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하게 여기다'
관계의 다른 이름이다. 상대를 향한 애틋함에 이름붙인 마음이 그렇다. 벌어진 틈이 그 마음으로 매꿔진 자리에 핀 꽃이다. 이 귀하다는 것은 저절로 일어나거나 홀자서는 존재할 수 없는 특별한 수고로움이 있어 비로소 의미를 가진다.

물매화 꽃잎 진 자리다. 시간의 겹으로 채워진 마음 다한 수고로움이 꽃으로 피었다. 하여, 그 마음을 담은 모든 꽃은 귀하다. 그 귀함은 꽃이 진 자리라고해서 변하지 않는다. 꽃을 꽃으로 보는 동안은 늘 마음 속 꽃향기가 함께한다.

귀하게 여기는 마음은 상대를 향한 감정과 의지를 정성껏 벼리고 벼려서 겨우 얻어낸 수고로움의 열매다. 꽃이 꽃잎을 떨구고서도 여전히 귀함을 잃지않는 것과 다르지 않다. 감정과 의지를 가다듬고 단련하여 내 뜰에 그대라는 귀한 꽃을 피웠다. 

꽃을 피우는 정성으로 그대를 본다. 그러니 그대, 스스로를 귀하게 여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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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어들다'
스며듬을 허락한 시간의 경과다. 저절로 젖어들고자 함은 이 시간이 쌓아온 수고로움을 바탕으로 받아들임인 것이다. 젖어듬으로 인해 둘은 하나로 이어져 비로소 붉은 꿈을 꾼다.

밤사이 이슬이 내려 쌓이고 쌓여 꽃잎을 적시는 것은 이슬의 수고로움뿐 아니라 꽃잎의 노고 역시 함께한 결과다. 하여 영롱하게 빛나는 순간을 맞이할 수 있다. 꽃이 아름다운건 이렇게 교감하는 대상이 내게로 들어오는 것을 허락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가 꽃으로 핀다.

시공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공유되는 모든 것은 서로를 향한 열린 가슴이기에 가능했다. 그대와 나, 마음이 젖어들지 않고서 어찌 가능한 일이었겠는가? 서로를 향한 감정과 의지가 향기로 담겨 찬란한 꽃을 피울 수 있음은 바로 그대 덕인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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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다'.
켜켜이 쌓여 깊어졌다.
골골이 그늘진 무게는 그대와 나의 겹이다.

다시, 그 붉음에 시간을 더한다.

.
.
.

*표인부 作(바람의 기억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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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다'
처음 마음에 서로를 향한 시간이 쌓였다. 위안이며 평온이고 자족이다. 순간에 머물고 싶은 숨돌릴 여유이기도 하다. 

익숙하다는 것은 서로 공유된 감정과 의지로부터 상대의 상태를 짐작함에 있어 사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짐작이 습관이 되면 '그래왔듯이 그럴것이다'라는 자기중심적 판단의 함정에 빠진다. 

하여, 상대를 대하는 이 자연스러움에 익숙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면 다시금 상대의 안위를 살피는 염려와 배려가 더 필요한 때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산 너머를 짐작하는 마음에 익숙함이 있다. 그 익숙함이 위안이고 행복이다. 그러기에 이 익숙한 상태를 누리고자 하는 열망도 함께한다. 이것이 늘 산 너머를 바라보는 내 마음자리의 근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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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소담 - 간송미술관의 아름다운 그림 간송미술관의 그림책
탁현규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14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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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미술관 소장 옛그림 나들이

사람의 정서가 오롯이 담긴 그림은 언제 보더라도 친근감 있게 다가와 사람 마음을 위로해 준다무엇보다 우리 옛그림이 그렇다나의 우리 옛그림에 대한 관심의 시작은 김홍도의 선상관매도로 시작하여 소림명월도에 머물렀다물론 그 사이 정선이나 이인문조희룡을 포함하며 신윤복의 풍속도는 절대로 빼놓을 수 없다.

 

나의 우리 옛그림에 대한 관심은 짝사랑과 같다직접 실물을 마주한 그림은 하나도 없어 책속에 삽입된 그림만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그러다 보니 해마다 두 번씩 가슴앓이를 한다. 1년에 딱 두 번 문을 여는 비밀스런 보물 창고 간송미술관 때문이다.

 

그림소담이 그림 읽어주는 책은 바로 간송미술관에 소장된 그림 중 저자 탁현규의 기준에 의해 주목받은 우리 옛그림 30점에 대한 해설이 담겨있다탁현규의 기준은 다른 나라 회화에서는 발견하기 힘든오직 우리 그림에서만 두드러진 테마를 골라 그에 부합하는 그림을 선정한 것이다이 기준으로 보름달,해돋이봄바람푸른 솔독락풍류” 이 일곱 가지 주제별로 선별한 그림들에 대한 해설을 담았다여기에는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화가들이 등장한다. “김시정선심사정김희겸정홍래김홍도이인문김득신신윤복진세빈이도영이 그들이다.

 

저자 탁현규는 현재 간송미술관의 연구원이자학생들에게 강의 하고 다양한 글로 우리 그림과 대중과의 만남을 주선하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저자가 간송미술관의 수장 작품과 근접한 곳에서 오랫동안 우리 옛그림들을 봐온 결과물이기도 하다간송미술관의 소장 작품을 만날 기회를 갖지 못한 사람들이나 이미 봤던 사람들에게도 이 그림소담은 저자의 시각을 통해 지면으로 새롭게 만날 기회를 제공해 준다.

 

우리 옛그림을 대상으로 한 그림 읽어주는 책을 발간한 사람은 제법 많이 있다그 선두주자였던 오주석과 독특한 글맛을 보여주는 손철주 그리고 간송미술 36-회화를 발간한 백인산 등이 대표적이다이들의 시각과 이 책의 저자 탁현규의 시각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우선, ‘그림소담의 그림에 대한 해설 텍스트는 짧다이 짧은 이야기 속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담을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하지만그것은 부차적일뿐이다저자 탁현규의 시각은 학문적 접근보다는 따스한 가슴으로 그림을 보는 관객의 눈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일반인에게는 잘 보이지는 않는 요소들이나 알아두면 앞으로 그림을 감상할 때 도움이 될 만한 여러 가지 정보들을 풀어 놓았다더 나아가 우리가 현재 잊고 있는그러나 근저에는 공감할 수 있는 한국적 정서와 감성을 상기시킨다.”

 

이 책에서 주목하고 싶은 것은 기존 우리에게 익숙한 화가의 유명한 그림뿐만 아니라화가의 인지도에 밀려 일반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화가와 그림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김희겸정홍래진세빈이도영’ 등이 그들이다무척이나 반가운 점이다.

 

그림소담이 우리 옛그림에 대한 감성적으로 접근하여 보다 더 친밀감 있게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점에서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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