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률의 조화
판소리, 악기를 만나다.


국립민속국악원 기악단 상반기 정기공연 본향
2015. 5. 30 오후 4시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


판소리와 관현악이 어우러지는 공연이다. 판소리 흥보가, 심청가, 수궁가, 춘향가, 적벽가 다섯바탕의 눈대목을 유장영, 김만석, 황호준, 이경섭 작곡가의 편곡으로 판소리를 음으로 만나는 귀한 자리다.


판소리의 매력은 준비없이 들어도 언제든 그 맛과 멋에 빠져든다는 것이다. 판소리 한대목을 듣고 그 소리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기악의 다양한 소리가 이끄는대로 마음이 따라간다.


보통의 국악관현악단과 차이가 있다. 기악단, 창극단, 무용단이 국립민속국악원의 이름으로 모여 한자리를 만든다는 것이 그 차이를 만드는 한 요인으로 보이기도 한다. 다양한 장르가 한자리에 어우러져 만드는 공연의 매력이 좋다.


멋진 자리다. 판소리도 더없이 좋다. 더불어 관현악의 음의 조화가 돋보인다. 우리 악기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음의 조화가 주는 감동과 떨림의 순간을 맞볼 수 있기를 목마르게 기다렸다. 오늘에야 비로소 그 자리에 함께했다.


이런 감동을 전하는 공연에 관객이 많지 않았다는 점이 아쉽다. 멀리 전남에서 이 공연을 보러 일부러 간 사람에게 빈객석은 아쉬움이었지만 적극적인 관객과 하나되는 어우러짐은 어느 공연보다 좋았다.


앞으로 어떤 연주를 들려줄지 국립민속국악원 기악단의 연주를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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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백운동 별서정원 - 동백 숲길 맑은 그늘 물 끝난 곳 구름 이네
정민 지음, 김춘호 사진 / 글항아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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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 빛나는 곳백운동 별서정원

선비정신이 오롯이 깃들어 있는 곳 중 하나가 서원이다서원의 현재적 가치는 그리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이런 이유로 인해 전국에 존재하는 수많은 서원은 퇴락의 길에서 겨우 숨을 쉬는 꼴로 건물이나 지키는 것이 현실이다하지만이런 공간도 후대 사람들에 의해 어떻게 활용되는가에 따라 옛정신과 현대의 사람이 만나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기도 한다그 한 예로 광주광역시 광산구에 속한 월봉서원에 있다월봉서원은 고봉 기대승의 선비정신을 모신 곳으로 뜻있는 사람들과 후손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에 힘입어 이 시대에 어울리는 정신의 함양과 문화 활동의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드러나지 않았다고 잊혀진 것은 아니다관심을 갖고 지켜오고 또 곁에서 말없이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언젠가는 세상에 빛을 발하는 날이 올 것이다월봉서원이 그렇듯 또 한곳이 옛사람의 정신과 현대인의 만남이 준비되고 있는 곳이 있다강진 백운동 별서정원이 그곳이다.

 

2014년 봄 강진군에서 백운동 별서정원을 관광지화하겠다는 계획을 듣고 백운동 별서정원의 역사와 중요성을 잘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그 가치를 일깨워주고자 관련 역사 기록의 정리를 자청하고 나선 것이 그 출발이다따라서 이 책은 강진군 향토문화유산 제22호로 지정된 전통 정원인 백운동 별서정원의 문화적 잠재 가치를 확인하고 남아 있는 각종 문헌 자료와 시문을 통해 이 권역의 역사와 문화를 일반에 널리 알리고자 집필되었다숨어 있는 공간을 어떻게 하면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문화콘텐츠로 개발하고 이를 통해 현대인들이 누릴 수 있는 정신과 문화가 함께 숨 쉬는 공간으로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것이 그 의도다.

 

이를 위해 정민교수는 강진 백운동 별서정원이 가지는 가치를 밝히고 있다우선숨어 있는 백운동 별서정원의 공간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아직 남아 있는 문헌 기록을 통해 백운동 별서 원림의 연원과 유래를 밝히며다산 정약용이 남긴 백운첩을 통해 백운동 12경을 사진과 함께 제시해 별서 원림의 세부 윤곽을 그린다그 외백운동을 노래한 시문들과 이를 남긴 문인들의 자취를 좇아가며 다산과 백운동에 얽힌 인연에 대한 이야기도 찾아 본다다음으로 차문화를 탄생시킨 산실로서 백운동의 위상을 정립하고자 한다.마지막으로 이를 종합하여 한국의 전통 별서 원림과 문화공간으로서 백운동이 점하는 지위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한다.

