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선은 바라지 마라'
기찻길로는 더없이 그만이지만 생명을 가진 모든 존재에게서는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않되는 관계설정이다. 이는 공감을 통한 소통이 배재된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관계는 평행선이 될 수 없다. 누군가는 상대를 향해 마음의 무게를 더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무게중심이 왔다 갔다 하면서 같은 곳을 향해 가는 것, 관계 설정의 모범일 것이다.


관계를 이룬 모든 사이는 이 무게중심의 균형을 잡기위해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한쪽으로 기운듯 보이는 무게중심으로 서운해할 수 도 있고, 이 상황이 왜곡, 확대되어 관계의 단절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고정된 무게중심을 바라는 관계가 불러온 폐단이다.


무게중심이 상대에게로 이동되어 있을때 우리는 그것을 관심, 배려, 보살핌, 연민, 사랑ᆢ 등으로 부른다.


서로 상대에게 무게중심을 두되 이를 고정된 것으로 보지않고 균형을 찾아가는 것, 그대와 나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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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섬 - 강제윤 시인과 함께하는 꽃보다 아름다운 우리 섬 여행
강제윤 지음 / 꿈의지도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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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을 넘어 소통으로...

땅이든 사람이든 넓게 보면 섬 아닌 곳은 없다섬과 섬은 단절로 보이지만 그 속내는 끊임없이 서로를 향한 손짓을 한다그 손짓이 있기에 소통은 시작된다.

 

'속절없이 그리운 날에는 섬으로 갔다'는 시인 강제윤의 그리움의 자리엔 무엇이 있을까?

"바람부는 날에도바람 잔잔한 날에도슬픔이 목울대까지 차오른 날에도기쁨이 물결처럼 너울져 오던 날에도속절없이 그리운 날에도해 다 저문 저녁에도술이 덜 깨 숙취에 시달리던 날에도ᆢ시인은 섬으로 갔다그 무엇이 시인을 섬으로 이끌었을까그가 찾은 섬에서 그는 찾고자 하는 것을 찾았을까?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는 이 책의 권두시에서는

"그리움을 견디고 사랑을 참아

보고 싶은 마음병이 된다면

그것이 어찌 사랑이겠느냐

그것이 어찌 그리움이겠느냐

견딜 수 없이 보고 싶을 때는 견디지 마라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고 강변한다우리들이 일상에서 미련처럼 간직했던 외로움의 순간들이 절절하게 다가온다.

 

10년째 400여 개의 섬들을 순례하고 있는 섬 시인 강제윤은 섬에 가고섬을 걷고섬에 머문다섬 시인 강제윤이 섬을 사랑하는 방식이다그는 왜섬에 주목하는 것일까짧지 않은 시간 10여년 우리 땅 400여 섬을 직접 발품 팔아 돌고 도는 동안 멈추기도 머물기도 하면서 만난 섬의 민낯을 만났다그 속에는 우리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으며 현재와 미래가 함께 있다섬의 아름다운 풍경만 있는 것은 아니다풍경보다 더 값진 사람들의 이야기도 담겨 있다짠내 나는 섬사람들의 진솔한 삶의 향기가 곳곳에서 묻어난다.

 

그가 만난 섬은 대부분 아파하고 있다사람이 살며 일궈왔던 전답이며 살았던 집이며 심지어 섬의 생태까지 변해고 있다자본의 본리를 앞세운 난계발의 폐해가 섬의 판형을 바꾸면 사람의 삶에 구체적인 관여를 하고 있다사람이 떠난 섬의 미래는 어떨까?

 

시인의 눈으로 담긴 아름다운 섬의 모습을 담은 사진은 섬의 현실을 왜곡시킬 수도 있다고 보인다현실과는 너무도 다른 모습의 아름다운 섬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자연만 있고 사람이 사라진 점이란 결국 환상 속에 갇힌 섬일 것이다.

 

이 책에서는 시인의 발길이 머물렀던 40여 개의 섬의 이야기와 시인이 섬과 섬섬과 사람 사이에서 주목한 것이 "사람ᆞ사랑,ᆞ 그리움ᆞ길"로 담겨있다이 모두는 사람의 일이다그렇게 단절된 섬은 그 단절로부터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이어주는 길이 된다시인뿐 아니라 나 역시 그 길 위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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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내다'
모든 꽃은 외침이다. 나를 봐 달라는 몸부림이다. 크기도, 모양도, 색깔도, 향기까지도 다 나를 주목해 달라는 아우성인게다. 하여, 나비와 벌, 바람 등 나를 봐주는 것들의 수고로움에 의지하여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을 다한다.


사람이라고 다를까? 고도의 사고체계를 가졌다는 사람들은 이 풀과 나무의 그것을 모방하여 자신을 표현하기를 주저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머리를 쓴 치말한 계획만으로는 성공하지 못하는 무엇이 있다. 가슴을 울리지 못함이 그것이다.


이 드러냄은 신중 해야한다. 애써 앞서지도 미루지도 않고 필요한 때 적절하게 어색할지라도 진심을 담아 스며들듯 그렇게ᆢ. 과대포장해서도 안되지만 더욱 촉소해서도 안된다.


말, 표정, 기호, 사진ᆢ. 어느 것 하나 이것을 벗어난 것은 없다. 비록 때를 못맞춰 설익어 떨어지거나 어설퍼 전하고자하는 바를 다 전하지 못해 당황스러울지라도 상대에게 드러내야 한다. 드러내면 달라진다. 달라지는 것은 상대도 나도 마찬가지다.


