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깊어가고 날이 밝아오도록 가녀린 비가 함께했나 봅니다. 조심스럽게만 머물렀던 비라 미처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그 비가 밤사이 일을 저질렀나 봅니다. 함지박에 노랑어리연을 쌍으로 키웠습니다. 집을 비운사이 꽃을 피워 비를 내린 그 하늘을 빤히 바라보겠지요. 비오는 내 뜰이 노랗게 물들어갈 것입니다.

내가 없어도 그 향기는 고스란히 남아 기다리고 있을테지요. 그 뜻이 이미 내게 닿았으니 그것만으로도 내 마음 노랗게 물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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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情이 든다는 것'
정情이 든다는 것은 내 몸에 생채기를 쌓아가는 일이다. 더불어 나무에 핀 꽃이 떨어져 땅에서 두번 피고도 다시 지는 것을 애틋한 마음으로 끝까지 지겨보며 안아주는 일이다.

그렇게 세겨진 생채기는 애써 일궈온 내 사랑의 맛과 향기 그 사랑만이 가지는 멋을 담아 향기로 스며든다.

하여, 정情이 들었다는 것은 지난날의 생채기라는 꽃에 은은한 향기가 스며들어 이제는 서로에게 자연스럽게 번지는 것임을 아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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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
샛노랗다. 이 강렬함에도 불구하고 거부감이 생기지 않은 까닭은 자연의 색이라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이 강렬함이 고소함으로 담겼는지도 모르겠다. 진한 녹색으로 좁고 어두운 밭이랑이 땅콩꽃으로 인해 환하다.


'땅콩'은 남아메리카 열대지방이 원산지인 한해살이풀이다. 줄기가 옆으로 기면서 자라고, 거기에서 가지들이 나와 땅에 가깝게 누우면서 뻗는다. 독특하게 열매가 땅속에서 여문다.


꽃은 잎이 나오는 잎겨드랑이에서 금빛이 도는 노란색으로 피고 길이가 4㎝에 이르는 가느다란 꽃받침이 마치 꽃자루처럼 보인다.


우리나라에는 1780년(정조 4)을 전후하여 중국으로부터 도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이덕무李德懋의 '앙엽기盎葉記'에 "낙화생의 모양은 누에와 비슷하다."라고 하여 이에 관한 기록이 처음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주로 식용유와 땅콩버터로 이용되며, 볶거나 소금에 절여 먹고 사탕이나 빵에 넣기도 한다.


지상에서 핀꽃이 지고난 후 땅속으로 들어가 꼬투리를 만들어 열매를 여물게 하는 것에서 미루어 땅 속에 대한 마음을 '그리움'이라는 꽃말에 담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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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숲은 무겁다. 짙은 초록이 그렇고 습기 가득한 공기가 그렇고 발에 채이는 풀이 그렇고 걸음을 더디게하는 새들의 노래소리가 그렇다. 

하나. 그 모든 것을 뚫고 깊숙히 쏟아지는 햇살이 있어 무겁고 칙칙함은 한순간 무너진다. 그 감춤이 무너지는 곳에 생명의 환희가 있다.

사람 사는 일도 이와 다르지 않다. 그대가 내 삶의 숲에 쏟아지는 햇살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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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깨'
연녹색의 잎과 하얀색의 꽃 그 속 어디에 고소함이 담겨 있을까. 털복숭이 꽃을 보고 또 보면서도 늘 궁금하다. 많은 깨를 맺기 위해 깊숙히 벌을 유인하기 위해 길어졌는지도 모르겠다.


'참깨'는 인도 또는 아프리카 열대 지방이 원산지인 한해살이풀이다. 뿌리는 곧고 깊게 뻗으며, 줄기는 단면이 네모지고 여러 개의 마디가 있으며 높이가 1m에 달하고 흰색 털이 빽빽이 있다.


꽃은 7∼8월에 피고 백색 바탕에 연한 자줏빛이 돌며 윗부분의 잎겨드랑이에 달린다. 열매는 길이 2∼3cm의 원기둥 모양이며 약 80개의 종자가 들어 있다. 종자는 흰색·노란 색·검은 색이다.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에서 나오는 동굴 속 보물을 기대하며 외치는 주문 "열려라, 참깨"의 그 참깨일까? '기대한다'라는 꽃말을 가진 것과 무관하지 않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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