 

조선시대 전통 원림의 원형이 세월의 흐름에도 녹슬지 않고 그대로 간직돼 제 속살을 드러낸다담양의 소쇄원과 명옥헌강진의 다산초당 및 해남의 일지암과 견줄 만한 이곳은 조선 문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조선시대 시문학의 작은 축을 형성했다 할 만큼 숱한 작품들의 산실 공간이다.”

 

김창흡과 김창집 형제신명규와 임영송익휘와 김재찬이하곤 등과 더불어 19세기 이후 정약용황상,이시헌초의와 소치 등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그 존재가 드러나고 있지만 현재적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강진 백운동 별서정원’ 대한 이러한 발굴이 앞으로 어떤 문화적 가치로 자리매김할지 지켜보고 싶다.

 

동백림과 비자나무 숲을 이룬 길을 따라 백운동白雲洞이라 새겨진 바위를 지나고 작은 폭포를 이루는 계류를 만나는 곳이 숨어 있는 강진 백운동 별서정원이 정민 교수의 제안에 따라 전통정원의 공간에 시문학과 차가 어우러지는 문화콘텐츠가 구축된다면 우리시대 또 하나의 살아 숨 쉬는 전통을 만들어가는 귀중한 공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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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극

판에 박은 소리 Victor 춘향


2015. 5.23(토)~25(일) 오후 4시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



양질의 국악콘텐츠를 만나는 것이 쉽지 않다. 지방자치단체마다 국악관련단체가 있다. 국악의 대중화와 그 지평을 확대한다는 측면에서는 두손들어 환영한다. 가까운 곳에서 자주 찾고 즐길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는 것 처럼 좋은 것이 있을까? 하지만, 우후죽순격으로 늘어난 국악관련단체가 모두가 대중들과 함께 국악이 가지는 멋과 맛을 누리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더군다나 퓨전이라는 장르가 정체성의 혼란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질적 담보를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서양음악의 대중성에 편승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자주 찾는 국악관현악단의 연주회의 안일한 연주에 실망을 거듭하던 차에 만난 국립민속국악원의 소리극 "판에 박은 소리 Victor 춘향"은 가뭄에 단비와도 같은 공연이었다. 일차적으로 소리꾼들의 소리가 좋다. 정통 판소리의 멋과 맛을 제대로 전달해주는 능력에 박수를 보낸다. 또한, 춘향제 기념으로 판소리 춘향가를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는 기획도 볻보인다. 

1937년 일본의 레코드사에서 당대 판소리를 주름잡았던 소리꾼들이 모여 '판소리 춘향가'의 녹음 현장을 2015년 고스란히 복원시켜내면서 새롭게 접근하는 '판소리 춘향가' 의 매력 속으로 안내하고 있다. 암울했던 시대 백성들의 애환을 달래주었던 판소리가 여전히 그 맛과 멋으로 현대인들의 가슴으로 스며드는 시간이었다. 




관객을 만족시키는 것은 공연뿐 아니다. 보다 적극적으로 관객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보여 반갑기만 하다. 공연의 시작과 끝나는 싯점을 잘 활용하는 관객을 향한 열린 마음이 좋다. sns의 적극적인 활용, 포토존으로 배우와 관객의 만남 등도 공연 이후 관객에 대한 배려로 박수받기에 충분하다.

국립민속국악원 페이스북 관리자에게 감사드린다. sns에서 국악관련단체를 팔로우하면서 공연소식이나 국악관련 소식을 접하고 있는데 이번 공연을 보게 된 것도 국립민속국악원의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되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sns활동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제가 사는 곳는 광주광역시, 전주시, 남원시가 비슷한 거리에 있다. 그런 거리적 특성을 활용하여 국악공연이나 연주회를 자주 찾는다. 이번 판에 박은 소리 Victor 춘향으로 처음 만난 국립민속국악원의 공연과 연주회는 앞으로 자주 찾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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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화'

네 집은 남쪽나라 바닷가 어느 바위틈이 아닐까?

"해~당화 피고 지는~ 섬마을에~ 철새 따라 찾아온
총각 선생님 19살 섬색시가 순정을 바쳐 사랑한
그이름은 총각 선생님 서울~엘랑 가지를 마오
가~지 마오"


순전히 이미자의 노래 '섬마을 선생님' 에 기인한 것 만은 아니다. 어린시절 바다를 향해 핀 이 꽂에 대한 기억이 함께 있기에 그 애절한 목소리에 묻어 중얼거리는 것이리라.


