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뒤집었다. 제 사명을 다했다는 표시며, 헛꽃으로 태어난 것이지만 그것으로도 충분했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할 것이다. 어쩌면 진짜꽃보다 크고 화려한 몸짓으로 한때를 마음껏 누렸으니 아쉬움도 없을 것이다.

산수국의 헛꽃은 진짜꽃이 매개체에 의해 수정이 끝나면 매개체들에게 더이상 수고로움을 끼치지 않아도 된다는 표시로 자신의 몸을 뒤집는다고 한다.

자연의 삶이 보여주는 다른 이를 배려하는 현명함이다. 다른이와 스스로에게 정직하고자 하는 감정과 의지의 표현으로 읽는다.

인간도 이런 자연의 일부다. 아니 일부였다. 이제는 그 본성을 일부러 버리고 자연과는 별개의 특별한 존재라고 우기며 산다. 소외되고 외로운 삶을 살아가게된 이유가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그 수고로움이 부질없음을 산수국 헛꽃은 제 몸을 뒤집어 말하고 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21세기컴맹 2016-07-13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고개 숙임의 아름다움이라니 아! ˝진짜꽃이 매개체에 의해 수정이 끝나면 매개체들에게 더이상 수고로움을 끼치지 않아도 된다는 표시로 자신의 몸을 뒤집는˝ 사실이라면 99%의 매개자는 도무지 행복을 주체 못해 더 열심히 수정하련만 나이들수록 꽃의 허무가 더 장엄하게 보이는 건 대체 뭘까요, 이건

무진無盡 2016-07-13 23:14   좋아요 1 | URL
때를 아는거지요. 자연은 다 그렇더라구요.
 

달을 본다.
한결같이 그 모습 그 자리에 있지만 한번도 같은 모습이 아니다. 한결같음을 원하면서도 늘 새로움을 추구하는 마음으로 달을 본다. 그 모순을 통해 본래 자리로 돌아갈 근거를 찾는다.

사람을 볼 때도 이와 다르지 않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꽃댕강나무'
길게 고개를 내밀었다. 감추거나 내어주고 싶은 것이 있어서 그럴까. 순백의 색으로도 모자란 마음을 고개를 내밀어 길게 뽑았나 보다. 그 앙증맞고 이쁜 모습을 보고자 내 뜰에 들이고 첫 꽃을 피웠다. 이른 여름부터 늦은 가을까지 피고지는 네 모습을 볼 수 있어 내 뜰의 오랜 벗이다.


'꽃댕강나무'는 반상록성 낙엽지는 작은키나무다. 반그늘 또는 햇볕이 드는 물빠짐이 좋은 곳에서 잘 자란다.


꽃은 6~10월까지 흰색의 화사한 꽃이 핀다. 꽃과 함께 붉은 빛이 도는 갈색의 꽃받침도 꽃만큼 아름답다.


우리나라 고유종인 댕강나무는 가지를 꺾으면 '댕강' 하는 소리가 나서 댕강나무라고 이름이 붙여졌다. 이 댕강나무를 중국에서 원예종으로 개발한 것이 '꽃댕강나무'다.


'아벨리아'라고도 부르는 꽃댕강나무는 꽃과 향기가 전하는 느낌 그대로 '편안함'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바람이 분다, 가라'
-한강, 문학과지성사

'내 여자의 열매', '여수의 사랑'을 통해 이른시기 작가의 작품을 접했다. 열 네 편의 단편은 '다 다르지만 모두 같음'으로 읽힌다. 여전히 갈길이 멀다.

"네 번의 겨울을 이 소설과 함께 보냈다. 바람과 얼음, 붉게 튼 주먹의 계절. 이 소설 때문에, 여름에도 몸 여기저기 살얼음이 박힌 느낌이었다. 때로 이 소설을 내려놓고 서성였던 시간, 어떻게든 부숴야 할 것을 부수고 나아가려던 시간들을 이제는 돌아보지 말아야겠다." -작가의 말 중에서

* 한강의 단편들을 통해 다소 멍한 머리와 답답한 가슴으로 작가가 맞았던 바람과 맞서보려고 한다. 날려버릴 수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통通이다'
절묘하다. 타이밍일까 아니면 굳건한 생명의 힘으로 볼까. 틈을 뚫고 올라온 꽃대 보다는 그것을 허락한 잎에 더 주목하는 것은 넉넉한 품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굳이 불가의 인연설을 이야기 하지 않더라도 사람과 사람의 만남도 이와다르지 않을 것이다. 마음 나누는 서로가 서로에게 어찌 귀한 사람이 아니겠는가. 통通하였으니 그것으로 시작인 게다.

그대는 내 뜰에 들어와 핀 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