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
때를 기다리는 마음이 이토록 간절했을까? 샛노랗게 맞이하는 봄이다. 네가 담은 염원으로 추사가 제주도로 유배가서도 곁에 두고 싶었던 까닭을 알 것도 같다.


지중해 연안 원산지로 여러해살이풀이다. 이른봄 꽃을 피운다. 설중화·수선(水仙)이라고도 한다. 품종에 따라 다르며 흰색, 주황색, 노란색 등이 있다. 꽃이 아름다워 관상용으로 가꾸며 줄기, 꽃 등을 약용한다.


수선이란 중국명이며 하늘에 있는 것을 천선(天仙), 땅에 있는 것을 지선(地仙), 그리고 물에 있는 것을 수선이라고 하였다.


'수선화에게'
-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의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시인 정호승도 수선화에게 기대어 울었다. 어쩌면 외로움의 본질은 나르시스의 그것일지도 모를일이다. 유독 봄앓이로 먼산을 자주 보는 이유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나르시스 그것처럼 목숨을 걸어도 좋은 것이다. '자존심', '자기사랑', '고결', '신비' 등의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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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시간'
태어난 자리로 돌아가는 중이다. 얼마나 긴 시간동안 삶을 유지하였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에 버금가는 시간이 필요하리라. 나무가 부서져 사라지는 시간을 어떻게 견뎠는지를 엿보는 동안 나의 지난 시간을 되돌아 본다.


스스로를 지탱했던 본체가 떠난 자리에 껍질만 남아 희미해져가는 흔적을 가까스로 붙잡고 있다. 한 때는 숲은 기대주로 당당하게 살았을 생명이다.


숲으로 돌아가는 나무가 살아온 시간이나 살아갈 날이 얼마인지 모르고 사는 나의 시간이 무엇이 다를까? 봄은 오고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새로운 꿈을 꿀 것이다.


봄, 나는 다시 그 꿈이라는 것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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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초福壽草'
마음에 등불을 켠다면 이런모습이면 좋겠다. 자신을 너무 많이 보일만큼 과하게 밝지도 않고 그렇다고 나를 찾지못할 만큼 어둡지도 않게 낮에만 불밝히고 밤에는 쉬는 너처럼. 지난 늦은봄 숲에서 널 처음만나고 난 후 마음에 밝혀둔 등불이다.


우리나라 곳곳의 숲 속에서 자라는 다년생 초본이다. 햇볕이 잘 드는 양지와 습기가 약간 있는 곳에서 자란다. 관상용으로 쓰이며, 뿌리를 포함한 전초는 약용으로 쓰인다.


꽃이 황금색 잔처럼 생겼다고 측금잔화, 설날에 핀다고 원일초(元日草), 눈 속에 피는 연꽃 같다고 설연화(雪蓮花), 쌓인 눈을 뚫고 나와 꽃이 피면 그 주위가 동그랗게 녹아 구멍이 난다고 눈색이꽃, 얼음새꽃, 강원도 횡성에서는 눈꽃송이라고 부른다.


달리부르는 이름이많다는 것은 그만큼 주목 받았다는 말일 것이다. '영원한 행복'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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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지는..'

낮동안 대지를 적시던 봄비 넉넉하더니 
그 여운이 남은 것이리라.
밤도,
시간도,
사람도,
밤 안개 따라서 깊ᆢ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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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리'
그동안 몰랐다. 이렇게 매력적인 꽃을 피우는 나무인지. 특이한 모양과 색감에서 비롯된 한송이 개체로만으로도 충분한데 집단으로 모여 있으니 감동으로 다가온다. 송광사 근처 계곡에서 넉넉한 시간동안 눈맞춤 한다.


'송광납판화', '송광꽃나무'라고도 불리는 히어리는 우리나라를 특산종으로 지리산을 비롯하여 여러지역에서 자란다. 송광이란 조계산 송광사가 있는 곳에서 이 나무가 발견되었기 때문이고, 납판화는 꽃잎이 밀납같다는 말인데 두터워 보이는 꽃잎이 그리 보이기 때문이다.


히어리는 햇볕을 좋아하고 추위에도 강하여 웬만한 날씨에도 끄떡없으며 건조해도 잘 견디는 편이라서 키우기는 어렵지 않다. 꽃과 단풍이 아름답기 때문에 공원용수나 정원수로 이용할 만하다.


비탈진 계곡에 온통 등불을 밝히며 본격적인 봄의 시작을 알린다. '봄의 노래'라고 하는 꽃말을 가진 이유를 짐작하고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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