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봄 밤의 아련함을 아는 게다.
그러니 이리도 차분하게 쌓이는 게지...
뒤척이는 밤, 다ᆢ봄비 네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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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담초'
할머니의 외씨버선을 떠올린다. 오이씨처럼 볼이 조붓하고 갸름하여 맵시가 있는 버선을 외씨버선이라하니 꼭 닮았다. 담장밑에 여린 가지에 이 버선닮은 수많은 꽃을 달고 환하게 불 밝힌다.


중국이 원산으로 우리나라 중부 이남에서 자라며 낙엽지는 키작은나무다. 줄기에는 뾰족하고 긴 가시가 많이 나 있기 때문에 찔리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4월에 피는 꽃은 나비 모양으로 잎겨드랑이에서 노란색으로 하나씩 핀다. 뒷부분은 약간 붉은색이 많으며, 시간이 지나면 노란색 꽃이 붉게 변한다. 주로 농촌지역에서 관상용이나 울타리용으로 쓰며, 뿌리는 약용으로도 쓰인다.


농촌의 담벼락에서 다양한 쓰임새에서 온듯 '겸손', '청초'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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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를 잃다'
벚꽃세상이다. 봄이 중턱에 들어서는 순간 봄을 보고싶은 모두가 그 꽃그늘 아래로 모여든다. 세상 모든 봄이 벚꽃인양 벚꽃으로 물들고 벚꽃에 취한다.


넘친다. 겨우 숨 쉴 틈만 남기고 과하게 매달아 펼쳐놓았다. 그러다 딱 절정의 순간 한꺼번에 사그라지고 만다. 그래야만 벚꽃이 벚꽃이라는 듯이ᆢ.


다행이다. 벚꽃에는 향기가 없다. 그 넘치는 꽃잎에 향기까지 더했다면 어찌되었을까? 때론 과도한 향기는 숨도 쉬지 못하게 만들기도 한다. 어쩌면 벚꽃은 향기를 잃어버렸기에 봄마다 자신의 꽃그늘로 사람을 한가득 불러모을 수 있었을 것이다.


향기를 잃어 자신을 더 돋보이게하는 벚꽃에서 봄의 향기를 맡는다. 그대의 향기도 이와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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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
꽃의 붉고 풍성함에서 넉넉함을 보고자 한다. 하여 모란이 필때 쯤이면 봐두었던 장소에 혹 피어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늘 두리번 거리며 찾는다.


모란(牡丹)은 중국 원산으로 작약과의 잎지는 키작은나무다. 꽃이 크고 화려하여 위엄과 품위를 갖추고 있다하여 부귀화라고 하기도 하고, 화중왕이라고도 한다.


모란은 예로부터 부귀의 상징으로 여겨왔다. 설총의 '화왕계'에서도 모란은 꽃들의 왕으로 등장하고, 강희안의 '양화소록'에서 화목 9등품론이라 하여 꽃을 9품으로 나누고 그 품성을 논할 때, 모란은 부귀를 취하여 2품에 두었다.


*모란이 피기까지는-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모란 동백-이제하
모란은 벌써 지고 없는데 먼 산에 뻐꾸기 울면
상냥한 얼굴 모란 아가씨 꿈속에 찾아오네
세상은 바람 불고 고달파라, 나 어느 변방에
떠돌다 떠돌다 어느 나무 그늘에
고요히 고요히 잠든다 해도
또 한 번 모란이 필 때까지
나를 잊지 말아요


*김영랑과 이제하의 모란과 관련된 시의 일부다. 무엇이든 과하여 넘치면 그 감정의 끝이 슬픔의 정서와 맞닿아있는 것일까? 부와 명예, 행복을 상징하는 모란에서 시인 김영랑이나 이제하 모두 읽어낸 정서는 슬픔에 있어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모란과 혼동하는 꽃으로 작약이 있다. 꽃의 크기나 모양으로 봐서 유사하나 모란이 나무이고 작약은 풀에 속한다. 내 뜰에 심고자 애를 쓰지만 매번 실패하는 모란이다. 꽃말은 ‘부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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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아트 저널리스트 김홍도 - 정조의 이상정치, 그림으로 실현하다
이재원 지음 / 살림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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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 예인 김홍도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