"당신은 해당화 피기 전에 오신다고 하였습니다. 
봄은 벌써 늦었습니다. 
봄이 오기 전에는 어서 오기를 바랐더니 
봄이 오고 보니 너무 일찍 왔나 두려워합니다. "


한용운의 해당화라는 시의 일부다. 일찍부터 해당화에 마음실은 이가 어머니, 섬처녀를 비롯하여 바닷가를 서성이는 중년의 아저씨 등 여럿이다.


어린 순은 나물로 먹고 뿌리는 당뇨병, 치통, 관절염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꽃은 진통과 지혈은 물론 향수의 원료로도 사용한다.


온화, 미인의 잠결 등이 네 이미지에 붙여진 꽃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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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아, 피를 토하라
한승원 지음 / 박하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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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옷 입은 백성들의 소리

조통달, 김일구, 송재영, 윤진철, 왕기석, 송순섭, 정회석, 김경호, 박춘맹, 왕기철 모두 남자 소리꾼으로만 채워진 무대가 있었다. 이런 호사가 없다. 남도의 귀명창들이 모여 내노라하는 남자 소리꾼들의 소리를 듣는다. 하여, 소리하는 소리꾼이나 듣는 관객이나 긴장 속에서 있긴 매한가지다. "수궁가, 적벽가, 흥보가, 심청가, 춘향가" 판소리 다섯바탕을 한자리에서 듣기도 쉽지 않은 기회였다.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록된 소리의 가치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렇게 소리꾼과 청중이 함께 소리의 향연을 누리는 것에 있다고 본다. 그 자리가 펼쳐진 공간이니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었다. 수많은 청중이 한 마음이 되어 추임세를 넣고 그에 호응하듯 더 좋은 소리로 화답하는 소리꾼의 만남. 이보다 더 좋은 자리가 어디있을까? 이런 기회가 자주 있어 우리 시대에도 살아 숨쉬는 판소리의 흥과 멋을 충분히 향유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매년 초가을 남도 땅 광주에서는 해마다 펼쳐지는 국악 경연대회가 있다. 이른바 임방울 국악제가 그것이다.이 지역출신 소리꾼 임방울 명창의 예술업적을 기리고, 판소리 계승 발전을 목적으로 개최되는 대회다. 임방울은 어떤 인물일까? 임방울(19041961)는 전라남도 광산 출생으로 14세 때 박재현 문하에서 춘향가 흥보가를 배웠고, 유성준으로부터 수궁가’, ‘적벽가를 배웠다. 25세 때 상경하여 송만갑의 소개로 처녀무대에서 춘향가가운데 쑥대머리를 불러 크게 인기를 얻었다. 이것을 계기로 그의 창작으로 전하는 쑥대머리를 비롯한 많은 음반을 내었다. 그를 판소리 전통을 최후까지 고수한 사람으로 보고 있으며 서편제 소리의 최후 보루라고도 하고 있다. 판소리 다섯 마당 중 특히 춘향가’, ‘수궁가’, ‘적벽가를 잘하였다고 한다.

 

이 지역 출신 작가 한승원에 의해 작품으로 탄생한 사랑아, 피를 토하라는 바로 그 임방울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다.

 

내가 너를 가질 때에 달을 품었더니라.”소리꾼의 길을 간 것은 어쩌면 운명이었으라고 본다. 무녀인 어머니의 적극적 후원을 시작된 소리꾼의 길에서 오재익, 공창식, 유성준을 거치는 동안 자신의 소리를 찾아간다.

 

작가는 임방울의 개인적 역량보다는 나라 잃은 백성들의 설움과 한을 달래주는 데 자신의 재능과 예술혼을 아낌없이 불살랐던 국창 임방울에 주목한다. 하여, 장터나 모래사장 등 서민들이 모이는 장소에 서기를 더 즐겼던 소리꾼으로써의 삶에 더하여 뜨거운 가슴으로 사랑했던 여인들과의 에로티시즘, 어머니를 바탕으로 하는 토속적 감성 등이 함께 어우러진다. 뿐만 아니라 서편제, 동편제, 강산제 등 판소리의 계보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 한다.

 

작품은 죽음을 앞둔 시기와 어린 시절부터 소리꾼으로 상장하는 과정을 번갈아가며 그려가고 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정서적 분위기는 달이 주는 정서와 맥을 같이한다. 소리꾼의로 소리를 완성해가는 지난한 과정,일제 식민지 치하의 암울함 등이 달의 음적 이이지와 겹쳐진다. 작가가 아홉 살 되던 해, 젊은 아내와 사별한 동네 청년이 아내의 무덤 주위를 진달래꽃 무더기로 장식하며 서럽게 부르던 추억이라는 노래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했으니 참으로 오래된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그만큼 진한 정서적 공감이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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