그대와 나 사이 시간에 기대어 온 수고로움이 모두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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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종 2015-08-11 21: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떤 이의 표현이 가슴을 울리지 못하는 건 아마도 그 자신의 가슴이 울리지 않아서일 겁니다. 악기가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건 그 진동이 전해져서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것도 괜찮아 보입니다. 가득 차면 흘러넘치듯이 마음도 그렇겠지요.
드러내면 달라진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표현하지 않으면 이해받지 못할 때가 많더라구요.
하늘이 담긴 사진을 좋아하시나 봅니다. 제가 좋아하는 닭의장풀의 잎을 닮았네요. 애써 드러냈더니 시커먼 실루엣만 찍혀서 저 식물은 서운해하지 않을까요?ㅎㅎ

2015-08-11 2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비종 2015-08-11 2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그럴 수도 있겠네요. 동양화의 백미라는 `여백의 미`처럼요.
무진님의 공간에 언젠가 올려놓으시면 글과 함께 겸사겸사 보러오겠습니다^^ (음. . 무소유를 추구하는 거룩한 인간이라며 자체 포장하는 건 비밀이옵니다ㅋ^^;)
 

'말은 무게가 있어야 한다'
그리 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 우선 말을 하지 않으면 편하다. 몸도 편하지만 무엇보다 마음이 홀가분하다. 그렇다고 말을 전혀 하지않는 것은 아니다. 그저 필요한 말, 책임질 수 있는 말만 한다는 말이다.


밖으로 나온 말은 힘을 가진다. 상대와 소통을 위한 내면의 울림을 전달하기 위해선 꼭 필요한 힘이다. 이 말의 힘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으며 상대와의 시간의 겹을 쌓아가는 수고로움이 동반되었을때 발휘된다. 그러니 말은 당연히 무게를 지닌다.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아침과 저녁에 달라지면 말의 무게는 없다.


무게와 힘이 없는 말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애써 말을 아낀다는 것은 말에 무게를 얹어 힘을 갖게 만드는 일이다. 무게와 힘이 있는 말은 지극히 아름답고 깊은 울림을 전한다.


그대의 한마디 말이 내 가슴에 쌓여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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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종 2015-08-11 20: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복면가왕>이라는 TV프로그램에서는 오직 목소리만으로 노래부르는 사람을 판단합니다.
그걸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말이나 글에도 색깔이 있다면 내가 쓰는 글은 무슨 색일까 하구요. 글만으로 서재 주인을 판단할 수 있는 사이버 공간에서 나는 어떤 이미지로 그려질까 하는.
TV프로그램에서 패널들은 일부 출연자를 가리켜 `잘생긴 목소리`라 합니다.
음. . 그렇다면 말씀하신 것처럼 무게와 힘이 있는 말, 꾸밈이 없는 진실된 말,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말들은 잘생긴 말에 해당하겠군요^^

무진無盡 2015-08-11 20:47   좋아요 0 | URL
단어하나 짧은 문장에도 그 사람의 본성을 알 수 있다고 하지요. 그래서 극도로 자신의 글에 대한 책임을 지려고 하는가 봅니다. 착한 목소리는 어떨까요.~^^
 

'마음의 속도'
정해진 속도는 없다. 앞으로 나아가는 방향만 있을 뿐이다. 한자리에 이웃한 꽃도 피고 진다는 순리는 어기지 못하나 제 각기 조건과 환경에 따라 더디가기도 하고 서두르기도한다.


하물며, 꽃보다 더 많은 온갖 조건에 휘둘려야 하는 사람이야 말해 무엇하리. 꽃이야 피고 진다는 방향이라도 있지만 사람 마음은 이 방향조차 오리무중이다.


하여, 마음의 속도를 조절한다는게 얼마나 많은 수고로움을 견뎌내야 하는 일인지 짐작만 할 뿐이다.


그러니, 그대여 애써 더디가지도 그렇다고 서두르지도 말고 마음이 움직이는 그 속도를 따라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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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종 2015-08-10 20: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맥문동과 같은 류의 꽃을 볼 때면, 저 많은 꽃들이 동시에 쫙 피어나지 않는다는 점이 신기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똑같은 가지를 공유하고 있어도, 같은 햇살을 받았어도, 가지고 있는 바탕과 서 있는 위치에 따라 피어나는 속도가 다른 것이겠죠?
얼마 전에 읽은 책에 이런 말이 있더군요. `인생은 마라톤이 아니라 표류`라서 `스스로 파도를 헤치고 나아가다 원치 않는 항구에 닿을 수도 있다`구요. 인생이든 마음이든 조절을 한다는 건 말씀하신대로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가끔 생각하죠. `마음`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파도를 타 듯 자연스럽게 말이죠. 결국 삶이라는 것도 `내 마음의 주인`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과정일까요?

무진無盡 2015-08-10 20:32   좋아요 0 | URL
마음대로 라고 써놓고는 해석은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라 왔다갔다 그야말로 지맘대로잖아요. 그런데 그마져도 못하는 경우가 있지요. 내 마음의 주인은 내가 아니라 상대방이더라구요.

나비종 2015-08-10 20: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누군가에게 가장 기쁜 선물을 하는 방법은 그를 잘 관찰하고 그가 좋아하는 것을 건네주는 거라 하더군요. 그럴 때면 상대방이 내 행동의 주인인 듯 한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바꿔 생각하면 원하는 대상과 관계를 맺고자 하는 바람이 이루어지는 것이니, 마음의 절반은 내가 주인인 걸로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