. 여기에서 모나리자의 실재 주인공이 누구였는지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그림 속 알 수 없는 미소의 주인공 모나리자를 중심으로 각기 다른 접근이지만 모나리자의 미소가 가진 그 매력적인 느낌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까이 있지만 실은 너무 멀리 존재하는 인물에 대해 새로운 접근을 통해 그 먼 거리를 좁혀가고 있다. 알 수 없는 미소를 담고 잇는 모나리자의 미소는 어쩌면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온 생애를 걸쳐 살았던 삶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며 남긴 한 인간의 마지막 상징은 아닐까? 알 수 없는 미소처럼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삶이 우리에게 다양한 의미로 다가오는 것처럼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