단원 김홍도라고 하면 우선 떠올리는 것은 조선 후기 풍속화가였다는 점이다혜원 신윤복과 더불어 단원 김홍도라고 하면 의례 껏 풍속화를 떨칠 수 없는 것은 그만큼 강하게 각인이 되었다는 말이며 자주 접했다는 말과도 다르지 않다그렇다면 우리는 풍속화를 제외한 단원 김홍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 것일까?조선 500년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화원 김홍도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에 비해 알려진 바가 그리 많지 않은 인물 중 한명이다.

 

이재원의 조선의 아트 저널리스트 김홍도는 잘 알 것도 같으면서도 막상 아는 것이 별로 없는 김홍도의 이야기를 담은 평전이다그동안 김홍도(1745~ 1806년경경기도 안산 출생)는 단편적인 그림을 통해 이야기가 회자된 것을 빼면 오주석의 단원 김홍도(2006. )’를 제외한 그럴듯한 대중교양서적조차도 찾아보기 힘든 현실이다이런 현실에서 담원 김홍도의 일생과 그림그를 둘러싼 인간관계까지를 두루두루 살피는 책이 발간되었다. ‘조선의 아트 저널리스트 김홍도가 그것이다.

 

네 붓끝에 내 꿈을 실어도 되겠느냐과인과 단원의 인연은 백성에서 시작된 것이니 이것이야말로 하늘이 그대를 내게 보낸 이유라 생각한다그러니 백성의 숨결을 그려오라.”

 

저자 이재원이 이 책에서 김홍도에 대해 주목하는 것은 사람과의 관계에 있다예술가의 길에서 스승이자 벗이었던 강세황심사정이인문장혼김응환 등과의 교류와 더불어 정조 왕과의 관계에 주목한다특히정조와 단원의 만남은 정조 왕의 일방적인 총애에 있지 않고 양자가 각기 자신의 처지에서 서로에게 의지했던 점에 주목한 것이다.

 

조선의 아트 저널리스트 김홍도와 비교되는 책으로 오주석의 단원 김홍도가 있다둘 다 비슷한 맥락에서 김홍도를 살핀다오주석의 책 단원 김홍도는 일상이나 그림 등 다양한 측면에서 화가 김홍도를 조망하고 있다특히 조선왕조실록이나 승정원일기를 비롯하여 당시 김홍도와 교류가 있었던 문인들의 문헌을 총 망라하여 그의 생애 전반에 걸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반면 조선의 아트 저널리스트 김홍도는 일생을 스승 강세황을 만나 그림을 배우며 자신만의 독특한 그림세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인간관계를 살핀다다른 축으로는 정조와의 필연적인 만남으로부터 상호 보안적인 관계를 유지했다는 점이다이는 문예군주 정조의 다양한 요구를 수행하며 스스로도 조선의 우뚝 선 화가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김홍도라는 눈을 통해 백성을 위한 정치를 실현하고자 했던 정조와 자신을 믿고 이끌어주었던 정조에 대한 정성을 바친 두 사람의 관계에서 인간관계의 한 전형을 만나볼 수 있다.

 

다만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은 정조를 비롯한 스승동료화가들과의 관계에 주목하다 보니 풍속화나 아집도,기록화 등에만 집중적으로 살피게 되면서 김홍도의 다른 측면에 대해 살피는 것이 소홀하다는 것이다하지만 이 책에 처음 소개되는 김홍도의 다른 그림징각아집도를 만나 아쉬운 점을 떨쳐버리기에 충분하다고 여겨진다.

 

조선의 아트 저널리스트 김홍도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대화체로 구성된 이야기에 있다고 보인다다양한 문헌상의 기록를 바탕으로 행간을 읽어내 저자가 스스로 스토리텔링한 내용을 대화체 속에 녹여내고 있는 것은 저자의 정조와 김홍도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깊은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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