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야희우春夜喜雨'
好雨知時節호우지시절
當春乃發生당춘내발생
隨風潛入夜수풍잠입야
潤物細無聲윤물세무성
野徑雲俱黑야경운구흑
江船火燭明강선화촉명
曉看紅濕處효간홍습처
花重錦官城화중금관성

좋은 비는 시절을 알아
봄이 되니 내리네.
바람 따라 몰래 밤에 들어와
소리 없이 촉촉히 만물을 적시네.
들길은 구름이 낮게 깔려 어둡고
강 위에 뜬 배는 불빛만 비치네.
새벽에 붉게 젖은 곳을 보니
금관성에 꽃들이 활짝 피었네

두보의 시다. '喜雨 희우'
이 이쁜 단어가 어디서 연유한 것인지는 나도 모른다. 두보가 시에 차용하여 그 뜻이 더 살갑게 다가오는 걸까? 

봄도 아니고 더욱 밤도 아니지만 비를 기다리는 마음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잔뜩 흐린 하늘에 지금 비라도 내린다면 그 비가 두보의 그 '喜雨 희우'라 우겨보고 싶은 마음이다. 이 무더운날 지금 마음이 그렇다는 것이다.

물벼락 맞고 선 일월비비추가 잠깐이나마 몹시도 부럽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표맥(漂麥) 2016-07-04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벼락 맞고 선 일월비비추... 알고 사진을 다시 보니 정말 멋집니다...^^

무진無盡 2016-07-04 23:45   좋아요 0 | URL
비오는 날 계곡에서 문득 눈맞춤했답니다ᆢ^^
 

'존엄尊嚴'
넓고도 넓은 곳 다 두고서 이곳에 자리잡은 까닭이 따로있지 않다. 움 틔우고 숨 쉬다 보니 지금의 자리였을 것이다. 저리 바위 틈에서 위태롭게 사는 것과 내가 버거운 일상을 사는 것이 하나도 다르지 않다.

생명을 가진 모든 것이 이와 같다. 하여, 이를 통해 내 살아가는 매 순간이 존엄하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자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장구밥나무'
노랑 꽃술을 별모양의 꽃잎이 받치고 있다. 두툼하게 품을 연 꽃술이 만들어 내는 그곳에 포근하여 아늑함이 깃들어 있다. 없는 누이의 가슴에라도 달아주고 싶은 부로찌 닮았다.


더딘 발걸음 끝에는 무엇인가를 주목하게 된다. 꼭 특정한 무엇을 보자고 한 것이 아니기에 만나는 것 무엇이든 늘 새로움이 있다. 점심 후 산책길에서 만났다.


우리나라 중부지방에 자생한다. 산이나 들에 자라는 낙엽지는 작은키나무다. 잎은 어긋나며 어린 가지에 별 모양의 털이 많다.


'장구밤나무' 혹은 '잘먹기나무'로도 불린다. 열매의 모양이 장구통 같아서 장구밥나무로 불린다고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동악산'
"도림사-삼거리-동악산 정상-배넘이재-대장봉-도림사"


한두방울 떨어지는 비를 알고 시작한 산행이다. 초입 두꺼비가 길 안내자로 나선다. 비를 피할 도리가 없을 듯하다. 노각나무 꽃이 길을 밝혀준다.


숲에 들어서며 조금씩 굵어지는 빗방울이 오히려 시원한 발걸음을 이끈다. 동악산 정상으로 가는 오른쪽 길을 택해 걷는데 초입에 보이던 사람들은 한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다른 방향으로 갔나보다. 나도 밤나무, 때죽나무, 바위채송화, 노로발, 숙은노루오줌, 노각나무 꽃이 빗속을 걷는 동안 벗이다.


숨이 턱에까지 차오를 쯤 정상을 밟았다. 인적없이 오로지 내 것인양 두팔 벌려 심호흡 한다. 안개가 포근하다. 정상을 올랐으니 이제부터는 나들이 삼아 쉬엄쉬엄 걷는다. 배넘이재를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뜸하게 만나는 사람들의 인사가 반가울 즈음 배넘이재에서 점심을 먹고 대장봉, 형제봉을 향해 걷는 종종 조록싸리, 돌양지꽃, 옥잠난초가 반기고 비는 점점 거칠어 진다. 대장봉지나 더 이상 우중산행이 불가할듯 싶어 하산한다.


길 아닌 곳을 헤매며 불어나는 계곡물이 걱정이지만 여전히 병아리난초, 산수국, 물레나물, 망태버섯이 눈을 사로 잡는다. 겨우 등산로에 접어 들어서야 안심한다.


등산에 사죽을 못쓰는 사람은 아니지만 등산로 없는 곳으로 들꽃보는 산행은 자주 한다. 4시간 30분, 비는 원없이 맞으며 우중산행의 맛과 멋을 만끽한 동악산 산행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21세기컴맹 2016-07-04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집니다. 두꺼비도 실감납니다.

무진無盡 2016-07-04 21:32   좋아요 0 | URL
선행 도중 두번 만났습니다
 

낮게 드리운 구름이 아침을 더디게 한다. 

혹 무거운 하늘 탓이라도 할까봐 스스로 얼굴을 붉혔다.

여름날의 하루가 수줍은 그대의 미소처럼 붉게 열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